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없다고 ‘올해의 선수’도 없습니까?

입력 2025.02.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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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시상식 회장 선거로 기약 없이 연기
2024년 한해 결산하는 자리…'회장 한 사람 없다고 취소?'
"축구협회는 회장의 전유물 아냐" 축구계 시선 싸늘

지난해 열린 2023년 KFA 시상식에서 김민재와 천가람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지난해 열린 2023년 KFA 시상식에서 김민재와 천가람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2024년이 저문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지난해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지만, 그만큼 기억해야 할 역사도 많았다. 축구 팬들이 가장 궁금해할 '올해의 선수'는 누구였을까. 손흥민일까 이강인일까 김민재일까. 올해의 여자 선수는 지소연일까 아닐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열린 대한축구협회(KFA) 시상식이 기약 없이 연기된 지도 벌써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당초 축구협회는 1월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KFA 시상식을 열 계획이었다. 그런데 1월 8일로 예정된 축구협회장 선거가 법원 가처분 판결로 인해 연기되면서 시상식 개최도 미뤄졌다. 축구협회 홍보 관계자는 별다른 설명 없이 "협회장 선거가 연기되었으니 부득이하게…."라는 애매한 답만 남겼다.

축구협회가 선거를 이유로 한해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인 KFA 시상식을 열지 않는 것이 상식적일까. 선거 규정상 정몽규 회장은 선거일 50일 전에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공식적으로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회장이 공석 상태다. 하지만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은 있다. 김정배 상근 부회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KFA 시상식에서 회장의 역할은 올해의 선수 등 각종 수상자에게 상패를 건네고, 그들의 1년간 노고를 위로하는 일이다. 정식으로 회장이 선출되어 시상하는 것이 회장 대행이 하는 것보다 모양새 면에서 나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회장 대행이 시상하는 것이 불가능한 건 결코 아닐 것이다.

지난해 KFA 시상식에서는 아시안컵 장도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의 출정식도 열렸다.지난해 KFA 시상식에서는 아시안컵 장도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의 출정식도 열렸다.

KFA 시상식은 대다수 축구 팬들이 관심을 가질 올해의 선수만 시상하는 자리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축구 발전을 위해 공헌한 모든 축구인이 한해를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뜻깊은 시간이다. 회장 한 사람 없다고 대한민국 축구의 한해를 결산하는 시상식이 이렇게 쉽게 연기 혹은 취소가 되는 상황을 보고 있는 축구인, 그리고 축구 꿈나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정몽규 회장은 4일 선거 재개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 한국 축구가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하고 축구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선거 지연을 위한 허위 사실 주장,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의 정관을 존중하며 경선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한국 축구는 회장 선거에 발목이 잡혀 당면한 현안 처리와 정상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정상일까? 회장의 공석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가 끄떡없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보다 '정상적'인 것 아닌가. 그래야 축구협회 고위 간부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축구협회는 회장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말이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들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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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협회장 없다고 ‘올해의 선수’도 없습니까?
    • 입력 2025-02-05 15:30:47
    스포츠K
축구협회 시상식 회장 선거로 기약 없이 연기
2024년 한해 결산하는 자리…'회장 한 사람 없다고 취소?'
"축구협회는 회장의 전유물 아냐" 축구계 시선 싸늘

지난해 열린 2023년 KFA 시상식에서 김민재와 천가람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2024년이 저문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지난해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지만, 그만큼 기억해야 할 역사도 많았다. 축구 팬들이 가장 궁금해할 '올해의 선수'는 누구였을까. 손흥민일까 이강인일까 김민재일까. 올해의 여자 선수는 지소연일까 아닐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열린 대한축구협회(KFA) 시상식이 기약 없이 연기된 지도 벌써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당초 축구협회는 1월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KFA 시상식을 열 계획이었다. 그런데 1월 8일로 예정된 축구협회장 선거가 법원 가처분 판결로 인해 연기되면서 시상식 개최도 미뤄졌다. 축구협회 홍보 관계자는 별다른 설명 없이 "협회장 선거가 연기되었으니 부득이하게…."라는 애매한 답만 남겼다.

축구협회가 선거를 이유로 한해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인 KFA 시상식을 열지 않는 것이 상식적일까. 선거 규정상 정몽규 회장은 선거일 50일 전에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공식적으로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회장이 공석 상태다. 하지만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람은 있다. 김정배 상근 부회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KFA 시상식에서 회장의 역할은 올해의 선수 등 각종 수상자에게 상패를 건네고, 그들의 1년간 노고를 위로하는 일이다. 정식으로 회장이 선출되어 시상하는 것이 회장 대행이 하는 것보다 모양새 면에서 나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회장 대행이 시상하는 것이 불가능한 건 결코 아닐 것이다.

지난해 KFA 시상식에서는 아시안컵 장도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의 출정식도 열렸다.
KFA 시상식은 대다수 축구 팬들이 관심을 가질 올해의 선수만 시상하는 자리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축구 발전을 위해 공헌한 모든 축구인이 한해를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뜻깊은 시간이다. 회장 한 사람 없다고 대한민국 축구의 한해를 결산하는 시상식이 이렇게 쉽게 연기 혹은 취소가 되는 상황을 보고 있는 축구인, 그리고 축구 꿈나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정몽규 회장은 4일 선거 재개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 한국 축구가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하고 축구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선거 지연을 위한 허위 사실 주장, 비방을 중단하고 모든 후보가 협회의 정관을 존중하며 경선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한국 축구는 회장 선거에 발목이 잡혀 당면한 현안 처리와 정상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정상일까? 회장의 공석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가 끄떡없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보다 '정상적'인 것 아닌가. 그래야 축구협회 고위 간부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축구협회는 회장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말이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들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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