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과 협상’ 젤렌스키 발언에 “빈말로 여겨”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빈말”로 치부했습니다.

러시아 매체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오늘(5일)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그러한 말을 빈말로 여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제 공개된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면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상 준비는 무언가에 근거해야 한다”며 “젤렌스키가 그러한 회담을 법적으로 금지한 상황에서는 (협상을) 시작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2년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 금지 법령을 제정한 것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자국 내 지위에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지만, 러시아 측은 협상에 열려 있다는 게 푸틴 대통령이 반복해서 표명한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도 계엄령을 구실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불법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와 직접 협상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에 참여하고자 하면 그와 회담할 사람을 위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면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안보 보장을 위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광기에 가깝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하기 위한 논의가 부조리하고 위험할 수 있음을 이해하는 정치인들이 유럽에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잘 진행하고 있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미국의 개별 부서들이 접촉하고 있고, 최근 강화됐다”며 세부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