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민주주의 위협”…주한영국대사가 지켜본 ‘계엄 사태’는?
입력 2025.02.22 (08:00)
수정 2025.02.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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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대표적인 지한파 외교관입니다. 2022년 2월 주한영국대사로 부임했는데 그전에는 주북 영국대사로 평양에서 근무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에서 모두 근무한 외교관으로서 한반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고 한국어도 유창합니다.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지난해 12.3 계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한국 국민과 함께 계엄 사태를 TV로 지켜봤다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헌법에 의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3년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북한군의 현대전 경험 능력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또 한국행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에 대해선 한국의 헌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하 주요 내용 일문일답.
Q. 한국 언론과 굉장히 오랜만에 인터뷰하시는 거죠?
A.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Q.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를 할 텐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이 지금 한국과 영국, 그리고 전 세계에 갖는 의미를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3년 전에 푸틴의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그 잔혹한 영향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 혼란이 발생했고, 또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몹시 나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참혹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저지른 무자비한 행위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학교가 공격을 받았고, 병원도 공격당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러시아가 공격한 것은 단순히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기본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봅니다.

Q. 대사관에 들어오면서 보니,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더라고요. 또 오늘(21일) 영국 대사관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함께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개최했더군요. 영국이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상징적인 지원 외에도 어떤 구체적인 지원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네, 사실 제가 3년 전에 대사로 부임했을 때, 그때쯤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대사관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왔고, 저는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회복력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다큐멘터리 영화 행사는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했는데,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들을 강제적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조명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저는 한국인들이 6.25 전쟁 당시 이산가족 문제를 겪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영국 외무장관도 그렇고 대사님께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이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러시아는 여러 차례 대한민국의 국익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관계를 보면, 러시아가 한반도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이 자국의 군인들과 무기를 시험대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전쟁을 통해 북한의 군사력과 무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현대전 기술을 배우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유럽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사실 러시아와 북한이 서로 동맹을 맺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 인도·태평양 안보와 유럽-대서양 안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Q.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와 유럽, 그리고 한국 같은 주요 국가들은 배제되고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앞으로 휴전 협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당사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입니다. 따라서 휴전 협상이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협상 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도 이 전쟁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의 약 3분의 2가 유럽에서 이루어졌고, 군사 지원도 유럽 국가들이 절반 이상을 제공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도 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Q. 최근 한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슈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인들입니다. 이들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는데 한국으로 오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A.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많은 북한 군인이 사망했고 다쳤습니다. 포로들의 향후 처우에 대해서는 제가 외국인의 입장에서 쉽게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 헌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한국에서는 12.3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정치적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셨나요?
A. 네, 열심히 지켜봤습니다.
Q. TV로 생중계로 보신 거죠?
A. 네, 한국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Q. 영국 정부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혼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먼저, 계엄령이 그날 밤 해제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외국인으로서 특별한 역할을 하거나 의견을 가지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영국 정부는 한국 국민과 기관들이 헌법과 법에 따라,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사실 한국과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무역, 투자, 기후, 에너지, 안보, 국방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과 문화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내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이러한 협력이 최대한 빨리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도 계엄 사태 이후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큽니다. 영국 정부와 대사님께서는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영국 정부는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가요?
A. 많은 장면에서, 전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짜뉴스 등) 인터넷에서의 선거 개입이 발생하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가 탄압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영국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언제 어디서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옹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언론 자유 동맹’을 지지하고 있으며, G7과 같은 민주주의 기반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한때 영국을 포함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이 11월 한국의 APEC 정상회의를 보이콧할 거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한국의 11월 APEC 정상회의 준비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사실 영국은 APE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이며, 외교적으로도 수준이 높은 국가라는 점입니다. APEC 정상회의도 다른 정상회의들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3년간 대사로 계셨는데, 어떤 소회를 느끼셨는지, 그리고 KBS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A. 영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고, 역사와 문화도 다릅니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를 보면 두 나라가 공유하는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민주주의, 자유무역, 법치, 인권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영국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세계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과 영국이 공유하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강력한 소프트 파워를 가진 국가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것이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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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대표적인 지한파 외교관입니다. 2022년 2월 주한영국대사로 부임했는데 그전에는 주북 영국대사로 평양에서 근무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에서 모두 근무한 외교관으로서 한반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고 한국어도 유창합니다.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지난해 12.3 계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한국 국민과 함께 계엄 사태를 TV로 지켜봤다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헌법에 의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3년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북한군의 현대전 경험 능력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또 한국행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에 대해선 한국의 헌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하 주요 내용 일문일답.
