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영국에도 부는 극우 바람…돌풍 배경 물었더니?

입력 2025.03.11 (15:20) 수정 2025.03.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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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독일 총선에서 극우 성향 정당이 제2당으로 오르는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영국에서는 영국개혁당이 집권 여당인 노동당을 제치고 창당 후 처음으로 정당 지지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 연결합니다.

안 특파원, 영국개혁당 행사에 다녀왔죠.

현장 분위기 어떻던가요?

[기자]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국개혁당이 시장 후보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는데요.

행사는 런던에서 300km쯤 떨어진 킹스턴어폰헐이란 항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행사장 밖에 줄이 끝없이 이어질 만큼 지지자들이 몰린 모습입니다.

4천석 규모의 행사장 내부가 꽉 찰 정도였습니다.

이날 공개된 시장 후보는 권투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30대 남성이었는데요.

영국개혁당의 핵심 지지 세력인 20, 30대 남성들을 대변하는 듯한 인물로 보였습니다.

[댄 로빈슨/영국개혁당 지지자 : "(영국개혁당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와 친구이면서, 실제로 정치 활동을 해본 사람이죠. 현재 세계가 나아가는 방향을 이끌 수 있는, 그런 신선하고 새로운 인물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영국개혁당이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요?

[기자]

영국개혁당은 지난달 초,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8년 창당 이후 처음입니다.

25% 지지율로, 보수당은 물론 24%를 얻은 노동당을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섰습니다.

차기 지도자 순호감 조사에서도 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노동당과 보수당의 대표 주자들을 모두 제쳤습니다.

선명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게 통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과거 브렉시트를 주도한 패라지 대표는 지금은 '친트럼프' 인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나이절 패라지/영국 개혁당 대표 : "(집권당인) 노동당을 보면 정말 참담합니다. 보수당은 2019년에 다수당이었지만, 솔직히 그들은 유권자들의 믿음을 배신했죠. 우리가 그것을(양당의 공백을) 낙관주의로 채우고 있습니다."]

[앵커]

영국의 오랜 양당 구도를 깨겠다는 포부로 들리는데요.

극우 정당으로 분류되는 것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패라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줄곧 많은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영국인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극우 정당의 정체성으로 정의되는 인종주의와 국수주의에 근간을 둔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은 가족과 지역 공동체, 국가와 같은 전통 가치를 추구할 뿐 극우와는 거리가 멀다고 부정합니다.

[나이절 패라지/영국 개혁당 대표 : "우리는 (극우 정당과는) 전혀 달라요. (극우 정당에서) 멀리, 멀리,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대표하는 가치에 대해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확실히 극우는 아닙니다."]

[앵커]

하지만, 이민자를 배척하고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건 전형적인 극우 정당의 행태 아닌가요?

[기자]

사실, 행사가 열린 도시, 킹스턴어폰헐은 지난해 극우 폭동이 벌어진 곳 중 하나입니다.

당시 10대 청소년 흉기 난동 사건이 폭력 사태의 발단이 됐는데요.

용의자가 이민자라는 가짜뉴스가 퍼졌고, 패라지 대표가 이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날도 행사장 밖에서 개혁당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습니다.

[루비 코민스/영국개혁당 반대 시위대 : "저는 그들이(개혁당이) 권력을 잡기 위해 서로 간에 증오를 조장하는 오래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우선의 트럼프 독트린이 유럽의 극우 세력에도 힘을 불어넣으며 유럽이 극단의 정치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은정/영상편집:김신형 김은주/자료조사:김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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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영국에도 부는 극우 바람…돌풍 배경 물었더니?
    • 입력 2025-03-11 15:20:38
    • 수정2025-03-11 15: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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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독일 총선에서 극우 성향 정당이 제2당으로 오르는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영국에서는 영국개혁당이 집권 여당인 노동당을 제치고 창당 후 처음으로 정당 지지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 연결합니다.

안 특파원, 영국개혁당 행사에 다녀왔죠.

현장 분위기 어떻던가요?

[기자]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국개혁당이 시장 후보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는데요.

행사는 런던에서 300km쯤 떨어진 킹스턴어폰헐이란 항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행사장 밖에 줄이 끝없이 이어질 만큼 지지자들이 몰린 모습입니다.

4천석 규모의 행사장 내부가 꽉 찰 정도였습니다.

이날 공개된 시장 후보는 권투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30대 남성이었는데요.

영국개혁당의 핵심 지지 세력인 20, 30대 남성들을 대변하는 듯한 인물로 보였습니다.

[댄 로빈슨/영국개혁당 지지자 : "(영국개혁당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와 친구이면서, 실제로 정치 활동을 해본 사람이죠. 현재 세계가 나아가는 방향을 이끌 수 있는, 그런 신선하고 새로운 인물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영국개혁당이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요?

[기자]

영국개혁당은 지난달 초,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8년 창당 이후 처음입니다.

25% 지지율로, 보수당은 물론 24%를 얻은 노동당을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섰습니다.

차기 지도자 순호감 조사에서도 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노동당과 보수당의 대표 주자들을 모두 제쳤습니다.

선명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게 통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과거 브렉시트를 주도한 패라지 대표는 지금은 '친트럼프' 인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나이절 패라지/영국 개혁당 대표 : "(집권당인) 노동당을 보면 정말 참담합니다. 보수당은 2019년에 다수당이었지만, 솔직히 그들은 유권자들의 믿음을 배신했죠. 우리가 그것을(양당의 공백을) 낙관주의로 채우고 있습니다."]

[앵커]

영국의 오랜 양당 구도를 깨겠다는 포부로 들리는데요.

극우 정당으로 분류되는 것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패라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줄곧 많은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영국인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극우 정당의 정체성으로 정의되는 인종주의와 국수주의에 근간을 둔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자신들은 가족과 지역 공동체, 국가와 같은 전통 가치를 추구할 뿐 극우와는 거리가 멀다고 부정합니다.

[나이절 패라지/영국 개혁당 대표 : "우리는 (극우 정당과는) 전혀 달라요. (극우 정당에서) 멀리, 멀리,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대표하는 가치에 대해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확실히 극우는 아닙니다."]

[앵커]

하지만, 이민자를 배척하고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건 전형적인 극우 정당의 행태 아닌가요?

[기자]

사실, 행사가 열린 도시, 킹스턴어폰헐은 지난해 극우 폭동이 벌어진 곳 중 하나입니다.

당시 10대 청소년 흉기 난동 사건이 폭력 사태의 발단이 됐는데요.

용의자가 이민자라는 가짜뉴스가 퍼졌고, 패라지 대표가 이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날도 행사장 밖에서 개혁당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습니다.

[루비 코민스/영국개혁당 반대 시위대 : "저는 그들이(개혁당이) 권력을 잡기 위해 서로 간에 증오를 조장하는 오래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우선의 트럼프 독트린이 유럽의 극우 세력에도 힘을 불어넣으며 유럽이 극단의 정치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은정/영상편집:김신형 김은주/자료조사:김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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