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도 무시한 리딩방 사기…“지난해 7천억 원 넘게 털려”

입력 2025.02.26 (12:00) 수정 2025.02.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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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가 지난해에만 1만 4천여 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7천억 원이 넘은 거로 집계됐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투자 리딩방 특별 단속 결과 2023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건 7천232건을 수사해 피의자 3천3백 명을 검거하고, 이 중 734명을 구속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투자 리딩방 사기 수법이 나날이 더욱 정교해지는 만큼, '온라인은 모든 게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혹한 순간 전 재산이 날아갈 수 있는 리딩방 범죄, 그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수법은 다양해도…내용은 하나같이 "고수익 보장"

대부분의 리딩방 사기는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네 단계를 거쳐 피해자를 사로잡습니다.

먼저 전화와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이후 공개 채팅방에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그곳에서 바람잡이가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가짜 주식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속임수로 피해자를 홀려 결국 투자를 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는 보통 ▲무료 투자 정보 제공 ▲급등주·상장 예정 주식 ▲코인 투자 안내 ▲투자전문가나 유명인 사칭 등을 내세웁니다.

연애 감정을 발전시킨 뒤 투자를 유도하는 '로맨스 스캠'과 결합된 리딩방 사기 유형도 등장했습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지에서 활동하는 범죄단체가 SNS상에서 여성으로 가장해 호감을 산 뒤에, "미국에서 금 선물투자로 많은 수익을 얻었다, 사이트에 회원가입 후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수법으로 해당 범죄단체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피해자 84명으로부터 122억 원을 뜯어갔습니다.

경찰은 이들 단체를 추적해 자금세탁을 한 총책 등 20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습니다.

이 같은 투자 리딩방 범죄에 대해 경찰은 2023년부터 특별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8천104건 의 투자 리딩방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고, 수사를 통해 피의자 7천514명이 검거됐습니다. 피해액만 7천104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청은 관련 피해가 계속됨에 따라 올해 10월 31일까지 특별 단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 리딩방 범죄는 세계가 무대? 세계 GDP 1.05%가 사기 피해액!

비대면 범죄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리딩방 범죄의 특징상, 리딩방 범죄 조직의 거점이 해외에 있다면 더욱 추적과 검거가 쉽지 않습니다.

해외 거점 사기 조직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데, 국제사기방지연합(GASA)는 2023년 전 세계 사기 피해액을 한화로 1천470조 원에 달하는 금액인 1조260억달러로 집계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GDP의 1.05%에 해당하는 액수기도 합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태국, 필리핀,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와의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에는 태국 경찰청에 파견 중인 한국 협력관이 첩보를 입수한 뒤, 합동 검거 작전을 펼쳐 방콕에 거점을 둔 사기 조직원 8명을 검거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라오스에 거주하던 '골든 트라이앵글 거점 투자 리딩방'의 총책 1명을 현지에서 검거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투자 리딩방 총책을 포함해 5명을 현지에서 검거, 조직원 1명을 이달 송환했습니다.

라오스와 필리핀 사건의 경우 인터폴 채널을 통해 현지 경찰과 협력, 합동 추적팀을 편성하는 등 작전을 통해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성과가 있지만, 해외 거점 조직의 경우 국제 공조에 한계가 있을 때도 있고, 피해금을 온전히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고 경찰은 설명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단 겁니다.

■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그렇다면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리딩방 사기의 시나리오가 다양해지고 범행 수법도 고도화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예방법을 모두 숙지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기본적으로 아래 세 가지 방법만 숙지하면 웬만한 피해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투자 리딩방 피해 예방 수칙]

①온라인은 모든 게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②문자메시지, 개인이 전송한 링크로 접속해 앱을 깔면 안 된다

③투자하려면 반드시 검증된 회사를 직접 이용하라

수백 명이 있는 공개 채팅방과 카페도, 주식거래 앱도,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투자전문가와 유명인의 홍보도 가짜일 수 있으니 항상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 문자메시지와 SNS 등으로 전송된 링크를 누르기만 해도 악성 앱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은행·증권사·가상자산거래소 등은 항상 검증된 회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경찰은 "사기 수법이 워낙 정교해 경찰관도 피해를 보는 실정"이라며 "무엇보다 온라인은 모든 게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위에 정리된 피해 예방 수칙을 본인부터 숙지하고, 가족과 친구 등 지인들에게도 알려드리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혹시나 주변에 '리딩방 사기가 아닐까'하고 고민하는 지인이 있다면, 이 기사를 공유해주는 것도 피해 예방의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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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2-26 14: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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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가 지난해에만 1만 4천여 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7천억 원이 넘은 거로 집계됐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투자 리딩방 특별 단속 결과 2023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건 7천232건을 수사해 피의자 3천3백 명을 검거하고, 이 중 734명을 구속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투자 리딩방 사기 수법이 나날이 더욱 정교해지는 만큼, '온라인은 모든 게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혹한 순간 전 재산이 날아갈 수 있는 리딩방 범죄, 그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수법은 다양해도…내용은 하나같이 "고수익 보장"

