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도전! 사회적 기업…노인 돕는 탈북민
입력 2025.02.15 (08:54)
수정 2025.02.15 (08: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을 정부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천 7백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북민 가운데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12년 전 남한에 정착한 후, 사회복지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예비 사회적 기업가 강예나 씨입니다.
고향을 떠나와 낯선 땅에서 새로운 꿈을 꾸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을 장예진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충남 서산에 자리한 복지센터.
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쾌한 음악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박수를 치며 흥을 내 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어르신들 노래 교실이요."]
이곳은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낮 동안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데요.
[강예나/ 노인복지센터장 : "주간에 나오셔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하시고 여기서 식사도 하시고, 그리고 또 오후에 집에 모셔다드리고, 오전에는 (센터로) 모셔오고..."]
센터에서 유쾌한 멋쟁이로 통한다는 최영자 할머니.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에서 조금씩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영자/충청남도 서산시 : "서울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 온 지 2년 됐어요. (처음에는) 걸음도 못 걸었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사람들도 만나고 저런 형님도 만나고 다정한 친구도 만나고 참 좋아요."]
지역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이곳은 맞춤돌봄서비스가 자랑거리라고 하는데요. 공익성을 인정받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가도윤/요양보호사 : "(어르신들이) 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이음전/충청남도 서산시 : "정이 많은 게 아니라 선생님이 잘 보살펴 주니까."]
이곳은, 이용자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쉼터가 되고 있었는데요.
["어르신 너무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센터를 운영하는 강예나 씨는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탈북민 : "‘북한에 계시는 부모님 같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르신들을 (보면) 더 정말 정이 가고 부모와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시로 센터 곳곳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모습인데요.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다른 직원들이 하시지 않아요?) 직원들이 하기는 하죠. 그런데 제가 이따금씩 들어와서 정돈하는 것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부지런히 움직이며 어르신들의 안부도 일일이 확인합니다.
["따뜻해요? (네.) 다리 괜찮아요? (네.)"]
북한에서는, 역사박물관에서 근무했던 강예나 센터장은 2013년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하나원에서 직업훈련교육을 받으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합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하나원에서) 나와서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우선 땄어요. 그다음에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의 일하면서 대학을 다녔거든요."]
이후로도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이어가며, 관련 자격증도 하나씩 취득했습니다.
["(웃음유머코치 1급.) 네, 그것도 땄어요. (자격증이 도대체 몇 개예요?) 자격증이 제가 정확하게 세보지는 않았는데 20개는 넘는 것 같아요."]
주위의 도움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강예나 센터장.
이제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취약계층 채용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아이들 키우면서 경력 단절이 거의 10년 가까이 됐었거든요. 저희 대표님이 보통 이렇게 취약계층에 있는 여성들을 먼저 채용하세요."]
2024년 8월 ‘예비 사회적 기업’에 선정되며, 도전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일을 시작하신 거잖아요. 그런데도 사업을 크게 키우고 성공하시게 된 건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에는 온종일 활기가 넘쳤는데요.
[송경애/충청남도 서산시 : "그냥 이렇게 선생님들이 하라면 하는 거예요."]
강예나 센터장은 2017년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복지기관을 세워 오늘에 이르게 됐는데요.
후배 탈북민도 15명이나 고용하면서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강 센터장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지금 우리 후배 요양보호사 일하는 데 가고 있거든요."]
센터에서는 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강 센터장이, 김금숙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근황을 묻습니다.
["(더 아파 보이시는 것 같은데...) 몸이 많이 불편해요."]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 할머니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방문이라고 합니다.
[김금숙/충청남도 서산시 : "한 달에 한 번씩 거의 오다시피 해요. 그러니까 아프던 것도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날은 마침 한 달에 한 번, 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을 방문해 점검하는 날이었는데요."]
[정경애/사회복지사 :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근무를 잘하고 계신지, 어르신이 잘 생활하고 계신지 확인하는 자료예요."]
요양보호사인 최영미 씨는 강 센터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미 씨 역시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이거든요.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서 어르신을 케어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가족 케어(요양)하고 있어요."]
가족 요양이란, 노인과 요양보호사가 가족 관계인 걸 말하는데요.
영미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습니다.
최 씨는 5년 전,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탈북민 : "아기를 돌보면서 보니까 다른 일은 취업이 안 되는 거예요. 요양보호사 일은 그래도 시간을 조정해서 할 수 있어서 이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어요. 아기 데리고 다니면서."]
영미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또 다른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 : "꿈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표님 같은 센터장을 하는 게 꿈입니다. 꼭 할 수 있다 응원을 해줘서 그런 꿈이 생기거든요."]
새로운 터전에 뿌리내리는 탈북민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강예나 센터장.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어르신들을 위해서 정말 한결같이 같이 앞으로 일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꿈을 키워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을 정부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천 7백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북민 가운데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12년 전 남한에 정착한 후, 사회복지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예비 사회적 기업가 강예나 씨입니다.
