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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맥주'를 기억하실까요? 지난 2022년 9월 출시된 '뵈르(BEURRE) 맥주'는 버터향이 나는 라거 맥주로 SNS를 통해 '버터맥주'로 불리며 품절 행렬을 이어갔습니다.
성원에 힘입어 기획사도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 등의 문구를 사용해 광고를 진행했는데요.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맥주를 '버터 맥주'라고 광고하는 건 '거짓 광고'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 'MZ 품절템'에서 '제조정지' 처분까지
'뵈르 맥주'는 출시부터 '버터 맛이 나는 맥주'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나오는 버터맥주와 맛이 비슷하다는 입소문이 돌며 그 인기는 더 커졌는데요.
한 캔에 6,500원으로 일반 맥주보다 비싼 가격에도 당시 하루 3만 5,000캔씩 팔리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또, 지난 2023년 더현대서울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는 '뵈르 맥주'를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MZ템'으로 잘 나가던 '뵈르 맥주', 구설수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이 맥주의 이름인 '뵈르'는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합니다. '뵈르 맥주'의 기획사인 버추어컴퍼니는 SNS 광고, 홍보 포스터에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라는 문구를 추가해 광고했는데요.
문제는 이 맥주에 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맥주에 버터를 넣지 않았으면서 프랑스어로 버터를 의미하는 '뵈르'를 제품명에 사용한 게 허위광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에 따라 사용하지 않은 원재료명을 표시 광고한 게 위반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 2023년 3월 제조사 '부루구루'에 맥주 제조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하고, 기획사인 버추어 컴퍼니와 대표 박용인 씨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과 과대광고 혐의로 형사 고발했습니다. 박 씨는 혼성 그룹 어반자카파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 "고래밥엔 고래 있나"…결국 불구속기소
제조사인 '부루구루'는 "과자인 '고래밥'에도 고래가 들어가지 않았고, '곰표 맥주'에도 곰이 없다"며 " 재료의 특성을 강조한 상표일 뿐"이라고 식약처의 처분에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조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와 검찰은 기획사가 '버터 맥주'나 '버터 베이스' 등의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의 오인을 의도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식품표시광고법은 원재료 이름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려는 경우 반드시 해당 원재료를 제조나 가공 과정에서 실제로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재료 대신 합성착향료 등을 이용했다면 ‘버터맥주’가 아니라 ‘버터향 맥주’ 등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버터맥주'라는 표현은 맥주에 버터가 들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열린 행정 소송에선 제조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제조정지 처분이 취소됐습니다. 반면 검찰은 결국 지난 2023년 12월 박 씨와 버추어컴퍼니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습니다.
■"버터가 들어갔다고 오인하게끔 한 거짓·과장 광고"
법원은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상품명에 '뵈르'를 포함하고, '버터 베이스' 등의 문구로 광고한 행위가 거짓 광고라고 봤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이민지 판사)은 오늘(18일) 박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불법 행위자와 법인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버추어컴퍼니에는 벌금 1천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제품에 버터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뵈르'(BEURRE·버터)라는 문자를 크게 표시하고 버터 베이스에 특정 풍미가 기재됐다고 광고했다"며 "이는 소비자가 제품에 버터가 들어갔다고 오인하게끔 한 것으로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박 씨가 거짓·과장 광고를 할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맥주를 제작·공급한 제조사 부루구루의 대표는 검찰에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대표는 '맥주에 버터를 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버터맥주와 버터비어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고 알려줬다'고 진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버터맥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박 씨는 상품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기에 상당한 고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박 씨가 벌금형 이외에 다른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위반 사항이 시정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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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터 없는 버터맥주는 거짓광고”…어반자카파 박용인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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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18 1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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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맥주'를 기억하실까요? 지난 2022년 9월 출시된 '뵈르(BEURRE) 맥주'는 버터향이 나는 라거 맥주로 SNS를 통해 '버터맥주'로 불리며 품절 행렬을 이어갔습니다.
성원에 힘입어 기획사도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 등의 문구를 사용해 광고를 진행했는데요.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맥주를 '버터 맥주'라고 광고하는 건 '거짓 광고'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 'MZ 품절템'에서 '제조정지' 처분까지
'뵈르 맥주'는 출시부터 '버터 맛이 나는 맥주'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나오는 버터맥주와 맛이 비슷하다는 입소문이 돌며 그 인기는 더 커졌는데요.
한 캔에 6,500원으로 일반 맥주보다 비싼 가격에도 당시 하루 3만 5,000캔씩 팔리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습니다. 또, 지난 2023년 더현대서울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는 '뵈르 맥주'를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MZ템'으로 잘 나가던 '뵈르 맥주', 구설수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이 맥주의 이름인 '뵈르'는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합니다. '뵈르 맥주'의 기획사인 버추어컴퍼니는 SNS 광고, 홍보 포스터에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라는 문구를 추가해 광고했는데요.
문제는 이 맥주에 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맥주에 버터를 넣지 않았으면서 프랑스어로 버터를 의미하는 '뵈르'를 제품명에 사용한 게 허위광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에 따라 사용하지 않은 원재료명을 표시 광고한 게 위반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 2023년 3월 제조사 '부루구루'에 맥주 제조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하고, 기획사인 버추어 컴퍼니와 대표 박용인 씨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과 과대광고 혐의로 형사 고발했습니다. 박 씨는 혼성 그룹 어반자카파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 "고래밥엔 고래 있나"…결국 불구속기소
제조사인 '부루구루'는 "과자인 '고래밥'에도 고래가 들어가지 않았고, '곰표 맥주'에도 곰이 없다"며 " 재료의 특성을 강조한 상표일 뿐"이라고 식약처의 처분에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조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와 검찰은 기획사가 '버터 맥주'나 '버터 베이스' 등의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의 오인을 의도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식품표시광고법은 원재료 이름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려는 경우 반드시 해당 원재료를 제조나 가공 과정에서 실제로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재료 대신 합성착향료 등을 이용했다면 ‘버터맥주’가 아니라 ‘버터향 맥주’ 등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버터맥주'라는 표현은 맥주에 버터가 들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열린 행정 소송에선 제조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제조정지 처분이 취소됐습니다. 반면 검찰은 결국 지난 2023년 12월 박 씨와 버추어컴퍼니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습니다.
■"버터가 들어갔다고 오인하게끔 한 거짓·과장 광고"
법원은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상품명에 '뵈르'를 포함하고, '버터 베이스' 등의 문구로 광고한 행위가 거짓 광고라고 봤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이민지 판사)은 오늘(18일) 박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불법 행위자와 법인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버추어컴퍼니에는 벌금 1천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제품에 버터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뵈르'(BEURRE·버터)라는 문자를 크게 표시하고 버터 베이스에 특정 풍미가 기재됐다고 광고했다"며 "이는 소비자가 제품에 버터가 들어갔다고 오인하게끔 한 것으로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박 씨가 거짓·과장 광고를 할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맥주를 제작·공급한 제조사 부루구루의 대표는 검찰에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대표는 '맥주에 버터를 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버터맥주와 버터비어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고 알려줬다'고 진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버터맥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박 씨는 상품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기에 상당한 고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박 씨가 벌금형 이외에 다른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위반 사항이 시정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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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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