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매년 병원 20곳…러시아 지원?

입력 2025.02.15 (08:48) 수정 2025.0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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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북한의 지방 공업공장 준공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김정은 위원장, 이번엔 현대적인 병원을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병원도 공업공장과 마찬가지로 매년 20개씩, 10년 동안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실 우려가 더 큽니다.

병원은 일반 공업공장과 달리 고가의 의료장비는 물론 전문 의료 인력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과연 북한의 병원 건설 계획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곳곳에 걸린 선전 문구와 하늘 높이 떠오른 애드벌룬.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이곳은 평안남도 강동군의 병원 착공식 현장입니다.

[조선중앙TV/2월 7일 : "강동군 병원과 종합 봉사소 건설 착공식이 2월 6일에 성대히 진행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떴는데요.

이날 김 위원장은 강동군과 룡강군, 구성시 세 곳에 시범 병원을 설립한 뒤 매년 20개의 시, 군에 병원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명년도부터는 해마다 어김없이 20개 시, 군씩 병원들을 동시에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동시에 지방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지금 시, 군들에는 주민들에게 온전한 의료봉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들이 제대로 꾸려져 있지 않고 도농 격차가 가장 우심하게 나타나는 공간이 바로 보건과 위생 과학교육 분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말처럼 낙후된 의료 시스템 개선 문제는 북한의 오랜 숙원 과제입니다.

북한은 1953년부터 전반적인 무상치료제를 시행했고, 1960년 최고인민회의에서 법령으로 채택했습니다.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근로자 월급의 1% 정도를 원천 징수하지만, 의사의 진찰과 처방, 수술비와 약값 등 사실상 모든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중앙TV : "참으로 무상치료제는 인민을 끝없이 위하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인민을 위한 사랑의 결정체이며..."]

그러나 북한의 무상 의료 체계는 1990년대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의약품 공급이 끊기고 의료진에 대한 배급마저 중단되자, 결국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환자 스스로 부담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기형적인 의료 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북한 의사 출신 탈북민의 증언입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그러다 보니까 민간요법, 마약 남용. 기존에 우리가 과학적으로 보장이 된 그런 진단과 치료 방법이 아니고 그 외에 항생제 남용이라든가 마약 투여라든가 여러 가지 기타 방법들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옥류아동병원, 류경종합안과병원, 류경치과병원 등 현대적인 병원들이 대거 건설됐지만 북한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2018년 평양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도 북한의 낙후된 보건의료 체계에 대해 솔직하게 토로한 바 있습니다.

[리설주/2018년 9월 : "보건 의료 부분이 좀 많이 뒤떨어져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이 부분의 치켜세우기 위한 정책을 많이 키워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는 북한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 실태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보다는 민간요법 선전에 치중했습니다.

[김현옥/2023년 10월 탈북 : "해열제가 없어서 국가가 버드나무 잎에 황경피 나무를 섞어 먹으면 열이 떨어진다고 해서 민간요법으로 했는데 그걸 아무리 먹어도 앓을 만큼 다 앓더군요."]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현대적인 선진 인프라를 갖고 있었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봉쇄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보건의료 수준이 낮은 나라일수록 국경을 봉쇄하는 극단적 조치를 통해서 전염병을 예방하는 그런 방식을 취하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전 세계 한 200여 개 나라 중에서 가장 낙후된 보건의료 인프라 또는 공공서비스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거예요."]

수십 년째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의료 복지에서 가장 소외된 지방 주민들의 불만도 커진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번 병원 건설 추진 계획 역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이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고 가능성 유무만을 논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어놓기만 한다면 언제 가도 지방의 문화적 낙후성을 퇴치할 수 없기 때문에 지체없이 나아가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경제난과 제한적인 대외 교류 속에서 대규모 병원 건설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도 실제 완공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2월 7일 : "지방 발전을 위한 지방 공업공장, 병원, 종합 봉사소 건설 등을 통해 다방면의 민생 개선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의 부족한 자원 등을 고려할 때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20년에도 북한 의료체계를 비판하며 첨단 기술이 도입된 평양종합병원 개원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020년 3월 : "자기 나라 수도에마저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인 의료 보건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하였으며 당 창건 75돌이 되는 올해에 먼저 평양시에 인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현대적인 종합병원을 건설한 데 대한 과업을 토의 결정하였습니다."]

같은 해 7월엔 건설 현장을 공개하며 빠른 속도를 자랑했지만 공사가 끝났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종합병원에 넣을 첨단설비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는데요.

이러한 문제가 지방 병원 건설에도 똑같이 발생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첨단 의료 장비 또 각종 치료기기 그리고 의약품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종합병원도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가 있는데 북한은 그렇지 못한 거죠. 관건은 건물이라는 하드웨어를 건설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의료기기들 관련된 장비들 의약품 이런 부분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여요."]

또한 병원에 투입할 숙련된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1년에 20개씩 병원을 짓겠다는 거잖아요. 이것은 기존의 보건의료 인력을 양성하던 의대를 늘리든지 아니면 기존에 의대에서 입학하는 의대생을 늘리든지 보건의료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뭔가 계획이 나왔어야 해요. 그런 것은 전혀 언급이 없잖아요."]

