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 박지현 화상 인터뷰 “이 선택이 헛되지 않기를…”

입력 2025.02.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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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 현지에서 KBS와 화상 인터뷰 중인 박지현마요르카 현지에서 KBS와 화상 인터뷰 중인 박지현

2023~2024시즌 여자 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끌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지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택을 했다. 예정된 'FA 대박' 계약을 포기하고 과감히 해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결국, 박지현은 지난해 5월 호주 2부리그 뱅크스타운과 계약하며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약 3달 뒤 이번엔 뉴질랜드 리그 토코마나와 퀸즈로 소속팀을 옮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스페인 2부 리그 아줄마리오 마요르카 팔마와 계약해 마침내 유럽 무대 진출까지 이뤄냈다.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세 나라를 누비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꿈을 향한 박지현의 여정에 망설임은 없었다.

마요르카 현지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박지현은 "힘든 부분은 확실히 있다. 하지만 힘든 경험하려고 이곳에 왔으니까 너무 당연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겨내고 있다."고 밝혔다.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은 박지현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은 박지현

■ 낯선 농구, 외로운 타지 생활
마요르카 이적 후 여러 차례 경기에 출전한 박지현은 한국과 유럽 농구의 차이를 분명하게 느꼈다.

박지현은 "한국과 유럽 모두 농구는 팀 스포츠지만, 여기는 팀 안에 속해있으면서도 내 역량을 뽐내야 하는 플레이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지션 부분에서도 박지현은 "한국에선 사실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 냈었는데, 이 팀에선 주로 스몰 포워드, 아니면 슈팅 가드로 뛰고 있다. 포지션이 고정된 적이 없다."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낯선 유럽의 농구만이 박지현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외로운 해외 생활도 스스로 이겨내는 중이다.

해외 진출 초기엔 부모님과 통화 도중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는 박지현은 "지금은 부모님의 걱정을 덜기 위해 최대한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며 한층 성숙해진 속내를 드러냈다.

우리은행 시절 위성우 감독과 박지현우리은행 시절 위성우 감독과 박지현

■'밉지만 감사한' 위성우 감독
박지현이 해외에 나가서 깨달은 바가 하나 있다. 바로 우리은행의 '위대인' 위성우 감독의 위대함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우리은행의 성적에 관해 묻자, 박지현은 "우리은행의 1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주축 선수가 빠져나갔는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줄곧 우리은행 한 팀에서만 뛰었던 박지현은 "밖에 나와서 새로운 지도자들을 만나다 보니, 위성우 감독님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농구에 진심이고 대단하신 분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위 감독을 향한 찬사를 보냈다.

박지현은 또 현재 소속팀인 마요르카의 코치가 위성우 감독의 '순한 맛' 같다며 위 감독이 종종 떠오른다고 웃음을 지었다.

위 감독은 박지현에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박지현은 "위 감독님이 문자로 '자기는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도전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모습을 너무 응원해 주고 싶고 지켜보겠다.'고 해주셔서 저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졌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우리은행 시절 위 감독의 엄한 가르침을 받았었는데 이제 서운함은 사라졌냐는 질문엔 "아니다. 미웠던 순간들은 여전히 밉다. 미웠던 순간은 그냥 밉지만, 감사한 것은 감사한 딱 그 마음이다."라며 여전히 애증의 관계임을 드러냈다.

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현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현

