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국경 다리 건설 착수…교류 본격화되나

입력 2025.03.12 (17:48) 수정 2025.03.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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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과 러시아 국경에 있는 두만강 철교 아래로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이 다리는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북러 관계의 미래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봅니다.

■ 북러 국경과 두만강 철교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은 매우 짧습니다. 그 길이는 17km 정도로, 러시아가 접하고 있는 14개국과의 국경 중에서 가장 짧은 내륙 국경선인데요. 북한과 러시아의 경계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이 끝나는 조산리에서 시작해 두만강을 타고 바다로 이어집니다. 남쪽으로는 북한 라선시 선봉 구역이 있고 북쪽으로는 러시아 연해주의 하산스키 군 지역이 접해있습니다.

두만강 철교두만강 철교

여기에는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철교가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조선 러시아 우정의 다리’라고 부릅니다. 이 다리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에 건설됐는데요, 처음에는 철교가 아닌 나무다리였다가 철교로 개조됐습니다. 철로가 놓인 후 북러 간 교역의 주요 통로로 활용됐습니다.

두만강 철교 KBS 현장 취재 (1994.06.07)두만강 철교 KBS 현장 취재 (1994.06.07)

이강택/PD
"6·25동란 후에 건설된 이 다리는, 지금도 하루에 두 번씩 열차가 지나갑니다. 하바롭스크 벌목장으로 파견되는 북한의 벌목공들도 이 열차를 타고 갑니다. 길이 3백m의 이곳 철교를 통해 나무, 차 비료 등을 수출하고, 러시아로부터 식료품과 사과, 배, 광물 등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철교는 양국 간 교역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두만강 철교 옆 또 하나의 다리?

2024년 10월 두만강 철교 인근 위성사진2024년 10월 두만강 철교 인근 위성사진

그런데, 최근 두만강 철교 근처에 새로운 다리를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다리 공사와 관련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위쪽으로 두만강 철교의 모습이 보이고, 왼쪽 아래인 북한 쪽은 전부 논밭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3월 9일 위성사진3월 9일 위성사진

그런데, 지난 3월 9일의 해당 지역 위성사진을 보면 큰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두만강 철교 조금 아랫부분을 보면 러시아 쪽에서 뻗어 나온 흔적이 보이실 겁니다. 다리 공사가 진척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북한 쪽, 그러니까 다리 남단 쪽에는 길게 도로가 나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은 지난해 10월, 오른쪽은 지난해 11월 사진이다. 10월에 없던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왼쪽은 지난해 10월, 오른쪽은 지난해 11월 사진이다. 10월에 없던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북측의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사진에는 보이지 않던 도로가 11월 30일의 사진에는 선명히 보입니다. 그에 비해 러시아 측의 공사는 1월 말부터 진행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왼쪽은 지난 1월, 오른쪽은 지난 2월에 찍힌 위성 사진. 공사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왼쪽은 지난 1월, 오른쪽은 지난 2월에 찍힌 위성 사진. 공사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1월 말에 찍힌 위성사진에는 공사 준비 단계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2월에는 그 면적이 늘어나 있고요.

정성학 / 한반도 안보 전략연구원 위성분석센터장
“북러 연결 다리 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리는 러시아 쪽에서 지어주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북러 다리 건설의 의미는?


지난해 6월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두만강 자동차 교량 사업’이 합의됐는데요. 이번에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다리 공사 상황이 바로 해당 자동차 교량입니다.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북러 국경에 있는 두만강 자동차 다리 설계 및 건설 계약자로 건설사인 톤넬유즈스트로이(TonnelYuzhStroy LLC)를 선정했습니다. 국가계약 이행의 마감일은 내년 12월 31일인데요. 자동차 다리의 길이는 830m, 폭 10m, 왕복 2차선으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다리가 완공되면 북러 무역과 관광 등 인적 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것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역을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 이것이 북한에 대한 부분적인 대가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 공사가 속도를 내면서 북러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 다리가 북한의 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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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러 국경 다리 건설 착수…교류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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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과 러시아 국경에 있는 두만강 철교 아래로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이 다리는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북러 관계의 미래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봅니다.

■ 북러 국경과 두만강 철교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은 매우 짧습니다. 그 길이는 17km 정도로, 러시아가 접하고 있는 14개국과의 국경 중에서 가장 짧은 내륙 국경선인데요. 북한과 러시아의 경계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이 끝나는 조산리에서 시작해 두만강을 타고 바다로 이어집니다. 남쪽으로는 북한 라선시 선봉 구역이 있고 북쪽으로는 러시아 연해주의 하산스키 군 지역이 접해있습니다.

두만강 철교
여기에는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철교가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조선 러시아 우정의 다리’라고 부릅니다. 이 다리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에 건설됐는데요, 처음에는 철교가 아닌 나무다리였다가 철교로 개조됐습니다. 철로가 놓인 후 북러 간 교역의 주요 통로로 활용됐습니다.

두만강 철교 KBS 현장 취재 (1994.06.07)
이강택/PD
"6·25동란 후에 건설된 이 다리는, 지금도 하루에 두 번씩 열차가 지나갑니다. 하바롭스크 벌목장으로 파견되는 북한의 벌목공들도 이 열차를 타고 갑니다. 길이 3백m의 이곳 철교를 통해 나무, 차 비료 등을 수출하고, 러시아로부터 식료품과 사과, 배, 광물 등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철교는 양국 간 교역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두만강 철교 옆 또 하나의 다리?

2024년 10월 두만강 철교 인근 위성사진
그런데, 최근 두만강 철교 근처에 새로운 다리를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다리 공사와 관련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위쪽으로 두만강 철교의 모습이 보이고, 왼쪽 아래인 북한 쪽은 전부 논밭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3월 9일 위성사진
그런데, 지난 3월 9일의 해당 지역 위성사진을 보면 큰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두만강 철교 조금 아랫부분을 보면 러시아 쪽에서 뻗어 나온 흔적이 보이실 겁니다. 다리 공사가 진척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북한 쪽, 그러니까 다리 남단 쪽에는 길게 도로가 나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은 지난해 10월, 오른쪽은 지난해 11월 사진이다. 10월에 없던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북측의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사진에는 보이지 않던 도로가 11월 30일의 사진에는 선명히 보입니다. 그에 비해 러시아 측의 공사는 1월 말부터 진행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왼쪽은 지난 1월, 오른쪽은 지난 2월에 찍힌 위성 사진. 공사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1월 말에 찍힌 위성사진에는 공사 준비 단계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2월에는 그 면적이 늘어나 있고요.

정성학 / 한반도 안보 전략연구원 위성분석센터장
“북러 연결 다리 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리는 러시아 쪽에서 지어주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 북러 다리 건설의 의미는?


지난해 6월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두만강 자동차 교량 사업’이 합의됐는데요. 이번에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다리 공사 상황이 바로 해당 자동차 교량입니다.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북러 국경에 있는 두만강 자동차 다리 설계 및 건설 계약자로 건설사인 톤넬유즈스트로이(TonnelYuzhStroy LLC)를 선정했습니다. 국가계약 이행의 마감일은 내년 12월 31일인데요. 자동차 다리의 길이는 830m, 폭 10m, 왕복 2차선으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다리가 완공되면 북러 무역과 관광 등 인적 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것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역을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 이것이 북한에 대한 부분적인 대가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 공사가 속도를 내면서 북러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 다리가 북한의 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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