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초미세먼지+잇따른 납치에 ‘전전긍긍’
입력 2025.02.15 (22:12)
수정 2025.02.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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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태국으로 갑니다.
관광대국 부활을 꿈꾸는 태국 정부가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건기 때마다 하늘을 짙게 가리는 안개와 같은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여기다가 태국에서 중국인들을 미얀마로 끌고 간 범죄 조직의 납치 사건도 관광업 부흥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방콕 특파원 연결합니다.
정윤섭 특파원!
대기오염부터 알아볼까요?
목이 따가울 정도로 심하다고요?
[답변]
네, 요즘 방콕의 하늘은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기준치는 1세제곱미터당 37.5 마이크로그램인데, 지난주 이곳 방콕의 경우 135.1 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기준치의 4배에 근접한 수치인데,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오토바이 기사는 "주행할 때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 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활주로가 잘 보이지 않아 비행기가 공항에 제때 내리지 못한 적도 있었고, 학교 350여 곳에는 한때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질문]
요즘 태국으로 관광 가려면 마스크를 꼭 가져가야 할 것 같네요.
자, 관광 얘기를 더 해볼까요?
요즘 태국으로 가는 중국 관광객들이 확 줄었다고 하죠?
그 원인이 납치 범죄 때문이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답변]
네, 최근 주로 중국인들을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이 SNS를 통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접근해 "일자리를 주겠다"는 미끼로 태국에 들어오게 한 뒤 공항에서 바로 납치했습니다.
이렇게 납치한 중국인들을 미얀마에 있는 근거지로 끌고 갔는데, 이곳 태국이 납치의 경유지가 되는 셈이죠.
이들이 어떻게 납치됐고 무슨 일을 당했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을 가린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남성.
실종된 지 나흘 만에 구출된 중국인 배우 왕 싱입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제가 여기에 있고, 제 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정부와 가족 모두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삭발 된 머리에 초췌한 모습, 젊고 활기찼던 배우의 외모가 나흘 만에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3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왕 싱.
영화를 찍자는 거짓 제안을 받고, 중국 상하이에서 날아왔습니다.
[탓차이 피타니라붓/태국 경찰청 부청장 :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태국인들과 함께 일한다며 (영화) 캐스팅을 하겠다고 유인했습니다."]
왕 싱을 태운 차가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 도시 매솟.
그 길로 강 건너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무장한 군인들이 저를 차 안에 밀어 넣은 뒤에야 그곳이 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왕 싱을 납치한 사기범들은 중국계 범죄 조직.
강제로 왕 싱의 머리카락을 다 깎고 전화 금융사기로 돈을 뜯는 교육을 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나요?) 못 나갔습니다. (머리를 깎을 때 그들이 뭐라고 했나요?) 그가 말하길…그곳의 규정 같았습니다. 모두가 머리를 깎은 채였으니까요."]
중국과 태국, 두 나라 정부가 나선 끝에 피랍된 지 나흘 만에 왕 싱을 구출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 : "그(왕 싱)를 찾았습니다. 그는 곧 태국 딱주의 매솟을 출발할 것입니다. 경찰이 그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를 찾았습니다."]
한 20대 중국인 모델도 실종된 지 한 달여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시 태국에 왔다가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잇따른 중국 연예인들의 실종과 생환, 이들뿐 아니라 20대 중국인 여성, 타이완인 관광객 등 이곳 태국에서 실종되거나 납치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피랍 경로가 된 '매솟'.
강 하나만 건너면 미얀마 미야와디입니다.
철조망 너머로 물건을 사고파는 국경 시장도 있습니다.
[태국-미얀마 국경 시장 상인 : "(여기서는 무엇을 팔고 있나요?) 우리는 담배를 팔아요."]
미야와디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곳곳에 외국인 피해자들이 갇혀 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안에서 일만 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 끌려간 건물은 더 컸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미야와디를 비롯한 미얀마 국경도시 5곳에 전기를 끊고 연료 판매도 금지했습니다.
