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근간을 책임질 2025 초중고 축구 리그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파행의 원인은 '정몽규 리스크'에 따른 대한축구협회의 초중고 리그 진행 예산 부족.
문체부는 지난해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미이행으로 축구협회에 대한 지원금 중단을 이미 예고한 바 있는데, 그 여파가 초중고 리그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3 학생들의 입시 문제가 달린 고등 축구 리그가 파행될 경우 학생들의 진학에 있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초중고 리그 무기한 연기 사태의 심각성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전반기 고등축구 리그는 3월 개막해 6월 말까지 열린다. 2025년 경남 권역 고등 리그의 경우 당장 오늘(12일) 시작해 6월 28일까지 전반기 일정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막을 불과 한 주 앞둔 3월 5일 축구협회는 고등리그에 참가하는 각 팀에 긴급 공지문을 발송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현재 초중고 리그는 문체부의 사업 승인 및 사업비 교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문체부의 승인 및 교부가 이뤄지지 않아 초중고 리그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업비는 리그 운영을 위한 보험료, 심판비, 운영요원비, 운동장 사용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포함하고 있어 3월에는 초중고 리그를 진행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와 관련된 공문을 곧 발송할 예정이니 팀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교부금이 지급되지 않아 리그를 정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파행의 이유를 문체부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지만, 운영 주체로서의 대응도 무책임한 상황이다.
현재 초중고 리그 운영을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 내 주무부처인 '대회 운영팀'의 모든 신경은 고양과 수원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 A매치 준비에 쏠려있다.
축구협회는 "사전 교육 등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서 협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준비하고 있다"라면서도 협회 자체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리그 정상 개막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도 할 수 있는 건 하고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예정된 개막일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리그의 정상 진행 여부를 알지 못한 경남 권역의 한 팀 감독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존 일정대로라면 당장 오늘 개막이었습니다. 4월로 일정이 한 달이라도 밀릴 경우 팀 일정이 정말 빡빡해져요. 전국 대회, 전국 체전 일정까지 겹치면 한 주에 두 경기를 넘게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겁니다. 현재는 주말리그로만 대회가 진행되는데 일정이 밀리면 평일에도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게 될 텐데, 학생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학습권도 침해될 것이 분명합니다. 더 큰 문제는 리그가 만약 6월까지 파행이 된다면 고3 선수들의 경우 대학 진학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고3 선수들의 경우 6월까지 대회 성적이 진학에 반영되거든요. 학부모들도 불안해하고 정말 답답한 상황입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 산하 유스 팀이 출전하는 주니어 대회는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개막한 상황이다.
대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유스 팀의 고3 선수들과는 달리 리그가 파행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학원 스포츠 소속의 고3 선수는 진학에 있어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지난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른 보조금 집행 절차의 변경으로 생긴 일이다. 보조금 지급 중단은 이미 예견된 상황인데, 축구협회가 문체부 탓을 하며 자체 예산을 우선 투입하지 않는 등 학생 선수들을 위한 노력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일단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학생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4선에 성공한 정몽규 당선인이 문체부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초중고 리그 파행과 같은 가시밭길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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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리스크 현실로…초중고 축구리그 예산 문제로 개막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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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12 11:18:05

한국 축구의 근간을 책임질 2025 초중고 축구 리그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파행의 원인은 '정몽규 리스크'에 따른 대한축구협회의 초중고 리그 진행 예산 부족.
문체부는 지난해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미이행으로 축구협회에 대한 지원금 중단을 이미 예고한 바 있는데, 그 여파가 초중고 리그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3 학생들의 입시 문제가 달린 고등 축구 리그가 파행될 경우 학생들의 진학에 있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초중고 리그 무기한 연기 사태의 심각성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전반기 고등축구 리그는 3월 개막해 6월 말까지 열린다. 2025년 경남 권역 고등 리그의 경우 당장 오늘(12일) 시작해 6월 28일까지 전반기 일정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막을 불과 한 주 앞둔 3월 5일 축구협회는 고등리그에 참가하는 각 팀에 긴급 공지문을 발송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현재 초중고 리그는 문체부의 사업 승인 및 사업비 교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문체부의 승인 및 교부가 이뤄지지 않아 초중고 리그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업비는 리그 운영을 위한 보험료, 심판비, 운영요원비, 운동장 사용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포함하고 있어 3월에는 초중고 리그를 진행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와 관련된 공문을 곧 발송할 예정이니 팀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교부금이 지급되지 않아 리그를 정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파행의 이유를 문체부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지만, 운영 주체로서의 대응도 무책임한 상황이다.
현재 초중고 리그 운영을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 내 주무부처인 '대회 운영팀'의 모든 신경은 고양과 수원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 A매치 준비에 쏠려있다.
축구협회는 "사전 교육 등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서 협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준비하고 있다"라면서도 협회 자체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리그 정상 개막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도 할 수 있는 건 하고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예정된 개막일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리그의 정상 진행 여부를 알지 못한 경남 권역의 한 팀 감독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존 일정대로라면 당장 오늘 개막이었습니다. 4월로 일정이 한 달이라도 밀릴 경우 팀 일정이 정말 빡빡해져요. 전국 대회, 전국 체전 일정까지 겹치면 한 주에 두 경기를 넘게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겁니다. 현재는 주말리그로만 대회가 진행되는데 일정이 밀리면 평일에도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게 될 텐데, 학생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학습권도 침해될 것이 분명합니다. 더 큰 문제는 리그가 만약 6월까지 파행이 된다면 고3 선수들의 경우 대학 진학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고3 선수들의 경우 6월까지 대회 성적이 진학에 반영되거든요. 학부모들도 불안해하고 정말 답답한 상황입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 산하 유스 팀이 출전하는 주니어 대회는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개막한 상황이다.
대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유스 팀의 고3 선수들과는 달리 리그가 파행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학원 스포츠 소속의 고3 선수는 진학에 있어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지난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른 보조금 집행 절차의 변경으로 생긴 일이다. 보조금 지급 중단은 이미 예견된 상황인데, 축구협회가 문체부 탓을 하며 자체 예산을 우선 투입하지 않는 등 학생 선수들을 위한 노력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일단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학생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4선에 성공한 정몽규 당선인이 문체부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초중고 리그 파행과 같은 가시밭길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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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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