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만난 후쿠시마 할머니…“원전 오염수 방류, 대신 사과합니다”

[앵커]

오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14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사고 처리와 오염수 방류 등을 놓고 많은 문제가 제기됐는데, 일본 후쿠시마 주민들이 직접 제주 해녀들을 찾아와 원전 오염수 방류를 막지 못했다며, 사과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일본 정부는 핵연료와 접촉한 방사성 오염수를 원전에서 처리한 뒤, 지난해 말까지 10차례에 걸쳐 태평양에 방류했습니다.

제주 해녀와 어민들이 강력히 반발했지만 막을 수 없었습니다.

사고 14주기를 앞두고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을 진행 중인 후쿠시마 주민들이 제주도를 찾아 일본 정부를 대신해 사과했습니다.

[오카와라 사키/일본 후쿠시마현 주민 : "이것을 막을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분한 마음입니다. 해녀분들의 삶의 터전인 거룩한 바다를 더럽히게 되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제주 해녀들과 연대하고 싶다는 뜻도 나타냈습니다.

[스즈키 마리/일본 후쿠시마현 주민 : "이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시는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여러분과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연대해 나갈 수 있을지."]

제주 해녀들은 최근 급변하는 바다 환경을 걱정하며 오염수 방류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현인홍/고산리어촌계 해녀 : "저는 확신합니다, 분노합니다, 억울합니다. 틀림없는 이 환경오염 주범. 좀 막아주면 안 되나요? 막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만남을 주선한 민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헌법소원 변호단은 각계 시민 4만여 명을 대신해, 우리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내버려둔 책임을 묻는 헌법소원을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