[아누틴 찬위라꾼/태국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 : "이제 누구도 태국이 불법 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원하는 데 관여했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피해는 현지 주민들이 입고 있습니다.
기름을 사기 위해 한꺼번에 태국으로 몰려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미얀마의 반군 조직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이달 말까지, 범죄 조직에 연루된 중국인들 모두 추방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태국 정부의 이같은 강경 조치의 배경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태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관광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을 가장 많이 찾았던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카지 시리신/태국 방콕 노점상 : "제 딸이 마사지사인데, 최근 며칠 새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태국 정부는 무비자 정책 등으로 중국인 모시기에 힘썼지만 납치 사건이 걸림돌이 된 상황.
태국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태국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인공지능, AI로 중국어를 하는 영상까지 만들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중국어 AI 영상 : "태국 정부는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중국 친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미얀마 내 범죄 조직에 붙잡혀 있던 260여 명이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인 등 만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현지에 감금돼 있는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자료조사:이장미/촬영:KEMIN/통역:NICHMON/영상출처:태국 채널3·아마린TV·MCOT
이번엔 태국으로 갑니다.
관광대국 부활을 꿈꾸는 태국 정부가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건기 때마다 하늘을 짙게 가리는 안개와 같은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여기다가 태국에서 중국인들을 미얀마로 끌고 간 범죄 조직의 납치 사건도 관광업 부흥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방콕 특파원 연결합니다.
정윤섭 특파원!
대기오염부터 알아볼까요?
목이 따가울 정도로 심하다고요?
[답변]
네, 요즘 방콕의 하늘은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기준치는 1세제곱미터당 37.5 마이크로그램인데, 지난주 이곳 방콕의 경우 135.1 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기준치의 4배에 근접한 수치인데,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오토바이 기사는 "주행할 때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 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활주로가 잘 보이지 않아 비행기가 공항에 제때 내리지 못한 적도 있었고, 학교 350여 곳에는 한때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질문]
요즘 태국으로 관광 가려면 마스크를 꼭 가져가야 할 것 같네요.
자, 관광 얘기를 더 해볼까요?
요즘 태국으로 가는 중국 관광객들이 확 줄었다고 하죠?
그 원인이 납치 범죄 때문이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답변]
네, 최근 주로 중국인들을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이 SNS를 통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접근해 "일자리를 주겠다"는 미끼로 태국에 들어오게 한 뒤 공항에서 바로 납치했습니다.
이렇게 납치한 중국인들을 미얀마에 있는 근거지로 끌고 갔는데, 이곳 태국이 납치의 경유지가 되는 셈이죠.
이들이 어떻게 납치됐고 무슨 일을 당했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을 가린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남성.
실종된 지 나흘 만에 구출된 중국인 배우 왕 싱입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제가 여기에 있고, 제 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정부와 가족 모두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삭발 된 머리에 초췌한 모습, 젊고 활기찼던 배우의 외모가 나흘 만에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3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왕 싱.
영화를 찍자는 거짓 제안을 받고, 중국 상하이에서 날아왔습니다.
[탓차이 피타니라붓/태국 경찰청 부청장 :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태국인들과 함께 일한다며 (영화) 캐스팅을 하겠다고 유인했습니다."]
왕 싱을 태운 차가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 도시 매솟.
그 길로 강 건너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무장한 군인들이 저를 차 안에 밀어 넣은 뒤에야 그곳이 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왕 싱을 납치한 사기범들은 중국계 범죄 조직.
강제로 왕 싱의 머리카락을 다 깎고 전화 금융사기로 돈을 뜯는 교육을 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나요?) 못 나갔습니다. (머리를 깎을 때 그들이 뭐라고 했나요?) 그가 말하길…그곳의 규정 같았습니다. 모두가 머리를 깎은 채였으니까요."]
중국과 태국, 두 나라 정부가 나선 끝에 피랍된 지 나흘 만에 왕 싱을 구출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 : "그(왕 싱)를 찾았습니다. 그는 곧 태국 딱주의 매솟을 출발할 것입니다. 경찰이 그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를 찾았습니다."]
