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카셀대서 철거한 소녀상, 인근 교회에 설치된다

독일 카셀대에서 2년 전 철거된 평화의 소녀상이 인근 교회에 다시 설치됩니다.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카셀대 인근 노이에브뤼더키르헤(새 형제들 교회)가 동의해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는 8일 이 교회에 소녀상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현지시간 1일 전했습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카셀 지역 여성단체의 노력으로 교회 측 허가를 받았고 언제까지 전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녀상은 카셀에서 5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 전시회 도쿠멘타 기간에 맞춰 2022년 7월 카셀대 캠퍼스에 설치됐습니다. 카셀대 학생 의회는 소녀상을 영구 설치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대학 측이 철거를 요구하다가 이듬해 3월부터 교내 창고에 보관해 왔습니다.

당시 정의기억연대는 "설치 사흘 뒤 프랑크푸르트 일본 총영사가 카셀대 총장을 만나 '소녀상이 반일 감정을 조장해 카셀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철거 요청을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독일 쾰른에 있는 나치기록박물관 앞에서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오는 7일부터 6월1일까
지 소녀상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 전시는 시민단체들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시아 지역에서 자행된 여성 상대 범죄를 조명하는 전시회 '망각에 반대하는 예술'의 일환으로 계획했습니다.

쾰른시 행정당국은 다른 장소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등 소녀상 전시를 사실상 금지했다가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의 반발에 반대 의사를 철회했습니다.

베를린 미테구 당국이 철거를 명령한 또 다른 소녀상은 철거명령을 취소하라는 가처분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테구청은 임시 예술작품 설치를 최장 2년간 허가하는 게 관행이라며 지난해 10월 철거를 명령했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다른 작품에 예외를 적용한 사례가 있고, 구청이 이제 와서 철거를 요구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이 소녀상은 설치 직후인 2020년 10월에도 미테구청이 철거를 명령했으나 코리아협의회가 가처분을 내 보류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