고향을 떠나와 낯선 땅에서 새로운 꿈을 꾸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을 장예진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충남 서산에 자리한 복지센터.
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쾌한 음악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박수를 치며 흥을 내 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어르신들 노래 교실이요."]
이곳은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낮 동안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데요.
[강예나/ 노인복지센터장 : "주간에 나오셔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하시고 여기서 식사도 하시고, 그리고 또 오후에 집에 모셔다드리고, 오전에는 (센터로) 모셔오고..."]
센터에서 유쾌한 멋쟁이로 통한다는 최영자 할머니.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에서 조금씩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영자/충청남도 서산시 : "서울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 온 지 2년 됐어요. (처음에는) 걸음도 못 걸었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사람들도 만나고 저런 형님도 만나고 다정한 친구도 만나고 참 좋아요."]
지역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이곳은 맞춤돌봄서비스가 자랑거리라고 하는데요. 공익성을 인정받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가도윤/요양보호사 : "(어르신들이) 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이음전/충청남도 서산시 : "정이 많은 게 아니라 선생님이 잘 보살펴 주니까."]
이곳은, 이용자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쉼터가 되고 있었는데요.
["어르신 너무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센터를 운영하는 강예나 씨는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탈북민 : "‘북한에 계시는 부모님 같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르신들을 (보면) 더 정말 정이 가고 부모와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시로 센터 곳곳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모습인데요.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다른 직원들이 하시지 않아요?) 직원들이 하기는 하죠. 그런데 제가 이따금씩 들어와서 정돈하는 것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부지런히 움직이며 어르신들의 안부도 일일이 확인합니다.
["따뜻해요? (네.) 다리 괜찮아요? (네.)"]
북한에서는, 역사박물관에서 근무했던 강예나 센터장은 2013년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하나원에서 직업훈련교육을 받으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합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하나원에서) 나와서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우선 땄어요. 그다음에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의 일하면서 대학을 다녔거든요."]
이후로도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이어가며, 관련 자격증도 하나씩 취득했습니다.
["(웃음유머코치 1급.) 네, 그것도 땄어요. (자격증이 도대체 몇 개예요?) 자격증이 제가 정확하게 세보지는 않았는데 20개는 넘는 것 같아요."]
주위의 도움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강예나 센터장.
이제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취약계층 채용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아이들 키우면서 경력 단절이 거의 10년 가까이 됐었거든요. 저희 대표님이 보통 이렇게 취약계층에 있는 여성들을 먼저 채용하세요."]
2024년 8월 ‘예비 사회적 기업’에 선정되며, 도전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일을 시작하신 거잖아요. 그런데도 사업을 크게 키우고 성공하시게 된 건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에는 온종일 활기가 넘쳤는데요.
[송경애/충청남도 서산시 : "그냥 이렇게 선생님들이 하라면 하는 거예요."]
강예나 센터장은 2017년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복지기관을 세워 오늘에 이르게 됐는데요.
후배 탈북민도 15명이나 고용하면서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강 센터장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지금 우리 후배 요양보호사 일하는 데 가고 있거든요."]
센터에서는 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강 센터장이, 김금숙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근황을 묻습니다.
["(더 아파 보이시는 것 같은데...) 몸이 많이 불편해요."]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 할머니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방문이라고 합니다.
[김금숙/충청남도 서산시 : "한 달에 한 번씩 거의 오다시피 해요. 그러니까 아프던 것도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날은 마침 한 달에 한 번, 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을 방문해 점검하는 날이었는데요."]
[정경애/사회복지사 :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근무를 잘하고 계신지, 어르신이 잘 생활하고 계신지 확인하는 자료예요."]
요양보호사인 최영미 씨는 강 센터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미 씨 역시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이거든요.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서 어르신을 케어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가족 케어(요양)하고 있어요."]
가족 요양이란, 노인과 요양보호사가 가족 관계인 걸 말하는데요.
영미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습니다.
최 씨는 5년 전,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탈북민 : "아기를 돌보면서 보니까 다른 일은 취업이 안 되는 거예요. 요양보호사 일은 그래도 시간을 조정해서 할 수 있어서 이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어요. 아기 데리고 다니면서."]
영미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또 다른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 : "꿈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표님 같은 센터장을 하는 게 꿈입니다. 꼭 할 수 있다 응원을 해줘서 그런 꿈이 생기거든요."]
새로운 터전에 뿌리내리는 탈북민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강예나 센터장.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어르신들을 위해서 정말 한결같이 같이 앞으로 일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꿈을 키워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도전! 사회적 기업…노인 돕는 탈북민
-
- 입력 2025-02-15 08:54:48
- 수정2025-02-15 08:59:24

[앵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을 정부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천 7백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북민 가운데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12년 전 남한에 정착한 후, 사회복지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예비 사회적 기업가 강예나 씨입니다.
