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벗삼아, 시를 벗삼아’

입력 2005.12.30 (22:1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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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돈과 욕망이 우선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단출한 삶을 살며 시어를 낚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으로 시심을 키우는 두 시인을 나신하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발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가는 길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힘/

말랑말랑함 힘"

돈과 속도의 용광로인 도시를 훌쩍 떠나온 지 10년.

올해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 함민복 시인은 갯마을에서 고깃배를 타고 갯일을 거들며 시를 씁니다.

<인터뷰> 함민복(시인/김수영 문학상 수상): "적게 벌면 적게 벌어 살고 그렇게 살면서 그냥 자족하며 사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월세10만원짜리 빈집의 두평 남짓한 방이 침실이자 창작 공간입니다.

시인은 갯벌의 생명력을 노래하는 자신의 시가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올해 천상병 문학상을 받은 김신용 시인은 독학으로 시를 깨우쳤습니다.

산기슭에서 텃밭을 일구며 최소한의 필요를 채우는 생활이 시 쓰기에 제격이라고 흐믓해합니다.

<인터뷰> 김신용(시인/천상병문학상 수상): "시를 쓸 수 있는 내 자신의 공간을 만들려면 스스로 물질에서부터 내 자신이 스스로 경계시키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

일용 노동자로 떠돌던 40년 세월, 시는 희망이자 구원이었습니다.

고통스럽던 가난도 감수성의 원천이 됐습니다.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곳을 찾아 조만간 바닷가로 떠날 생각입니다.

"발자국은 없고,바퀴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이 흔들린다/사는일이,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KBS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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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을 벗삼아, 시를 벗삼아’
    • 입력 2005-12-30 21:38:2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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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돈과 욕망이 우선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단출한 삶을 살며 시어를 낚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으로 시심을 키우는 두 시인을 나신하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발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가는 길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힘/ 말랑말랑함 힘" 돈과 속도의 용광로인 도시를 훌쩍 떠나온 지 10년. 올해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 함민복 시인은 갯마을에서 고깃배를 타고 갯일을 거들며 시를 씁니다. <인터뷰> 함민복(시인/김수영 문학상 수상): "적게 벌면 적게 벌어 살고 그렇게 살면서 그냥 자족하며 사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월세10만원짜리 빈집의 두평 남짓한 방이 침실이자 창작 공간입니다. 시인은 갯벌의 생명력을 노래하는 자신의 시가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올해 천상병 문학상을 받은 김신용 시인은 독학으로 시를 깨우쳤습니다. 산기슭에서 텃밭을 일구며 최소한의 필요를 채우는 생활이 시 쓰기에 제격이라고 흐믓해합니다. <인터뷰> 김신용(시인/천상병문학상 수상): "시를 쓸 수 있는 내 자신의 공간을 만들려면 스스로 물질에서부터 내 자신이 스스로 경계시키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 일용 노동자로 떠돌던 40년 세월, 시는 희망이자 구원이었습니다. 고통스럽던 가난도 감수성의 원천이 됐습니다.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곳을 찾아 조만간 바닷가로 떠날 생각입니다. "발자국은 없고,바퀴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이 흔들린다/사는일이,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KBS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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