■이 '노력'이, 이 '도전'이, 이 '선택'이…헛되지 않기를
박지현의 도전이 아직 뚜렷한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니다. 또 언제가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다. 한국 여자 농구선수에게 해외 무대는 무리라는 편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지현은 "편견 없는 세상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것을 이겨내고 뭔가를 이루어냈을 때 느끼는 짜릿함과 성취감이 분명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편견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박지현 스스로도 해외 진출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100% 확신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박지현은 이 도전이란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돌아갈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과정만으로도 나중에 훗날 돌아봤을 때 '나한테 많은 걸 안겨줬구나 ' '이 노력이 이 도전이 이 선택이 정말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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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요르카 박지현 화상 인터뷰 “이 선택이 헛되지 않기를…”
    • 입력 2025-02-28 15:29:38
    스포츠K
마요르카 현지에서 KBS와 화상 인터뷰 중인 박지현
2023~2024시즌 여자 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끌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지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택을 했다. 예정된 'FA 대박' 계약을 포기하고 과감히 해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결국, 박지현은 지난해 5월 호주 2부리그 뱅크스타운과 계약하며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약 3달 뒤 이번엔 뉴질랜드 리그 토코마나와 퀸즈로 소속팀을 옮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스페인 2부 리그 아줄마리오 마요르카 팔마와 계약해 마침내 유럽 무대 진출까지 이뤄냈다.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세 나라를 누비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꿈을 향한 박지현의 여정에 망설임은 없었다.

마요르카 현지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박지현은 "힘든 부분은 확실히 있다. 하지만 힘든 경험하려고 이곳에 왔으니까 너무 당연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겨내고 있다."고 밝혔다.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은 박지현
■ 낯선 농구, 외로운 타지 생활
마요르카 이적 후 여러 차례 경기에 출전한 박지현은 한국과 유럽 농구의 차이를 분명하게 느꼈다.

박지현은 "한국과 유럽 모두 농구는 팀 스포츠지만, 여기는 팀 안에 속해있으면서도 내 역량을 뽐내야 하는 플레이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지션 부분에서도 박지현은 "한국에선 사실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 냈었는데, 이 팀에선 주로 스몰 포워드, 아니면 슈팅 가드로 뛰고 있다. 포지션이 고정된 적이 없다."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낯선 유럽의 농구만이 박지현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니다. 외로운 해외 생활도 스스로 이겨내는 중이다.

해외 진출 초기엔 부모님과 통화 도중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는 박지현은 "지금은 부모님의 걱정을 덜기 위해 최대한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며 한층 성숙해진 속내를 드러냈다.

우리은행 시절 위성우 감독과 박지현
■'밉지만 감사한' 위성우 감독
박지현이 해외에 나가서 깨달은 바가 하나 있다. 바로 우리은행의 '위대인' 위성우 감독의 위대함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우리은행의 성적에 관해 묻자, 박지현은 "우리은행의 1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주축 선수가 빠져나갔는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줄곧 우리은행 한 팀에서만 뛰었던 박지현은 "밖에 나와서 새로운 지도자들을 만나다 보니, 위성우 감독님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농구에 진심이고 대단하신 분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위 감독을 향한 찬사를 보냈다.

박지현은 또 현재 소속팀인 마요르카의 코치가 위성우 감독의 '순한 맛' 같다며 위 감독이 종종 떠오른다고 웃음을 지었다.

위 감독은 박지현에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박지현은 "위 감독님이 문자로 '자기는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도전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모습을 너무 응원해 주고 싶고 지켜보겠다.'고 해주셔서 저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졌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우리은행 시절 위 감독의 엄한 가르침을 받았었는데 이제 서운함은 사라졌냐는 질문엔 "아니다. 미웠던 순간들은 여전히 밉다. 미웠던 순간은 그냥 밉지만, 감사한 것은 감사한 딱 그 마음이다."라며 여전히 애증의 관계임을 드러냈다.

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현
■이 '노력'이, 이 '도전'이, 이 '선택'이…헛되지 않기를
박지현의 도전이 아직 뚜렷한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니다. 또 언제가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다. 한국 여자 농구선수에게 해외 무대는 무리라는 편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지현은 "편견 없는 세상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것을 이겨내고 뭔가를 이루어냈을 때 느끼는 짜릿함과 성취감이 분명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편견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박지현 스스로도 해외 진출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100% 확신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박지현은 이 도전이란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돌아갈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과정만으로도 나중에 훗날 돌아봤을 때 '나한테 많은 걸 안겨줬구나 ' '이 노력이 이 도전이 이 선택이 정말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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