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러시아 신규 제재안 합의…미국의 제재 해제 방침과 엇갈려

유럽연합(EU)이 현지시각 19일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원유를 밀수하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 등을 겨냥한 신규 제재안에 합의했습니다.

EU 27개국 대사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상주대표회의에서 16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 정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제재 패키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인 이달 24일 열리는 EU 외교장관회의에서 공식 채택될 예정입니다.

EU 소식통에 따르면 서방 제재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하는 그림자 함대로 지목된 선박 70여척이 추가 제재 대상입니다.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산 1차 알루미늄의 '단계적 수입 금지'도 포함됐습니다.

1차 알루미늄 제재는 상한선을 정해 유럽 업체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일정 기간 허용한 뒤 이후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 러시아 은행 10여개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러시아의 제재 우회를 돕는 개인 및 법인, 러시아 언론사 등이 제재 목록에 추가됩니다.

EU 대사들의 이번 합의는 18일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 러시아 제재 해제에 관한 언급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이뤄졌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회담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EU도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기에 일정 시점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유럽도 러시아 제재 문제 등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9일 SNS를 통해 16차 제재안 합의를 환영하면서 "러시아를 계속 압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신규 제재로) 러시아의 전쟁기계가 작동하게 하는 뒷구멍을 막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리의 결의를 꺾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