고향을 떠나와 낯선 땅에서 새로운 꿈을 꾸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을 장예진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충남 서산에 자리한 복지센터.
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쾌한 음악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박수를 치며 흥을 내 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어르신들 노래 교실이요."]
이곳은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낮 동안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데요.
[강예나/ 노인복지센터장 : "주간에 나오셔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하시고 여기서 식사도 하시고, 그리고 또 오후에 집에 모셔다드리고, 오전에는 (센터로) 모셔오고..."]
센터에서 유쾌한 멋쟁이로 통한다는 최영자 할머니.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에서 조금씩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영자/충청남도 서산시 : "서울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 온 지 2년 됐어요. (처음에는) 걸음도 못 걸었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사람들도 만나고 저런 형님도 만나고 다정한 친구도 만나고 참 좋아요."]
지역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이곳은 맞춤돌봄서비스가 자랑거리라고 하는데요. 공익성을 인정받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가도윤/요양보호사 : "(어르신들이) 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이음전/충청남도 서산시 : "정이 많은 게 아니라 선생님이 잘 보살펴 주니까."]
이곳은, 이용자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쉼터가 되고 있었는데요.
["어르신 너무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센터를 운영하는 강예나 씨는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탈북민 : "‘북한에 계시는 부모님 같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르신들을 (보면) 더 정말 정이 가고 부모와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시로 센터 곳곳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모습인데요.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다른 직원들이 하시지 않아요?) 직원들이 하기는 하죠. 그런데 제가 이따금씩 들어와서 정돈하는 것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부지런히 움직이며 어르신들의 안부도 일일이 확인합니다.
["따뜻해요? (네.) 다리 괜찮아요? (네.)"]
북한에서는, 역사박물관에서 근무했던 강예나 센터장은 2013년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하나원에서 직업훈련교육을 받으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합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하나원에서) 나와서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우선 땄어요. 그다음에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의 일하면서 대학을 다녔거든요."]
이후로도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이어가며, 관련 자격증도 하나씩 취득했습니다.
["(웃음유머코치 1급.) 네, 그것도 땄어요. (자격증이 도대체 몇 개예요?) 자격증이 제가 정확하게 세보지는 않았는데 20개는 넘는 것 같아요."]
주위의 도움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강예나 센터장.
이제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취약계층 채용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아이들 키우면서 경력 단절이 거의 10년 가까이 됐었거든요. 저희 대표님이 보통 이렇게 취약계층에 있는 여성들을 먼저 채용하세요."]
2024년 8월 ‘예비 사회적 기업’에 선정되며, 도전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일을 시작하신 거잖아요. 그런데도 사업을 크게 키우고 성공하시게 된 건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에는 온종일 활기가 넘쳤는데요.
[송경애/충청남도 서산시 : "그냥 이렇게 선생님들이 하라면 하는 거예요."]
강예나 센터장은 2017년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복지기관을 세워 오늘에 이르게 됐는데요.
후배 탈북민도 15명이나 고용하면서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강 센터장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지금 우리 후배 요양보호사 일하는 데 가고 있거든요."]
센터에서는 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강 센터장이, 김금숙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근황을 묻습니다.
["(더 아파 보이시는 것 같은데...) 몸이 많이 불편해요."]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 할머니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방문이라고 합니다.
[김금숙/충청남도 서산시 : "한 달에 한 번씩 거의 오다시피 해요. 그러니까 아프던 것도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날은 마침 한 달에 한 번, 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을 방문해 점검하는 날이었는데요."]
[정경애/사회복지사 :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근무를 잘하고 계신지, 어르신이 잘 생활하고 계신지 확인하는 자료예요."]
요양보호사인 최영미 씨는 강 센터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미 씨 역시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이거든요.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서 어르신을 케어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가족 케어(요양)하고 있어요."]
가족 요양이란, 노인과 요양보호사가 가족 관계인 걸 말하는데요.
영미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습니다.
최 씨는 5년 전,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탈북민 : "아기를 돌보면서 보니까 다른 일은 취업이 안 되는 거예요. 요양보호사 일은 그래도 시간을 조정해서 할 수 있어서 이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어요. 아기 데리고 다니면서."]
영미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또 다른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 : "꿈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표님 같은 센터장을 하는 게 꿈입니다. 꼭 할 수 있다 응원을 해줘서 그런 꿈이 생기거든요."]
새로운 터전에 뿌리내리는 탈북민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강예나 센터장.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어르신들을 위해서 정말 한결같이 같이 앞으로 일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꿈을 키워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을 정부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천 7백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탈북민 가운데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12년 전 남한에 정착한 후, 사회복지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예비 사회적 기업가 강예나 씨입니다.