대부분의 리딩방 사기는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네 단계를 거쳐 피해자를 사로잡습니다.

먼저 전화와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이후 공개 채팅방에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그곳에서 바람잡이가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가짜 주식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속임수로 피해자를 홀려 결국 투자를 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는 보통 ▲무료 투자 정보 제공 ▲급등주·상장 예정 주식 ▲코인 투자 안내 ▲투자전문가나 유명인 사칭 등을 내세웁니다.

연애 감정을 발전시킨 뒤 투자를 유도하는 '로맨스 스캠'과 결합된 리딩방 사기 유형도 등장했습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지에서 활동하는 범죄단체가 SNS상에서 여성으로 가장해 호감을 산 뒤에, "미국에서 금 선물투자로 많은 수익을 얻었다, 사이트에 회원가입 후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수법으로 해당 범죄단체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피해자 84명으로부터 122억 원을 뜯어갔습니다.

경찰은 이들 단체를 추적해 자금세탁을 한 총책 등 20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습니다.

이 같은 투자 리딩방 범죄에 대해 경찰은 2023년부터 특별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8천104건 의 투자 리딩방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고, 수사를 통해 피의자 7천514명이 검거됐습니다. 피해액만 7천104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청은 관련 피해가 계속됨에 따라 올해 10월 31일까지 특별 단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 리딩방 범죄는 세계가 무대? 세계 GDP 1.05%가 사기 피해액!

비대면 범죄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리딩방 범죄의 특징상, 리딩방 범죄 조직의 거점이 해외에 있다면 더욱 추적과 검거가 쉽지 않습니다.

해외 거점 사기 조직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데, 국제사기방지연합(GASA)는 2023년 전 세계 사기 피해액을 한화로 1천470조 원에 달하는 금액인 1조260억달러로 집계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GDP의 1.05%에 해당하는 액수기도 합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태국, 필리핀,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와의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에는 태국 경찰청에 파견 중인 한국 협력관이 첩보를 입수한 뒤, 합동 검거 작전을 펼쳐 방콕에 거점을 둔 사기 조직원 8명을 검거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라오스에 거주하던 '골든 트라이앵글 거점 투자 리딩방'의 총책 1명을 현지에서 검거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투자 리딩방 총책을 포함해 5명을 현지에서 검거, 조직원 1명을 이달 송환했습니다.

라오스와 필리핀 사건의 경우 인터폴 채널을 통해 현지 경찰과 협력, 합동 추적팀을 편성하는 등 작전을 통해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성과가 있지만, 해외 거점 조직의 경우 국제 공조에 한계가 있을 때도 있고, 피해금을 온전히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고 경찰은 설명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단 겁니다.

■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그렇다면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리딩방 사기의 시나리오가 다양해지고 범행 수법도 고도화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예방법을 모두 숙지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기본적으로 아래 세 가지 방법만 숙지하면 웬만한 피해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투자 리딩방 피해 예방 수칙]

①온라인은 모든 게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②문자메시지, 개인이 전송한 링크로 접속해 앱을 깔면 안 된다

③투자하려면 반드시 검증된 회사를 직접 이용하라

수백 명이 있는 공개 채팅방과 카페도, 주식거래 앱도,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투자전문가와 유명인의 홍보도 가짜일 수 있으니 항상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 문자메시지와 SNS 등으로 전송된 링크를 누르기만 해도 악성 앱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은행·증권사·가상자산거래소 등은 항상 검증된 회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경찰은 "사기 수법이 워낙 정교해 경찰관도 피해를 보는 실정"이라며 "무엇보다 온라인은 모든 게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위에 정리된 피해 예방 수칙을 본인부터 숙지하고, 가족과 친구 등 지인들에게도 알려드리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혹시나 주변에 '리딩방 사기가 아닐까'하고 고민하는 지인이 있다면, 이 기사를 공유해주는 것도 피해 예방의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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