한 20대 중국인 모델도 실종된 지 한 달여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시 태국에 왔다가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잇따른 중국 연예인들의 실종과 생환, 이들뿐 아니라 20대 중국인 여성, 타이완인 관광객 등 이곳 태국에서 실종되거나 납치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피랍 경로가 된 '매솟'.
강 하나만 건너면 미얀마 미야와디입니다.
철조망 너머로 물건을 사고파는 국경 시장도 있습니다.
[태국-미얀마 국경 시장 상인 : "(여기서는 무엇을 팔고 있나요?) 우리는 담배를 팔아요."]
미야와디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곳곳에 외국인 피해자들이 갇혀 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안에서 일만 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 끌려간 건물은 더 컸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미야와디를 비롯한 미얀마 국경도시 5곳에 전기를 끊고 연료 판매도 금지했습니다.
[아누틴 찬위라꾼/태국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 : "이제 누구도 태국이 불법 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원하는 데 관여했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피해는 현지 주민들이 입고 있습니다.
기름을 사기 위해 한꺼번에 태국으로 몰려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미얀마의 반군 조직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이달 말까지, 범죄 조직에 연루된 중국인들 모두 추방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태국 정부의 이같은 강경 조치의 배경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태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관광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을 가장 많이 찾았던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카지 시리신/태국 방콕 노점상 : "제 딸이 마사지사인데, 최근 며칠 새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태국 정부는 무비자 정책 등으로 중국인 모시기에 힘썼지만 납치 사건이 걸림돌이 된 상황.
태국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태국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인공지능, AI로 중국어를 하는 영상까지 만들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중국어 AI 영상 : "태국 정부는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중국 친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미얀마 내 범죄 조직에 붙잡혀 있던 260여 명이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인 등 만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현지에 감금돼 있는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자료조사:이장미/촬영:KEMIN/통역:NICHMON/영상출처:태국 채널3·아마린TV·MC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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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15 22:12:55
- 수정2025-02-15 22: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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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태국으로 갑니다.
관광대국 부활을 꿈꾸는 태국 정부가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건기 때마다 하늘을 짙게 가리는 안개와 같은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여기다가 태국에서 중국인들을 미얀마로 끌고 간 범죄 조직의 납치 사건도 관광업 부흥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방콕 특파원 연결합니다.
정윤섭 특파원!
대기오염부터 알아볼까요?
목이 따가울 정도로 심하다고요?
[답변]
네, 요즘 방콕의 하늘은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기준치는 1세제곱미터당 37.5 마이크로그램인데, 지난주 이곳 방콕의 경우 135.1 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기준치의 4배에 근접한 수치인데,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오토바이 기사는 "주행할 때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 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활주로가 잘 보이지 않아 비행기가 공항에 제때 내리지 못한 적도 있었고, 학교 350여 곳에는 한때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질문]
요즘 태국으로 관광 가려면 마스크를 꼭 가져가야 할 것 같네요.
자, 관광 얘기를 더 해볼까요?
요즘 태국으로 가는 중국 관광객들이 확 줄었다고 하죠?
그 원인이 납치 범죄 때문이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답변]
네, 최근 주로 중국인들을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이 SNS를 통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접근해 "일자리를 주겠다"는 미끼로 태국에 들어오게 한 뒤 공항에서 바로 납치했습니다.
이렇게 납치한 중국인들을 미얀마에 있는 근거지로 끌고 갔는데, 이곳 태국이 납치의 경유지가 되는 셈이죠.
이들이 어떻게 납치됐고 무슨 일을 당했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을 가린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남성.
실종된 지 나흘 만에 구출된 중국인 배우 왕 싱입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제가 여기에 있고, 제 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정부와 가족 모두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삭발 된 머리에 초췌한 모습, 젊고 활기찼던 배우의 외모가 나흘 만에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3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왕 싱.
영화를 찍자는 거짓 제안을 받고, 중국 상하이에서 날아왔습니다.