물론 북한의 지방 병원 건설이 100%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먼저,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통해 보건 분야 협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러시아의 보건의료 수준 또는 공공의료 시스템이 아주 선진국 수준은 아니지만 북한 내 지방 병원들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필요한 보건의료 장비랄까 의료기기 의약품 정도는 수입이 이뤄질 거라고 봐요. 낮은 수준의 보건의료 장비라도 우선 도입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여주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하겠죠."]

최근엔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한 러시아 군인 수백 명이 북한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러시아의 지원을 염두에 둔 북한 당국의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그럼에도 만성적인 전력난과 대북 제재 등 근본적인 문제를 북한이 해결하지 않는 한, 전면적인 의료 시스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병원이라고 하면 우리가 진단받기 위해서, 과학적인 진단에 근거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 가는 곳이잖아요. 그러면 실험실은 필수에요. 그리고 보조 진단 장비들. 엑스레이, 초음파, 내시경 같은 이런 것들 다 하려면 전기와 수도는 기본이에요. 그런 인프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요."]

물론 북한의 지방 병원 건설이 100%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먼저,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통해 보건 분야 협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러시아의 보건의료 수준 또는 공공의료 시스템이 아주 선진국 수준은 아니지만 북한 내 지방 병원들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필요한 보건의료 장비랄까 의료기기 의약품 정도는 수입이 이뤄질 거라고 봐요. 낮은 수준의 보건의료 장비라도 우선 도입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여주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하겠죠."]

최근엔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한 러시아 군인 수백 명이 북한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러시아의 지원을 염두에 둔 북한 당국의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그럼에도 만성적인 전력난과 대북 제재 등 근본적인 문제를 북한이 해결하지 않는 한, 전면적인 의료 시스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병원이라고 하면 우리가 진단받기 위해서, 과학적인 진단에 근거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 가는 곳이잖아요. 그러면 실험실은 필수에요. 그리고 보조 진단 장비들. 엑스레이, 초음파, 내시경 같은 이런 것들 다 하려면 전기와 수도는 기본이에요. 그런 인프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올해 2025년은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청사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사회주의 보건이 발전의 새 지평을 향해 돛을 올린 이날, 이 시각을 기억합시다."]

2025년을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대규모 병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김정은 위원장.

북한 당국이 현실적 난관을 넘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무상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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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매년 병원 20곳…러시아 지원?
    • 입력 2025-02-15 08:48:09
    • 수정2025-02-15 09: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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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북한의 지방 공업공장 준공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김정은 위원장, 이번엔 현대적인 병원을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병원도 공업공장과 마찬가지로 매년 20개씩, 10년 동안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실 우려가 더 큽니다.

병원은 일반 공업공장과 달리 고가의 의료장비는 물론 전문 의료 인력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과연 북한의 병원 건설 계획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곳곳에 걸린 선전 문구와 하늘 높이 떠오른 애드벌룬.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이곳은 평안남도 강동군의 병원 착공식 현장입니다.

[조선중앙TV/2월 7일 : "강동군 병원과 종합 봉사소 건설 착공식이 2월 6일에 성대히 진행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떴는데요.

이날 김 위원장은 강동군과 룡강군, 구성시 세 곳에 시범 병원을 설립한 뒤 매년 20개의 시, 군에 병원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명년도부터는 해마다 어김없이 20개 시, 군씩 병원들을 동시에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동시에 지방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지금 시, 군들에는 주민들에게 온전한 의료봉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들이 제대로 꾸려져 있지 않고 도농 격차가 가장 우심하게 나타나는 공간이 바로 보건과 위생 과학교육 분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말처럼 낙후된 의료 시스템 개선 문제는 북한의 오랜 숙원 과제입니다.

북한은 1953년부터 전반적인 무상치료제를 시행했고, 1960년 최고인민회의에서 법령으로 채택했습니다.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근로자 월급의 1% 정도를 원천 징수하지만, 의사의 진찰과 처방, 수술비와 약값 등 사실상 모든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중앙TV : "참으로 무상치료제는 인민을 끝없이 위하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인민을 위한 사랑의 결정체이며..."]

그러나 북한의 무상 의료 체계는 1990년대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의약품 공급이 끊기고 의료진에 대한 배급마저 중단되자, 결국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환자 스스로 부담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기형적인 의료 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북한 의사 출신 탈북민의 증언입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그러다 보니까 민간요법, 마약 남용. 기존에 우리가 과학적으로 보장이 된 그런 진단과 치료 방법이 아니고 그 외에 항생제 남용이라든가 마약 투여라든가 여러 가지 기타 방법들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옥류아동병원, 류경종합안과병원, 류경치과병원 등 현대적인 병원들이 대거 건설됐지만 북한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2018년 평양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도 북한의 낙후된 보건의료 체계에 대해 솔직하게 토로한 바 있습니다.

