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버밍엄대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성적 향상·정신건강에 효과 없다”

입력 2025.02.06 (12:34) 수정 2025.02.06 (12: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도 학생의 성적이나 정신건강이 금지 조치 이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현지 시각 5일 영국 버밍엄대가 최근 휴대전화 사용 금지 조치가 적용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 수면과 운동, 학업 성취도에 차이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버밍엄대 연구에 따르면 학교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유의미하게 줄이지 못했습니다.

즉, 하루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금지 조치 이전에 비해 줄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버밍엄대 연구진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제한적인 학교 전화 정책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 성적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보수당 정부가 교내 휴대전화 금지 지침을 내린 지 만 1년 만에 나온 것입니다.

영국 보수당은 지난해 연말 이런 교육 지침에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학교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안까지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집권 노동당 정부는 이 같은 법안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브리짓 필립슨 교육부 장관은 보수당의 제안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수업 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이를 법안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 사는 학생 1,227명과 서른 군데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연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4월 영국의 중도 우파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연구 결과와는 배치됩니다.

<폴리시 익스체인지>는 당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162개 중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 금지가 시행된 학교가 정부의 공립학교 등급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전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싱크탱크는 휴대전화 금지와 학교 성적 간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고 학생 복지에도 도움이 있다고 밝히면서 교직원이 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영국의 전체 중고학교 가운데 11%만 학교에 휴대전화를 들고 오지 못하게 하거나 수업이 시작되면 사물함에 휴대전화를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버밍엄대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학생의 정신건강을 물론 교실 내 행동, 신체활동 수준, 수면 주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를 이끈 빅토리아 굿이어 박사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교내 휴대전화 금지만으로는 휴대전화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긴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교내 휴대전화 금지 정책을 시행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으면서 "그런 정책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를 언제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는지 총체적인 분석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英버밍엄대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성적 향상·정신건강에 효과 없다”
    • 입력 2025-02-06 12:34:54
    • 수정2025-02-06 12:55:14
    국제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도 학생의 성적이나 정신건강이 금지 조치 이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현지 시각 5일 영국 버밍엄대가 최근 휴대전화 사용 금지 조치가 적용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사이에 수면과 운동, 학업 성취도에 차이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버밍엄대 연구에 따르면 학교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유의미하게 줄이지 못했습니다.

즉, 하루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금지 조치 이전에 비해 줄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버밍엄대 연구진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제한적인 학교 전화 정책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 성적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보수당 정부가 교내 휴대전화 금지 지침을 내린 지 만 1년 만에 나온 것입니다.

영국 보수당은 지난해 연말 이런 교육 지침에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학교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안까지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집권 노동당 정부는 이 같은 법안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브리짓 필립슨 교육부 장관은 보수당의 제안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수업 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이를 법안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 사는 학생 1,227명과 서른 군데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연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4월 영국의 중도 우파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연구 결과와는 배치됩니다.

<폴리시 익스체인지>는 당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162개 중고등학교를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 금지가 시행된 학교가 정부의 공립학교 등급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전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싱크탱크는 휴대전화 금지와 학교 성적 간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고 학생 복지에도 도움이 있다고 밝히면서 교직원이 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영국의 전체 중고학교 가운데 11%만 학교에 휴대전화를 들고 오지 못하게 하거나 수업이 시작되면 사물함에 휴대전화를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버밍엄대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학생의 정신건강을 물론 교실 내 행동, 신체활동 수준, 수면 주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를 이끈 빅토리아 굿이어 박사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교내 휴대전화 금지만으로는 휴대전화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긴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교내 휴대전화 금지 정책을 시행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으면서 "그런 정책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를 언제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는지 총체적인 분석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