고향을 떠나와 낯선 땅에서 새로운 꿈을 꾸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을 장예진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충남 서산에 자리한 복지센터.
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쾌한 음악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박수를 치며 흥을 내 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어르신들 노래 교실이요."]
이곳은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낮 동안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데요.
[강예나/ 노인복지센터장 : "주간에 나오셔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하시고 여기서 식사도 하시고, 그리고 또 오후에 집에 모셔다드리고, 오전에는 (센터로) 모셔오고..."]
센터에서 유쾌한 멋쟁이로 통한다는 최영자 할머니.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에서 조금씩 몸과 마음을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영자/충청남도 서산시 : "서울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 온 지 2년 됐어요. (처음에는) 걸음도 못 걸었는데 많이 좋아졌어요. 사람들도 만나고 저런 형님도 만나고 다정한 친구도 만나고 참 좋아요."]
지역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이곳은 맞춤돌봄서비스가 자랑거리라고 하는데요. 공익성을 인정받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립니다.
[가도윤/요양보호사 : "(어르신들이) 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이음전/충청남도 서산시 : "정이 많은 게 아니라 선생님이 잘 보살펴 주니까."]
이곳은, 이용자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쉼터가 되고 있었는데요.
["어르신 너무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센터를 운영하는 강예나 씨는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탈북민 : "‘북한에 계시는 부모님 같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르신들을 (보면) 더 정말 정이 가고 부모와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시로 센터 곳곳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모습인데요.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다른 직원들이 하시지 않아요?) 직원들이 하기는 하죠. 그런데 제가 이따금씩 들어와서 정돈하는 것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부지런히 움직이며 어르신들의 안부도 일일이 확인합니다.
["따뜻해요? (네.) 다리 괜찮아요? (네.)"]
북한에서는, 역사박물관에서 근무했던 강예나 센터장은 2013년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하나원에서 직업훈련교육을 받으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합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하나원에서) 나와서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아서 자격증을 우선 땄어요. 그다음에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의 일하면서 대학을 다녔거든요."]
이후로도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이어가며, 관련 자격증도 하나씩 취득했습니다.
["(웃음유머코치 1급.) 네, 그것도 땄어요. (자격증이 도대체 몇 개예요?) 자격증이 제가 정확하게 세보지는 않았는데 20개는 넘는 것 같아요."]
주위의 도움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강예나 센터장.
이제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취약계층 채용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아이들 키우면서 경력 단절이 거의 10년 가까이 됐었거든요. 저희 대표님이 보통 이렇게 취약계층에 있는 여성들을 먼저 채용하세요."]
2024년 8월 ‘예비 사회적 기업’에 선정되며, 도전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현정/노인복지센터 사무장 :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일을 시작하신 거잖아요. 그런데도 사업을 크게 키우고 성공하시게 된 건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에는 온종일 활기가 넘쳤는데요.
[송경애/충청남도 서산시 : "그냥 이렇게 선생님들이 하라면 하는 거예요."]
강예나 센터장은 2017년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복지기관을 세워 오늘에 이르게 됐는데요.
후배 탈북민도 15명이나 고용하면서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강 센터장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금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지금 우리 후배 요양보호사 일하는 데 가고 있거든요."]
센터에서는 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강 센터장이, 김금숙 할머니에게 친근하게 근황을 묻습니다.
["(더 아파 보이시는 것 같은데...) 몸이 많이 불편해요."]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 할머니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방문이라고 합니다.
[김금숙/충청남도 서산시 : "한 달에 한 번씩 거의 오다시피 해요. 그러니까 아프던 것도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날은 마침 한 달에 한 번, 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을 방문해 점검하는 날이었는데요."]
[정경애/사회복지사 :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근무를 잘하고 계신지, 어르신이 잘 생활하고 계신지 확인하는 자료예요."]
요양보호사인 최영미 씨는 강 센터장을 통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미 씨 역시 탈북민입니다.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이거든요.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서 어르신을 케어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가족 케어(요양)하고 있어요."]
가족 요양이란, 노인과 요양보호사가 가족 관계인 걸 말하는데요.
영미씨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습니다.
최 씨는 5년 전,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탈북민 : "아기를 돌보면서 보니까 다른 일은 취업이 안 되는 거예요. 요양보호사 일은 그래도 시간을 조정해서 할 수 있어서 이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어요. 아기 데리고 다니면서."]
영미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또 다른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최영미/요양보호사 : "꿈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표님 같은 센터장을 하는 게 꿈입니다. 꼭 할 수 있다 응원을 해줘서 그런 꿈이 생기거든요."]
새로운 터전에 뿌리내리는 탈북민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강예나 센터장.
[강예나/노인복지센터장 :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어르신들을 위해서 정말 한결같이 같이 앞으로 일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꿈을 키워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