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 발굴하면 뭐 하나…3.5%만 수급자 인정

입력 2025.03.07 (06:41) 수정 2025.03.07 (06: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인천의 한 빌라에서 화재로 숨진 고 문하은 양 가족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정부 시스템에 의해 위기 가구로 분류됐지만 아무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 중 생계급여 등을 받게 된 기초생활수급자는 3.5%에 불과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 문하은 양 가족은 지난해 1월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은 양 아버지가 신장 투석을 받게 됐고 두 달 뒤 일자리까지 잃었습니다.

빌라 임차료와 가스비, 상하수도 요금까지 체납되면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에 포함됐습니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전화 안내를 받았지만, 정부로부터 생계급여는 받지 못했습니다.

하은 양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면서 일정 소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수급 대상이 되는 소득 기준이 높지가 않아요. 근로 능력이 있고 최저 인건비 이상 받으시면..."]

실제로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가구 소득 중간값인 중위소득의 32%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3인 가구의 지난해 소득 기준은 150만 원입니다.

소득이 없어도 자동차 등 재산이 있으면 자격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원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내 통장에 매월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집이 그냥 있다는 이유로 이제 소득이 있는 것처럼 해서 급여가 깎이거나 못 받게 되거나 하는 거거든요."]

전담 공무원이 부족하다 보니 전화나 우편 안내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은 양이 살던 인천 서구의 전담 공무원 한 명은 지난해 발굴 대상자 234명을 맡았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 : "수급 자격이 안 된 대상에 대해서도 필요한 복지 지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맞춤형으로 안내해 주고 어떤 사후 관리가 좀 어려웠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2살 어린 나이에 집에 혼자 있다 참변을 당한 하은 양은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최창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복지사각 발굴하면 뭐 하나…3.5%만 수급자 인정
    • 입력 2025-03-07 06:41:03
    • 수정2025-03-07 06:50:00
    뉴스광장 1부
[앵커]

최근 인천의 한 빌라에서 화재로 숨진 고 문하은 양 가족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정부 시스템에 의해 위기 가구로 분류됐지만 아무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 중 생계급여 등을 받게 된 기초생활수급자는 3.5%에 불과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 문하은 양 가족은 지난해 1월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은 양 아버지가 신장 투석을 받게 됐고 두 달 뒤 일자리까지 잃었습니다.

빌라 임차료와 가스비, 상하수도 요금까지 체납되면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에 포함됐습니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의 전화 안내를 받았지만, 정부로부터 생계급여는 받지 못했습니다.

하은 양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면서 일정 소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수급 대상이 되는 소득 기준이 높지가 않아요. 근로 능력이 있고 최저 인건비 이상 받으시면..."]

실제로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가구 소득 중간값인 중위소득의 32%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3인 가구의 지난해 소득 기준은 150만 원입니다.

소득이 없어도 자동차 등 재산이 있으면 자격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원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내 통장에 매월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집이 그냥 있다는 이유로 이제 소득이 있는 것처럼 해서 급여가 깎이거나 못 받게 되거나 하는 거거든요."]

전담 공무원이 부족하다 보니 전화나 우편 안내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은 양이 살던 인천 서구의 전담 공무원 한 명은 지난해 발굴 대상자 234명을 맡았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 : "수급 자격이 안 된 대상에 대해서도 필요한 복지 지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맞춤형으로 안내해 주고 어떤 사후 관리가 좀 어려웠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2살 어린 나이에 집에 혼자 있다 참변을 당한 하은 양은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최창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