[월드 이슈] 딥시크 R1 뭐길래…미·중 ‘AI 대전’ 시작되나?

입력 2025.02.04 (15:30) 수정 2025.02.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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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설 연휴 기간,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사건이 있었죠.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세계가 놀랄 만한 AI 모델을 공개한 건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중국 스타트업이 공개했다는 인공지능 모델이 뭐길래 이렇게 이목이 쏠리는 건가요?

[기자]

네, 중국 회사가 공개한 건 쉽게 말하자면 중국판 챗GPT입니다.

딥시크라는 중국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인데요.

회사가 붙여준 정식 이름은 딥시크 R1입니다.

지난달 20일 처음 공개됐습니다.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히 강하다는 것이 딥시크 측 설명입니다.

그런데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출시 열흘도 안돼 깜짝 놀랄만한 성능을 갖췄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전 세계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대체 R1 성능이 어느 정도길래 깜짝 놀랄 수준이라는 거죠?

[기자]

미국 챗GPT, 이제는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AI 모델인데요.

R1은 챗GPT 최신 버전과 성능이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개발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아서 가성비까지 챙겼습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아넥스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 "(딥시크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예산'이라고 부르는 환경에서 이를(개발을) 해냈습니다."]

딥시크가 RI 개발과 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힌 금액은 우리 돈 80억 원 정도입니다.

미국 대표 AI 기업이죠.

오픈AI가 챗GPT에는 약 1,400억 원을 썼으니까.

딥시크는 이 금액의 6%도 안 되는 돈을 들여서 2개월여 만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만든 겁니다.

사실대로라면 가성비가 어마어마한 것이죠.

그런데 성능을 비교해 보니 수학 문제 해결 능력, 코딩 능력 모두 딥시크 R1이 챗GPT 최신 버전보다 앞섰습니다.

영어 능력만 90.8%로 91.8%를 보인 챗GPT 최신버전보다 조금 떨어졌습니다.

한마디로 '저비용 고성능'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딥시크 R1을 다운받고 있는데요.

지난달 27일 미국과 유럽 등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R1은 무료 다운로드 앱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인공지능 시장을 지금껏 미국이 독주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미국이 가장 놀랐겠어요?

[기자]

맞습니다.

성능도 성능인데,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비싼 칩 없이도 기능 좋은 AI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과 정부 모두 놀란 모습입니다.

[안젤라 장/미 USC 법대 교수 : "이런 하드웨어가 제한된 상황에서, 그들(중국)은 소프트웨어를 혁신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수출 제한 덕분에 중국 AI 개발이 가속화되었습니다."]

미국의 견제가 중국의 개발을 가속화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건데요.

실제 딥시크 측은 개발 비용이 적게 들었던 이유로 엔비디아의 구형 칩을 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교적 값싼 구형 칩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 미국의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AI를 포함한 기술 분야 패권을 놓고 싸우는 중이죠.

그래서 중국에 AI 개발용 최첨단 반도체를 수출하는 걸 금지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중국이 수준급 AI 모델을 만들어 냈으니, 그동안 해왔던 규제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는 저사양 반도체도 더 이상 중국에 수출하지 못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한편에서는 딥시크가 몰래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를 확보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는데요.

그러자 미 상무부는 중국이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지 즉각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 "지난 행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고, 중국이 이 AI 프로그램(R1)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용인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AI 분야 선도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견제가 상당해 보이는데,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네, 벌써부터 규제를 더 강화하려는 분위기입니다.

딥시크 R1에 접속하는걸 아예 차단하는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 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 내세우는 것이 개인 정보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입니다.

실제 딥시크는 이용자들이 입력한 텍스트, 오디오, 채팅 기록과 같은 데이터를 모아서 이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회사 재량에 따라 해당 정보를 중국 기관 등과 공유할 수 있다고도 써놓았습니다.

미국은 당장 의회에서 딥시크 R1 사용을 제한했고요.

미 해군도 "어떤 용도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금지했습니다.

미국 내 수백 개의 기업들도 R1 접속을 차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이탈리아는 아예 국가 차원에서 사용을 막아버렸습니다.

애플과 구글 앱 스토어에서 딥시크에 접속을 할수 없습니다.

영국 정부는 딥시크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위험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중국 딥시크 R1의 등장에 놀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AI 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양상입니다.