[탓차이 피타니라붓/태국 경찰청 부청장 :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태국인들과 함께 일한다며 (영화) 캐스팅을 하겠다고 유인했습니다."]
왕 싱을 태운 차가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 도시 매솟.
그 길로 강 건너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무장한 군인들이 저를 차 안에 밀어 넣은 뒤에야 그곳이 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왕 싱을 납치한 사기범들은 중국계 범죄 조직.
강제로 왕 싱의 머리카락을 다 깎고 전화 금융사기로 돈을 뜯는 교육을 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나요?) 못 나갔습니다. (머리를 깎을 때 그들이 뭐라고 했나요?) 그가 말하길…그곳의 규정 같았습니다. 모두가 머리를 깎은 채였으니까요."]
중국과 태국, 두 나라 정부가 나선 끝에 피랍된 지 나흘 만에 왕 싱을 구출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 : "그(왕 싱)를 찾았습니다. 그는 곧 태국 딱주의 매솟을 출발할 것입니다. 경찰이 그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를 찾았습니다."]
한 20대 중국인 모델도 실종된 지 한 달여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시 태국에 왔다가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잇따른 중국 연예인들의 실종과 생환, 이들뿐 아니라 20대 중국인 여성, 타이완인 관광객 등 이곳 태국에서 실종되거나 납치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피랍 경로가 된 '매솟'.
강 하나만 건너면 미얀마 미야와디입니다.
철조망 너머로 물건을 사고파는 국경 시장도 있습니다.
[태국-미얀마 국경 시장 상인 : "(여기서는 무엇을 팔고 있나요?) 우리는 담배를 팔아요."]
미야와디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곳곳에 외국인 피해자들이 갇혀 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안에서 일만 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 끌려간 건물은 더 컸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미야와디를 비롯한 미얀마 국경도시 5곳에 전기를 끊고 연료 판매도 금지했습니다.
[아누틴 찬위라꾼/태국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 : "이제 누구도 태국이 불법 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원하는 데 관여했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피해는 현지 주민들이 입고 있습니다.
기름을 사기 위해 한꺼번에 태국으로 몰려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미얀마의 반군 조직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이달 말까지, 범죄 조직에 연루된 중국인들 모두 추방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태국 정부의 이같은 강경 조치의 배경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태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관광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을 가장 많이 찾았던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카지 시리신/태국 방콕 노점상 : "제 딸이 마사지사인데, 최근 며칠 새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태국 정부는 무비자 정책 등으로 중국인 모시기에 힘썼지만 납치 사건이 걸림돌이 된 상황.
태국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태국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인공지능, AI로 중국어를 하는 영상까지 만들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중국어 AI 영상 : "태국 정부는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중국 친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미얀마 내 범죄 조직에 붙잡혀 있던 260여 명이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인 등 만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현지에 감금돼 있는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자료조사:이장미/촬영:KEMIN/통역:NICHMON/영상출처:태국 채널3·아마린TV·MCOT
이번엔 태국으로 갑니다.
관광대국 부활을 꿈꾸는 태국 정부가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건기 때마다 하늘을 짙게 가리는 안개와 같은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여기다가 태국에서 중국인들을 미얀마로 끌고 간 범죄 조직의 납치 사건도 관광업 부흥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방콕 특파원 연결합니다.
정윤섭 특파원!
대기오염부터 알아볼까요?
목이 따가울 정도로 심하다고요?
[답변]
네, 요즘 방콕의 하늘은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기준치는 1세제곱미터당 37.5 마이크로그램인데, 지난주 이곳 방콕의 경우 135.1 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기준치의 4배에 근접한 수치인데,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오토바이 기사는 "주행할 때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 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활주로가 잘 보이지 않아 비행기가 공항에 제때 내리지 못한 적도 있었고, 학교 350여 곳에는 한때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질문]
요즘 태국으로 관광 가려면 마스크를 꼭 가져가야 할 것 같네요.
자, 관광 얘기를 더 해볼까요?
요즘 태국으로 가는 중국 관광객들이 확 줄었다고 하죠?
