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환노위 ‘오요안나 사건’ 두고 공방…청문회 개최엔 공감대

여야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 사망사건의 원인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오늘(20일) 국회 환노위 전체 회의에서 2017년 파업 불참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사건의 원인으로 많은 분이 MBC의 고질적 사내 문화를 얘기한다. 공정성 문제와는 별개로 꼭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은 “고 오요안나 씨 경우 2년 8개월간 지속된 괴롭힘에도 회사 차원의 인지나 조사가 전혀 없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이나 감독에 대한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화된 조직문화, 피해를 본 근로자와 유족들을 대하는 태도, 비판 여론에 대한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면 MBC는 이미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야당은 ‘무늬만 프리랜서’를 양산하는 방송사 특유의 근로 형태와 관행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 해고된 청주방송(CJB) 프리랜서 PD 고(故) 이재학 씨 사례를 언급하며 “고 오요안나 씨 사망사건의 뿌리에 방송사의 고질적인 ‘비정규직 백화점’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김태선 의원 역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당연히 있는 거고, 좀 더 깊숙이 보면 사건의 본질은 방송업계에 만연한 무늬만 프리랜서 계약 구조 형태와 방송사의 사용자 책임 회피 구조에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우리 사회의 고용 구조 때문에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500∼600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여야와 정부 모두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의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민주당 박정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바로 다음 날 시작했다. 잘하셨다”면서도, “이런 것들이 평균성, 균형성을 가져야지 오해받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도 “고 오요안나 씨 사건을 절대 정치적인 문제로 삼지 않겠다. 그렇게 이용하면 안 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여야는 오 씨 사망사건 관련 청문회 또는 공청회를 여는 데 공감을 이뤘습니다.

향후 MBC의 자체 진상조사와 특별근로감독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공론화 방법은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