그래픽:강민수 안재우/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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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4 15:30:18
    • 수정2025-02-04 15: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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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설 연휴 기간,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사건이 있었죠.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세계가 놀랄 만한 AI 모델을 공개한 건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중국 스타트업이 공개했다는 인공지능 모델이 뭐길래 이렇게 이목이 쏠리는 건가요?

[기자]

네, 중국 회사가 공개한 건 쉽게 말하자면 중국판 챗GPT입니다.

딥시크라는 중국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인데요.

회사가 붙여준 정식 이름은 딥시크 R1입니다.

지난달 20일 처음 공개됐습니다.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히 강하다는 것이 딥시크 측 설명입니다.

그런데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출시 열흘도 안돼 깜짝 놀랄만한 성능을 갖췄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전 세계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대체 R1 성능이 어느 정도길래 깜짝 놀랄 수준이라는 거죠?

[기자]

미국 챗GPT, 이제는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AI 모델인데요.

R1은 챗GPT 최신 버전과 성능이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개발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아서 가성비까지 챙겼습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아넥스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 "(딥시크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예산'이라고 부르는 환경에서 이를(개발을) 해냈습니다."]

딥시크가 RI 개발과 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힌 금액은 우리 돈 80억 원 정도입니다.

미국 대표 AI 기업이죠.

오픈AI가 챗GPT에는 약 1,400억 원을 썼으니까.

딥시크는 이 금액의 6%도 안 되는 돈을 들여서 2개월여 만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만든 겁니다.

사실대로라면 가성비가 어마어마한 것이죠.

그런데 성능을 비교해 보니 수학 문제 해결 능력, 코딩 능력 모두 딥시크 R1이 챗GPT 최신 버전보다 앞섰습니다.

영어 능력만 90.8%로 91.8%를 보인 챗GPT 최신버전보다 조금 떨어졌습니다.

한마디로 '저비용 고성능'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딥시크 R1을 다운받고 있는데요.

지난달 27일 미국과 유럽 등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R1은 무료 다운로드 앱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인공지능 시장을 지금껏 미국이 독주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미국이 가장 놀랐겠어요?

[기자]

맞습니다.

성능도 성능인데,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비싼 칩 없이도 기능 좋은 AI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과 정부 모두 놀란 모습입니다.

[안젤라 장/미 USC 법대 교수 : "이런 하드웨어가 제한된 상황에서, 그들(중국)은 소프트웨어를 혁신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수출 제한 덕분에 중국 AI 개발이 가속화되었습니다."]

미국의 견제가 중국의 개발을 가속화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건데요.

실제 딥시크 측은 개발 비용이 적게 들었던 이유로 엔비디아의 구형 칩을 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교적 값싼 구형 칩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 미국의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AI를 포함한 기술 분야 패권을 놓고 싸우는 중이죠.

그래서 중국에 AI 개발용 최첨단 반도체를 수출하는 걸 금지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중국이 수준급 AI 모델을 만들어 냈으니, 그동안 해왔던 규제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는 저사양 반도체도 더 이상 중국에 수출하지 못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한편에서는 딥시크가 몰래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를 확보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는데요.

그러자 미 상무부는 중국이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지 즉각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 "지난 행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고, 중국이 이 AI 프로그램(R1)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용인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AI 분야 선도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견제가 상당해 보이는데,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네, 벌써부터 규제를 더 강화하려는 분위기입니다.

딥시크 R1에 접속하는걸 아예 차단하는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 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 내세우는 것이 개인 정보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입니다.

실제 딥시크는 이용자들이 입력한 텍스트, 오디오, 채팅 기록과 같은 데이터를 모아서 이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회사 재량에 따라 해당 정보를 중국 기관 등과 공유할 수 있다고도 써놓았습니다.

미국은 당장 의회에서 딥시크 R1 사용을 제한했고요.

미 해군도 "어떤 용도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금지했습니다.

미국 내 수백 개의 기업들도 R1 접속을 차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이탈리아는 아예 국가 차원에서 사용을 막아버렸습니다.

애플과 구글 앱 스토어에서 딥시크에 접속을 할수 없습니다.

영국 정부는 딥시크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위험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중국 딥시크 R1의 등장에 놀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AI 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양상입니다.

그래픽:강민수 안재우/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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