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흑자장의 ‘검은 도자기의 비밀’
입력 2025.03.10 (23:28)
수정 2025.03.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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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전통 도자기라면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를 우선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강원도 흙으로 만드는 검은 도자기 흑자도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는데요.
강원도의 문화유산을 찾아 살피는 연중 기획보도, 김문영 기자가 흑자를 만드는 전통 자기 도공 '흑자장'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전통 가마 속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무려 1,300도에서 꼬박 하루를 굽고, 식히길 사나흘.
치열한 열기를 견뎌낸 도자기들이 하나둘 세상 빛을 봅니다.
깊이와 경계를 알 수 없는 흑갈색.
오묘한 색깔을 자랑하는 흑자입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에 가려, 이름조차 낯선 이 검은 자기.
비밀은 강원도 '흙'에 있습니다.
흑자 재료를 구하는 도공을 따라가 봤습니다.
동해의 한 절개지.
암벽 사이사이에 붉고 찰진 흙이 조금씩 나옵니다.
이 흙에 담긴 산화철과 석회석이 흑자의 빛깔을 내줍니다.
흙에서 고운 입자만 골라 물레에서 섬세하게 다듬길 여러 번, 원형의 흙덩이는 그렇게 흑자의 틀을 찾아갑니다.
[김병욱/전통자기도공/흑자장 : "제가 만들더라도 흙이 그 형태를 받아들여야 해요. 그러니까 저는 결론에 가서는 형태를 찾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척 하장과 강릉 옥계를 잇는 고갯길 '신흥사기점'은 고려 때부터 이름난 가마터였습니다.
지금도 백봉령 곳곳에 가면 깨진 사기그릇을 볼 수 있을 정돕니다.
지금은 텅 빈 가마터.
전문가 도움을 받아 3D 그래픽으로 전통 가마를 구현했습니다.
각각 다른 열전도율을 고려해 내부를 세 칸으로 나눴습니다.
한번 불을 때면 각각의 칸에서 흑자와 백자를 함께 구워낼 수 있습니다.
좋은 흙과 물 등 최적의 환경, 그리고 장인들의 기술까지.
일제강점기에도 이곳의 가마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김병욱/흑자장 : "1940년 조금 지나서 그때쯤이면 일본이 굉장히 기세등등할 때일 텐데 그 사람들이 여기 소문을 접했던 것 같아요. 여기 사람들을 불러서 가마를 다시 이분들이 지어서 일본 사람들이 원하는 또 우리나라의 좋은 것들을 그 사람들이 가져가기 위해서 거기서 한 몇 년 동안 했다고 들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흑자 기술을 고집해 온 흑자장은 지난해, '강원도의 유산'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우리 전통 도자기라면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를 우선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강원도 흙으로 만드는 검은 도자기 흑자도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는데요.
강원도의 문화유산을 찾아 살피는 연중 기획보도, 김문영 기자가 흑자를 만드는 전통 자기 도공 '흑자장'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전통 가마 속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무려 1,300도에서 꼬박 하루를 굽고, 식히길 사나흘.
치열한 열기를 견뎌낸 도자기들이 하나둘 세상 빛을 봅니다.
깊이와 경계를 알 수 없는 흑갈색.
오묘한 색깔을 자랑하는 흑자입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에 가려, 이름조차 낯선 이 검은 자기.
비밀은 강원도 '흙'에 있습니다.
흑자 재료를 구하는 도공을 따라가 봤습니다.
동해의 한 절개지.
암벽 사이사이에 붉고 찰진 흙이 조금씩 나옵니다.
이 흙에 담긴 산화철과 석회석이 흑자의 빛깔을 내줍니다.
흙에서 고운 입자만 골라 물레에서 섬세하게 다듬길 여러 번, 원형의 흙덩이는 그렇게 흑자의 틀을 찾아갑니다.
[김병욱/전통자기도공/흑자장 : "제가 만들더라도 흙이 그 형태를 받아들여야 해요. 그러니까 저는 결론에 가서는 형태를 찾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척 하장과 강릉 옥계를 잇는 고갯길 '신흥사기점'은 고려 때부터 이름난 가마터였습니다.
지금도 백봉령 곳곳에 가면 깨진 사기그릇을 볼 수 있을 정돕니다.
지금은 텅 빈 가마터.
전문가 도움을 받아 3D 그래픽으로 전통 가마를 구현했습니다.
각각 다른 열전도율을 고려해 내부를 세 칸으로 나눴습니다.
한번 불을 때면 각각의 칸에서 흑자와 백자를 함께 구워낼 수 있습니다.
좋은 흙과 물 등 최적의 환경, 그리고 장인들의 기술까지.
일제강점기에도 이곳의 가마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김병욱/흑자장 : "1940년 조금 지나서 그때쯤이면 일본이 굉장히 기세등등할 때일 텐데 그 사람들이 여기 소문을 접했던 것 같아요. 여기 사람들을 불러서 가마를 다시 이분들이 지어서 일본 사람들이 원하는 또 우리나라의 좋은 것들을 그 사람들이 가져가기 위해서 거기서 한 몇 년 동안 했다고 들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흑자 기술을 고집해 온 흑자장은 지난해, '강원도의 유산'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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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10 23:28:31
- 수정2025-03-10 23: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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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도자기라면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를 우선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강원도 흙으로 만드는 검은 도자기 흑자도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는데요.