Q. 한국 언론과 굉장히 오랜만에 인터뷰하시는 거죠?
A.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Q.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를 할 텐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이 지금 한국과 영국, 그리고 전 세계에 갖는 의미를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3년 전에 푸틴의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그 잔혹한 영향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 혼란이 발생했고, 또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몹시 나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참혹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저지른 무자비한 행위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학교가 공격을 받았고, 병원도 공격당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러시아가 공격한 것은 단순히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기본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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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사관에 들어오면서 보니,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더라고요. 또 오늘(21일) 영국 대사관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함께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개최했더군요. 영국이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상징적인 지원 외에도 어떤 구체적인 지원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네, 사실 제가 3년 전에 대사로 부임했을 때, 그때쯤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대사관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왔고, 저는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회복력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다큐멘터리 영화 행사는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공동으로 개최했는데,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들을 강제적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조명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저는 한국인들이 6.25 전쟁 당시 이산가족 문제를 겪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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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국 외무장관도 그렇고 대사님께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이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러시아는 여러 차례 대한민국의 국익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관계를 보면, 러시아가 한반도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이 자국의 군인들과 무기를 시험대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전쟁을 통해 북한의 군사력과 무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현대전 기술을 배우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유럽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사실 러시아와 북한이 서로 동맹을 맺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 인도·태평양 안보와 유럽-대서양 안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Q.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와 유럽, 그리고 한국 같은 주요 국가들은 배제되고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앞으로 휴전 협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당사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입니다. 따라서 휴전 협상이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협상 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도 이 전쟁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의 약 3분의 2가 유럽에서 이루어졌고, 군사 지원도 유럽 국가들이 절반 이상을 제공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도 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Q. 최근 한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슈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인들입니다. 이들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는데 한국으로 오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A.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많은 북한 군인이 사망했고 다쳤습니다. 포로들의 향후 처우에 대해서는 제가 외국인의 입장에서 쉽게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 헌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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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한국에서는 12.3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정치적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셨나요?
A. 네, 열심히 지켜봤습니다.
Q. TV로 생중계로 보신 거죠?
A. 네, 한국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Q. 영국 정부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혼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먼저, 계엄령이 그날 밤 해제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외국인으로서 특별한 역할을 하거나 의견을 가지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영국 정부는 한국 국민과 기관들이 헌법과 법에 따라,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사실 한국과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무역, 투자, 기후, 에너지, 안보, 국방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과 문화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내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이러한 협력이 최대한 빨리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도 계엄 사태 이후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큽니다. 영국 정부와 대사님께서는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영국 정부는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가요?
A. 많은 장면에서, 전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짜뉴스 등) 인터넷에서의 선거 개입이 발생하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가 탄압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영국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언제 어디서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옹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언론 자유 동맹’을 지지하고 있으며, G7과 같은 민주주의 기반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한때 영국을 포함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이 11월 한국의 APEC 정상회의를 보이콧할 거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한국의 11월 APEC 정상회의 준비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사실 영국은 APE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이며, 외교적으로도 수준이 높은 국가라는 점입니다. APEC 정상회의도 다른 정상회의들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3년간 대사로 계셨는데, 어떤 소회를 느끼셨는지, 그리고 KBS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A. 영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고, 역사와 문화도 다릅니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를 보면 두 나라가 공유하는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민주주의, 자유무역, 법치, 인권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영국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세계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과 영국이 공유하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강력한 소프트 파워를 가진 국가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것이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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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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