그 원인이 납치 범죄 때문이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답변]
네, 최근 주로 중국인들을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이 SNS를 통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접근해 "일자리를 주겠다"는 미끼로 태국에 들어오게 한 뒤 공항에서 바로 납치했습니다.
이렇게 납치한 중국인들을 미얀마에 있는 근거지로 끌고 갔는데, 이곳 태국이 납치의 경유지가 되는 셈이죠.
이들이 어떻게 납치됐고 무슨 일을 당했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을 가린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남성.
실종된 지 나흘 만에 구출된 중국인 배우 왕 싱입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제가 여기에 있고, 제 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정부와 가족 모두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삭발 된 머리에 초췌한 모습, 젊고 활기찼던 배우의 외모가 나흘 만에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3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왕 싱.
영화를 찍자는 거짓 제안을 받고, 중국 상하이에서 날아왔습니다.
[탓차이 피타니라붓/태국 경찰청 부청장 :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태국인들과 함께 일한다며 (영화) 캐스팅을 하겠다고 유인했습니다."]
왕 싱을 태운 차가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 도시 매솟.
그 길로 강 건너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무장한 군인들이 저를 차 안에 밀어 넣은 뒤에야 그곳이 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왕 싱을 납치한 사기범들은 중국계 범죄 조직.
강제로 왕 싱의 머리카락을 다 깎고 전화 금융사기로 돈을 뜯는 교육을 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었나요?) 못 나갔습니다. (머리를 깎을 때 그들이 뭐라고 했나요?) 그가 말하길…그곳의 규정 같았습니다. 모두가 머리를 깎은 채였으니까요."]
중국과 태국, 두 나라 정부가 나선 끝에 피랍된 지 나흘 만에 왕 싱을 구출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 : "그(왕 싱)를 찾았습니다. 그는 곧 태국 딱주의 매솟을 출발할 것입니다. 경찰이 그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를 찾았습니다."]
한 20대 중국인 모델도 실종된 지 한 달여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시 태국에 왔다가 미얀마로 끌려갔습니다.
잇따른 중국 연예인들의 실종과 생환, 이들뿐 아니라 20대 중국인 여성, 타이완인 관광객 등 이곳 태국에서 실종되거나 납치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피랍 경로가 된 '매솟'.
강 하나만 건너면 미얀마 미야와디입니다.
철조망 너머로 물건을 사고파는 국경 시장도 있습니다.
[태국-미얀마 국경 시장 상인 : "(여기서는 무엇을 팔고 있나요?) 우리는 담배를 팔아요."]
미야와디는 중국계 사기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곳곳에 외국인 피해자들이 갇혀 있습니다.
[왕 싱/피랍 중국인 : "건물 안에서 일만 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 끌려간 건물은 더 컸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미야와디를 비롯한 미얀마 국경도시 5곳에 전기를 끊고 연료 판매도 금지했습니다.
[아누틴 찬위라꾼/태국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 : "이제 누구도 태국이 불법 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원하는 데 관여했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피해는 현지 주민들이 입고 있습니다.
기름을 사기 위해 한꺼번에 태국으로 몰려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미얀마의 반군 조직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이달 말까지, 범죄 조직에 연루된 중국인들 모두 추방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태국 정부의 이같은 강경 조치의 배경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태국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관광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을 가장 많이 찾았던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카지 시리신/태국 방콕 노점상 : "제 딸이 마사지사인데, 최근 며칠 새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태국 정부는 무비자 정책 등으로 중국인 모시기에 힘썼지만 납치 사건이 걸림돌이 된 상황.
태국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태국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인공지능, AI로 중국어를 하는 영상까지 만들었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중국어 AI 영상 : "태국 정부는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중국 친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미얀마 내 범죄 조직에 붙잡혀 있던 260여 명이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인 등 만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현지에 감금돼 있는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오태규/자료조사:이장미/촬영:KEMIN/통역:NICHMON/영상출처:태국 채널3·아마린TV·MC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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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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