강원도의 문화유산을 찾아 살피는 연중 기획보도, 김문영 기자가 흑자를 만드는 전통 자기 도공 '흑자장'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전통 가마 속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무려 1,300도에서 꼬박 하루를 굽고, 식히길 사나흘.
치열한 열기를 견뎌낸 도자기들이 하나둘 세상 빛을 봅니다.
깊이와 경계를 알 수 없는 흑갈색.
오묘한 색깔을 자랑하는 흑자입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에 가려, 이름조차 낯선 이 검은 자기.
비밀은 강원도 '흙'에 있습니다.
흑자 재료를 구하는 도공을 따라가 봤습니다.
동해의 한 절개지.
암벽 사이사이에 붉고 찰진 흙이 조금씩 나옵니다.
이 흙에 담긴 산화철과 석회석이 흑자의 빛깔을 내줍니다.
흙에서 고운 입자만 골라 물레에서 섬세하게 다듬길 여러 번, 원형의 흙덩이는 그렇게 흑자의 틀을 찾아갑니다.
[김병욱/전통자기도공/흑자장 : "제가 만들더라도 흙이 그 형태를 받아들여야 해요. 그러니까 저는 결론에 가서는 형태를 찾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척 하장과 강릉 옥계를 잇는 고갯길 '신흥사기점'은 고려 때부터 이름난 가마터였습니다.
지금도 백봉령 곳곳에 가면 깨진 사기그릇을 볼 수 있을 정돕니다.
지금은 텅 빈 가마터.
전문가 도움을 받아 3D 그래픽으로 전통 가마를 구현했습니다.
각각 다른 열전도율을 고려해 내부를 세 칸으로 나눴습니다.
한번 불을 때면 각각의 칸에서 흑자와 백자를 함께 구워낼 수 있습니다.
좋은 흙과 물 등 최적의 환경, 그리고 장인들의 기술까지.
일제강점기에도 이곳의 가마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김병욱/흑자장 : "1940년 조금 지나서 그때쯤이면 일본이 굉장히 기세등등할 때일 텐데 그 사람들이 여기 소문을 접했던 것 같아요. 여기 사람들을 불러서 가마를 다시 이분들이 지어서 일본 사람들이 원하는 또 우리나라의 좋은 것들을 그 사람들이 가져가기 위해서 거기서 한 몇 년 동안 했다고 들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흑자 기술을 고집해 온 흑자장은 지난해, '강원도의 유산'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우리 전통 도자기라면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를 우선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강원도 흙으로 만드는 검은 도자기 흑자도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는데요.
강원도의 문화유산을 찾아 살피는 연중 기획보도, 김문영 기자가 흑자를 만드는 전통 자기 도공 '흑자장'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전통 가마 속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무려 1,300도에서 꼬박 하루를 굽고, 식히길 사나흘.
치열한 열기를 견뎌낸 도자기들이 하나둘 세상 빛을 봅니다.
깊이와 경계를 알 수 없는 흑갈색.
오묘한 색깔을 자랑하는 흑자입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에 가려, 이름조차 낯선 이 검은 자기.
비밀은 강원도 '흙'에 있습니다.
흑자 재료를 구하는 도공을 따라가 봤습니다.
동해의 한 절개지.
암벽 사이사이에 붉고 찰진 흙이 조금씩 나옵니다.
이 흙에 담긴 산화철과 석회석이 흑자의 빛깔을 내줍니다.
흙에서 고운 입자만 골라 물레에서 섬세하게 다듬길 여러 번, 원형의 흙덩이는 그렇게 흑자의 틀을 찾아갑니다.
[김병욱/전통자기도공/흑자장 : "제가 만들더라도 흙이 그 형태를 받아들여야 해요. 그러니까 저는 결론에 가서는 형태를 찾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척 하장과 강릉 옥계를 잇는 고갯길 '신흥사기점'은 고려 때부터 이름난 가마터였습니다.
지금도 백봉령 곳곳에 가면 깨진 사기그릇을 볼 수 있을 정돕니다.
지금은 텅 빈 가마터.
전문가 도움을 받아 3D 그래픽으로 전통 가마를 구현했습니다.
각각 다른 열전도율을 고려해 내부를 세 칸으로 나눴습니다.
한번 불을 때면 각각의 칸에서 흑자와 백자를 함께 구워낼 수 있습니다.
좋은 흙과 물 등 최적의 환경, 그리고 장인들의 기술까지.
일제강점기에도 이곳의 가마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김병욱/흑자장 : "1940년 조금 지나서 그때쯤이면 일본이 굉장히 기세등등할 때일 텐데 그 사람들이 여기 소문을 접했던 것 같아요. 여기 사람들을 불러서 가마를 다시 이분들이 지어서 일본 사람들이 원하는 또 우리나라의 좋은 것들을 그 사람들이 가져가기 위해서 거기서 한 몇 년 동안 했다고 들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 흑자 기술을 고집해 온 흑자장은 지난해, '강원도의 유산'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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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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