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서버 김연경에 쏠린 환호…“하나된 모습으로 통합 우승 마무리”
입력 2025.03.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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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배구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한 마음으로 오로지 '한 선수'만을 향해 응원할 수 있을까.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선 쉽게 보기 어렵지만, 실제로 오늘(1일) 만원 관중을 이룬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나온 일이다.
바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이 트레이닝 저지를 벗고 코트 위에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온 순간이었다.
■보기 드문 웜업존의 김연경…"챔프전 대비 체력 안배"
오늘(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는 지금껏 배구 경기 현장에서 쉽게 보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 계속됐다.
티켓 판매 3분 만에 전석이 매진된 데 이어, 입석으로라도 경기를 보기 위한 매표소 줄이 이어졌고, 정관장의 메가,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물론 각 팀 그 어떤 주전 자원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사실 두 팀에겐 오늘의 경기는 결과를 얻기 위함보다는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점검하는 목적이 컸다.

지난달 26일 정관장이 GS칼텍스에 지면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김연경과 투트쿠, 피치 등 기존 주전 멤버들에게 모두 휴식을 주고 젊은 선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제공했다.
정관장 역시 현대건설과의 2위 싸움은 남았지만, 준플레이오프 경우의 수가 이미 사라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 여기에 부키리치와 박은진의 부상 이탈이 트라우마로 남았기에 최정예로 경기를 치르기보단 신예들로 선발진을 꾸려 봄배구 대비 태세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예들 간의 맞대결이지만, 경기 내용은 주전급 못지않게 팽팽하고 쫄깃했다. 1, 2세트에서는 흥국생명이 토종 아포짓 문지윤을 앞세워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정관장 이선우의 공격력이 불을 뿜으며 혼자서 32득점을 올린 덕분에, 정관장은 3대 2 대역전승을 거두고 기분 좋은 승점 2점을 챙겼다.
정관장으로서는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면서도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흥국생명엔 챔프전을 위한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경기 후 이어진 정규리그 1위 시상식으로 흥을 돋웠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김연경 "보러와 준 팬들께 감사 인사하고파…하나 된 모습으로 챔프전 우승"
경기의 결과를 차치하고서라도, 대전 충무체육관의 함성이 가장 뜨거워졌던 순간은 바로 '원 포인트 서버' 김연경의 5세트 투입이었다.

김연경의 은퇴 투어로도 알려져 있던 이번 경기였기에,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컸을 것. 다만 4세트까지도 웜업존을 지켜 아쉬웠던 찰나, 김연경은 5세트 흥국생명이 5대 4로 앞선 상황에 임혜림과 교체 투입돼 원포인트 서버로 나섰다.
팬들의 함성 속에서도 침착하게 서브를 성공시킨 김연경은 이러한 원포인트 서버 투입이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연경은 "정규 리그에서는 대전 원정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감독님도 이런 상황을 좀 이해해 주셨고, 많이들 보러와 주신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었던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뒤 은퇴 투어 행사에서도 김연경은 "챔프전에 (정관장이) 올라오면 대전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야 할까요? 보면 좋은 건가요? 아무튼 또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대전의 배구 팬들에게 유쾌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2월 27일 본인의 생일날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김연경은 "지인들과 생일파티를 하면서 (정관장과 GS칼텍스) 경기를 보고 있었다. '생일날 1위를 확정 짓는 순간이 일어나네' 생각하며 당시에도 기분이 좋았지만, 지금 1위 트로피를 드는 이 순간이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지금의 정규리그 1위 트로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비장함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챔프전까지 우승해야 통합 우승으로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30일 정도 남았지만 잘 준비해서 끝까지 하나 된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은 흥국생명의 경기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응원하는 철쭉빛 물결이 일렁이는 가운데, 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으로 진정한 피날레를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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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포인트 서버 김연경에 쏠린 환호…“하나된 모습으로 통합 우승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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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01 19: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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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배구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한 마음으로 오로지 '한 선수'만을 향해 응원할 수 있을까.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선 쉽게 보기 어렵지만, 실제로 오늘(1일) 만원 관중을 이룬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나온 일이다.
바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이 트레이닝 저지를 벗고 코트 위에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온 순간이었다.
■보기 드문 웜업존의 김연경…"챔프전 대비 체력 안배"
오늘(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정관장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는 지금껏 배구 경기 현장에서 쉽게 보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 계속됐다.
티켓 판매 3분 만에 전석이 매진된 데 이어, 입석으로라도 경기를 보기 위한 매표소 줄이 이어졌고, 정관장의 메가,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물론 각 팀 그 어떤 주전 자원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사실 두 팀에겐 오늘의 경기는 결과를 얻기 위함보다는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점검하는 목적이 컸다.

지난달 26일 정관장이 GS칼텍스에 지면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을 위해 김연경과 투트쿠, 피치 등 기존 주전 멤버들에게 모두 휴식을 주고 젊은 선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제공했다.
정관장 역시 현대건설과의 2위 싸움은 남았지만, 준플레이오프 경우의 수가 이미 사라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 여기에 부키리치와 박은진의 부상 이탈이 트라우마로 남았기에 최정예로 경기를 치르기보단 신예들로 선발진을 꾸려 봄배구 대비 태세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예들 간의 맞대결이지만, 경기 내용은 주전급 못지않게 팽팽하고 쫄깃했다. 1, 2세트에서는 흥국생명이 토종 아포짓 문지윤을 앞세워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정관장 이선우의 공격력이 불을 뿜으며 혼자서 32득점을 올린 덕분에, 정관장은 3대 2 대역전승을 거두고 기분 좋은 승점 2점을 챙겼다.
정관장으로서는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면서도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흥국생명엔 챔프전을 위한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경기 후 이어진 정규리그 1위 시상식으로 흥을 돋웠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김연경 "보러와 준 팬들께 감사 인사하고파…하나 된 모습으로 챔프전 우승"
경기의 결과를 차치하고서라도, 대전 충무체육관의 함성이 가장 뜨거워졌던 순간은 바로 '원 포인트 서버' 김연경의 5세트 투입이었다.

김연경의 은퇴 투어로도 알려져 있던 이번 경기였기에,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컸을 것. 다만 4세트까지도 웜업존을 지켜 아쉬웠던 찰나, 김연경은 5세트 흥국생명이 5대 4로 앞선 상황에 임혜림과 교체 투입돼 원포인트 서버로 나섰다.
팬들의 함성 속에서도 침착하게 서브를 성공시킨 김연경은 이러한 원포인트 서버 투입이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연경은 "정규 리그에서는 대전 원정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감독님도 이런 상황을 좀 이해해 주셨고, 많이들 보러와 주신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었던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뒤 은퇴 투어 행사에서도 김연경은 "챔프전에 (정관장이) 올라오면 대전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야 할까요? 보면 좋은 건가요? 아무튼 또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대전의 배구 팬들에게 유쾌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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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2월 27일 본인의 생일날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김연경은 "지인들과 생일파티를 하면서 (정관장과 GS칼텍스) 경기를 보고 있었다. '생일날 1위를 확정 짓는 순간이 일어나네' 생각하며 당시에도 기분이 좋았지만, 지금 1위 트로피를 드는 이 순간이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지금의 정규리그 1위 트로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비장함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챔프전까지 우승해야 통합 우승으로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30일 정도 남았지만 잘 준비해서 끝까지 하나 된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은 흥국생명의 경기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를 응원하는 철쭉빛 물결이 일렁이는 가운데, 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으로 진정한 피날레를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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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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