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안갯속 종전 협상, 어디로?

입력 2025.03.10 (15:29) 수정 2025.03.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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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정보 제공을 중단했는데요.

이 틈을 타 러시아가 공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기를 들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회담이 다시 이뤄지게 됐습니다.

본격적 종전 협상에 앞서 혼돈의 정세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국제부 금철영 기자가 함께 월드이슈에서 알아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사이, 러시아가 그야말로 우크라이나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데요.

현재 전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러시아가 양측 병력이 대치 중인 모든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 후방 지역까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하는 대규모 공세에 나선 상황입니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하르키우와 도네츠크의 주요 도시에 러시아 미사일 70발과 드론 2백여 대의 공격이 있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이 공격으로 최소 1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발표했는데, 현재 우크라이나는 공습 직후 사상자를 집계해 발표하고 이후 추가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점령당한 쿠르스크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AP통신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러시아 특수부대가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 내부를 통해 쿠르스크와 마주한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일부를 기습해 점령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기습해서 점령한 게 지난해 8월인데요.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천 제곱킬로미터 이상을 점령했다고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이후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반격으로 점령지 60퍼센트를 러시아군에게 다시 빼앗긴 상황입니다.

쿠르스크에는 현재 러시아군 6만여 명, 북한군 1만 천여 명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상이 시작됩니다.

우크라이나가 회담장에 생각보다 빠르게 복귀하는 모양새인데요?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분간은 버틸 것으로 예상됐지만 빗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굴복하게 된 것은 정보 자산 공유 중단이 결정적입니다.

그동안 러시아군 공격할 수 있는 공격좌표를 미국 정찰위성으로 파악했는데, 정보를 안 주겠다는 것은 장님을 만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유럽의 군사정보 위성으로는 러시아의 군사시설을 타격하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회담이 이뤄지면 우선 희토류 등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미국과 공유하는 광물 협정을 체결하고, 미국이 마련한 종전안을 중심으로 이견을 좁혀나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과 이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관련한 내용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미국의 정보 제공 중단이 얼마나 우크라이나 군에게 타격을 주는지 궁금한데요.

이 사안이 우크라이나를 회담장으로 다시 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러시아를 상대로 나름 선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위성 정보를 받아 러시아 군 시설을 드론이나 미사일로 정밀타격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게 불가능해지면 크게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는 등의 전략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군 군사위성 정보 때문에 가능했었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스카이뉴스는 미국의 정보 제공 중단으로 특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정보 자산이 없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하고 있는데, 미군 정보 제공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미사일 공격 불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파국 후 유럽연합 각국에선 "미국이 이러면 침략자만 강해진다"며 우크라이나에 확고한 지원을 다짐했었는데, 결국 유럽의 지원만으로는 우크라이나가 제대로 싸울 수 없다는 걸 방증한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트럼프와 설전 후 젤렌스키가 영국에서 가서 "영국 지원을 믿는다"고 했고 영국인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결국 다시 미국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는 정보제공 중단은 우크라이나가 자초한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원이 전면 중단되면 유럽 국가들의 부담도 증가하게 돼, 영국은 미사일을, 독일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포탄과 방공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미국의 공백을 메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래픽:김성일/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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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0 15:29:24
    • 수정2025-03-10 15: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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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정보 제공을 중단했는데요.

이 틈을 타 러시아가 공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기를 들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회담이 다시 이뤄지게 됐습니다.

본격적 종전 협상에 앞서 혼돈의 정세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국제부 금철영 기자가 함께 월드이슈에서 알아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사이, 러시아가 그야말로 우크라이나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데요.

현재 전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러시아가 양측 병력이 대치 중인 모든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 후방 지역까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하는 대규모 공세에 나선 상황입니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하르키우와 도네츠크의 주요 도시에 러시아 미사일 70발과 드론 2백여 대의 공격이 있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이 공격으로 최소 1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발표했는데, 현재 우크라이나는 공습 직후 사상자를 집계해 발표하고 이후 추가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점령당한 쿠르스크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AP통신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러시아 특수부대가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 내부를 통해 쿠르스크와 마주한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일부를 기습해 점령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기습해서 점령한 게 지난해 8월인데요.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천 제곱킬로미터 이상을 점령했다고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이후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반격으로 점령지 60퍼센트를 러시아군에게 다시 빼앗긴 상황입니다.

쿠르스크에는 현재 러시아군 6만여 명, 북한군 1만 천여 명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상이 시작됩니다.

우크라이나가 회담장에 생각보다 빠르게 복귀하는 모양새인데요?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분간은 버틸 것으로 예상됐지만 빗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굴복하게 된 것은 정보 자산 공유 중단이 결정적입니다.

그동안 러시아군 공격할 수 있는 공격좌표를 미국 정찰위성으로 파악했는데, 정보를 안 주겠다는 것은 장님을 만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유럽의 군사정보 위성으로는 러시아의 군사시설을 타격하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회담이 이뤄지면 우선 희토류 등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미국과 공유하는 광물 협정을 체결하고, 미국이 마련한 종전안을 중심으로 이견을 좁혀나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과 이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관련한 내용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미국의 정보 제공 중단이 얼마나 우크라이나 군에게 타격을 주는지 궁금한데요.

이 사안이 우크라이나를 회담장으로 다시 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러시아를 상대로 나름 선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위성 정보를 받아 러시아 군 시설을 드론이나 미사일로 정밀타격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게 불가능해지면 크게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는 등의 전략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군 군사위성 정보 때문에 가능했었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스카이뉴스는 미국의 정보 제공 중단으로 특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정보 자산이 없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하고 있는데, 미군 정보 제공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에 미사일 공격 불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파국 후 유럽연합 각국에선 "미국이 이러면 침략자만 강해진다"며 우크라이나에 확고한 지원을 다짐했었는데, 결국 유럽의 지원만으로는 우크라이나가 제대로 싸울 수 없다는 걸 방증한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트럼프와 설전 후 젤렌스키가 영국에서 가서 "영국 지원을 믿는다"고 했고 영국인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결국 다시 미국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는 정보제공 중단은 우크라이나가 자초한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원이 전면 중단되면 유럽 국가들의 부담도 증가하게 돼, 영국은 미사일을, 독일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포탄과 방공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미국의 공백을 메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래픽:김성일/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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