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K리그 이른 개막으로 인해 '시즌 초부터 잔디 논란'
프로축구선수협 "한국 축구 경쟁력 유지하기 위해 개선 필수"
프로축구연맹 올해부터 '피치 어시스트팀' 발족했지만 역부족
정몽규 회장 공약인 2031년 아시안컵 유치에 치명적 악재

그간 한국 축구는 그라운드 밖에서 사건 사고가 잦았다. 축구인 사면과 아시안컵 내분 사태,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은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진 악재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K리그는 물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나아가 국가대표 홈경기에 이르기까지 말썽을 빚고 있는 잔디 문제는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사태다. 해결책을 시급히 찾아야 하고, 또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 한국 축구의 총본산인 대한축구협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리그 최고 스타 제시 린가드를 쓰러뜨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논란에 대해 한국프로축구 선수협회가 성명서를 통해 잔디 개선을 촉구했다. 협회는 "최근 프로 선수들이 경기 중에 경험하는 열악한 잔디 환경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며 "잔디 품질이 과도하게 손상된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하면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국제대회에서 한국 클럽과 국가대표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경기 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평소보다 이른 2월 중순에 개막하면서 K리그 잔디는 시즌 시작부터 골칫거리가 됐다. 단 2주 빠르게 개막했다고 하지만, 그 2주간은 겨울에 잔디가 뿌리 내리는 데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보통 K리그 잔디 문제는 폭염과 장마로 인해 손상되는 여름에 불거졌는데, 올 시즌에는 이례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올해부터 '피치 어시스트팀'을 신설해 잔디 관리에 나섰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피치 어시스트팀은 K리그 경기장 잔디 관리의 기획과 실무를 담당하는 부서인데, 골프장 잔디 관리 경력이 있는 전문가를 영입해 구단 상대 교육과 개선 등을 유도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현재 K리그 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교육과 개선 정도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대대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중장기적 과제에 가깝다.
K리그 팀들은 축구 경기장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주체이지, 관리의 권한도 책임도 없다. 이는 경기장 소유주인 지방자치단체와 시설관리공단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돈이 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축구장 잔디 개선을 해야 하는데, K리그는 물론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나서 설득해야 할 수준의 사안이다.

축구협회가 축구장 잔디 개선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가 2031년 아시안컵 유치이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유치를 심사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은 한국 축구 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이미 K리그 최다 우승팀 전북은 AFC로부터 잔디 불가 판정을 받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대체 경기장을 찾아야 했다. 지난해 축구대표팀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사용 불가로, 경기도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안컵 개최지는 내년 결정된다.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축구의 잔디 상태가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71년 만의 아시안컵 개최는 또다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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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논두렁 잔디 문제, 축구협회가 나서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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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04 17:47:10
<strong>K리그 이른 개막으로 인해 '시즌 초부터 잔디 논란'<br />프로축구선수협 "한국 축구 경쟁력 유지하기 위해 개선 필수"<br />프로축구연맹 올해부터 '피치 어시스트팀' 발족했지만 역부족<br />정몽규 회장 공약인 2031년 아시안컵 유치에 치명적 악재 </strong>

그간 한국 축구는 그라운드 밖에서 사건 사고가 잦았다. 축구인 사면과 아시안컵 내분 사태,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은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진 악재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K리그는 물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나아가 국가대표 홈경기에 이르기까지 말썽을 빚고 있는 잔디 문제는 그라운드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사태다. 해결책을 시급히 찾아야 하고, 또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 한국 축구의 총본산인 대한축구협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리그 최고 스타 제시 린가드를 쓰러뜨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논란에 대해 한국프로축구 선수협회가 성명서를 통해 잔디 개선을 촉구했다. 협회는 "최근 프로 선수들이 경기 중에 경험하는 열악한 잔디 환경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며 "잔디 품질이 과도하게 손상된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하면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국제대회에서 한국 클럽과 국가대표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경기 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평소보다 이른 2월 중순에 개막하면서 K리그 잔디는 시즌 시작부터 골칫거리가 됐다. 단 2주 빠르게 개막했다고 하지만, 그 2주간은 겨울에 잔디가 뿌리 내리는 데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보통 K리그 잔디 문제는 폭염과 장마로 인해 손상되는 여름에 불거졌는데, 올 시즌에는 이례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올해부터 '피치 어시스트팀'을 신설해 잔디 관리에 나섰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피치 어시스트팀은 K리그 경기장 잔디 관리의 기획과 실무를 담당하는 부서인데, 골프장 잔디 관리 경력이 있는 전문가를 영입해 구단 상대 교육과 개선 등을 유도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현재 K리그 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교육과 개선 정도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대대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중장기적 과제에 가깝다.
K리그 팀들은 축구 경기장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주체이지, 관리의 권한도 책임도 없다. 이는 경기장 소유주인 지방자치단체와 시설관리공단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돈이 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축구장 잔디 개선을 해야 하는데, K리그는 물론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나서 설득해야 할 수준의 사안이다.

축구협회가 축구장 잔디 개선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가 2031년 아시안컵 유치이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유치를 심사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은 한국 축구 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이미 K리그 최다 우승팀 전북은 AFC로부터 잔디 불가 판정을 받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대체 경기장을 찾아야 했다. 지난해 축구대표팀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사용 불가로, 경기도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안컵 개최지는 내년 결정된다.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축구의 잔디 상태가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71년 만의 아시안컵 개최는 또다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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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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