[리설주/2018년 9월 : "보건 의료 부분이 좀 많이 뒤떨어져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이 부분의 치켜세우기 위한 정책을 많이 키워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는 북한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 실태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보다는 민간요법 선전에 치중했습니다.

[김현옥/2023년 10월 탈북 : "해열제가 없어서 국가가 버드나무 잎에 황경피 나무를 섞어 먹으면 열이 떨어진다고 해서 민간요법으로 했는데 그걸 아무리 먹어도 앓을 만큼 다 앓더군요."]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현대적인 선진 인프라를 갖고 있었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봉쇄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보건의료 수준이 낮은 나라일수록 국경을 봉쇄하는 극단적 조치를 통해서 전염병을 예방하는 그런 방식을 취하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전 세계 한 200여 개 나라 중에서 가장 낙후된 보건의료 인프라 또는 공공서비스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거예요."]

수십 년째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의료 복지에서 가장 소외된 지방 주민들의 불만도 커진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번 병원 건설 추진 계획 역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이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고 가능성 유무만을 논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어놓기만 한다면 언제 가도 지방의 문화적 낙후성을 퇴치할 수 없기 때문에 지체없이 나아가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경제난과 제한적인 대외 교류 속에서 대규모 병원 건설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도 실제 완공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2월 7일 : "지방 발전을 위한 지방 공업공장, 병원, 종합 봉사소 건설 등을 통해 다방면의 민생 개선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의 부족한 자원 등을 고려할 때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20년에도 북한 의료체계를 비판하며 첨단 기술이 도입된 평양종합병원 개원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020년 3월 : "자기 나라 수도에마저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인 의료 보건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하였으며 당 창건 75돌이 되는 올해에 먼저 평양시에 인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현대적인 종합병원을 건설한 데 대한 과업을 토의 결정하였습니다."]

같은 해 7월엔 건설 현장을 공개하며 빠른 속도를 자랑했지만 공사가 끝났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종합병원에 넣을 첨단설비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는데요.

이러한 문제가 지방 병원 건설에도 똑같이 발생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첨단 의료 장비 또 각종 치료기기 그리고 의약품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종합병원도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가 있는데 북한은 그렇지 못한 거죠. 관건은 건물이라는 하드웨어를 건설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의료기기들 관련된 장비들 의약품 이런 부분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여요."]

또한 병원에 투입할 숙련된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1년에 20개씩 병원을 짓겠다는 거잖아요. 이것은 기존의 보건의료 인력을 양성하던 의대를 늘리든지 아니면 기존에 의대에서 입학하는 의대생을 늘리든지 보건의료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뭔가 계획이 나왔어야 해요. 그런 것은 전혀 언급이 없잖아요."]

물론 북한의 지방 병원 건설이 100%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먼저,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통해 보건 분야 협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러시아의 보건의료 수준 또는 공공의료 시스템이 아주 선진국 수준은 아니지만 북한 내 지방 병원들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필요한 보건의료 장비랄까 의료기기 의약품 정도는 수입이 이뤄질 거라고 봐요. 낮은 수준의 보건의료 장비라도 우선 도입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여주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하겠죠."]

최근엔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한 러시아 군인 수백 명이 북한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러시아의 지원을 염두에 둔 북한 당국의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그럼에도 만성적인 전력난과 대북 제재 등 근본적인 문제를 북한이 해결하지 않는 한, 전면적인 의료 시스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병원이라고 하면 우리가 진단받기 위해서, 과학적인 진단에 근거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 가는 곳이잖아요. 그러면 실험실은 필수에요. 그리고 보조 진단 장비들. 엑스레이, 초음파, 내시경 같은 이런 것들 다 하려면 전기와 수도는 기본이에요. 그런 인프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요."]

물론 북한의 지방 병원 건설이 100%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먼저,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2024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통해 보건 분야 협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러시아의 보건의료 수준 또는 공공의료 시스템이 아주 선진국 수준은 아니지만 북한 내 지방 병원들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필요한 보건의료 장비랄까 의료기기 의약품 정도는 수입이 이뤄질 거라고 봐요. 낮은 수준의 보건의료 장비라도 우선 도입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여주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하겠죠."]

최근엔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한 러시아 군인 수백 명이 북한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러시아의 지원을 염두에 둔 북한 당국의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그럼에도 만성적인 전력난과 대북 제재 등 근본적인 문제를 북한이 해결하지 않는 한, 전면적인 의료 시스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정훈/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前 북한 의사 : "병원이라고 하면 우리가 진단받기 위해서, 과학적인 진단에 근거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 가는 곳이잖아요. 그러면 실험실은 필수에요. 그리고 보조 진단 장비들. 엑스레이, 초음파, 내시경 같은 이런 것들 다 하려면 전기와 수도는 기본이에요. 그런 인프라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2월 6일 : "올해 2025년은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청사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사회주의 보건이 발전의 새 지평을 향해 돛을 올린 이날, 이 시각을 기억합시다."]

2025년을 ‘보건 혁명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대규모 병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김정은 위원장.

북한 당국이 현실적 난관을 넘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무상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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