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검찰, 세르비아계 지도자 체포 명령…긴장 고조

입력 2025.03.13 (03:19) 수정 2025.03.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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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가 2정부' 체제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 국가검찰청이 세르비아계 지도자에 대해 체포를 명령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검찰청은 이날 세르비아계 스릅스카 공화국의 밀로라도 도디크 대통령과 라도반 비슈코비치 총리, 네나드 스테반디치 의회의장에 대해 경찰에 체포를 명령했습니다.

이는 이들이 보스니아 헌법을 위반하고 법원의 두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보스니아 국가정보안보국(SIPA)은 국가검찰청으로부터 체포 협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도디크 대통령 등을 실제로 구금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법원 출석을 위한 동행 명령을 내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이번 체포 명령으로 도디크 대통령과 중앙 정부의 충돌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됐습니다.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도디크 대통령은 스릅스카 공화국을 보스니아 중앙 정부로부터 분리·독립시키려는 움직임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그는 보스니아의 평화를 감독하는 독일 출신 크리스티안 슈미트 유엔 특사의 결정에 불복한 혐의로 지난달 26일 징역 1년, 정치활동 6년 금지를 선고받았습니다.

도디크 대통령은 이 판결에 불복했고, 스릅스카 공화국 의회는 즉각 중앙 정부의 경찰, 사법, 정보, 검찰 기관이 공화국 내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보스니아 헌법재판소는 지난 7일 해당 법안에 대해 위헌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까지 시행을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스릅스카 공화국 의회는 이날 자체 군대를 창설하고 인접국과의 연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 초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세르비아와의 통합 가능성을 시사한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도디크 대통령은 이날 스릅스카 공화국의 수도인 반자 루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체포영장을 보여주며 "이것은 정치적 동기가 있는 일이며, 우리는 이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조만간 러시아 측과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11월에 예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럽연합(EU)의 평화유지군(EUFOR) 보스니아 주둔 연장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보스니아 법원의 판결을 "발칸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판하며 도디크 대통령의 분리주의 노선을 사실상 지지하고 있습니다.

도디크 대통령이 분리·독립 움직임에 속도를 내면서 보스니아 내 분쟁 가능성이 커지자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습니다.

EUFOR는 지난 7일 보스니아에 추가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해 "나토는 보스니아의 안보 공백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이슬람)와 크로아티아계(가톨릭)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정교회) 스릅스카 공화국이 1국가 2정부 체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각 민족을 대표하는 3인의 대통령위원회와 연방의회를 통해 운영됩니다.

1992∼1995년 최소 10만명이 숨지는 내전을 겪은 이후 세 민족 간 권력 균형을 통해 내전 재발을 막으려 했으나 2022년 분리주의 성향 도디크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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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3 03:19:57
    • 수정2025-03-13 03:20:36
    국제
'1국가 2정부' 체제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 국가검찰청이 세르비아계 지도자에 대해 체포를 명령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검찰청은 이날 세르비아계 스릅스카 공화국의 밀로라도 도디크 대통령과 라도반 비슈코비치 총리, 네나드 스테반디치 의회의장에 대해 경찰에 체포를 명령했습니다.

이는 이들이 보스니아 헌법을 위반하고 법원의 두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보스니아 국가정보안보국(SIPA)은 국가검찰청으로부터 체포 협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도디크 대통령 등을 실제로 구금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법원 출석을 위한 동행 명령을 내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이번 체포 명령으로 도디크 대통령과 중앙 정부의 충돌 가능성이 한층 커지게 됐습니다.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도디크 대통령은 스릅스카 공화국을 보스니아 중앙 정부로부터 분리·독립시키려는 움직임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그는 보스니아의 평화를 감독하는 독일 출신 크리스티안 슈미트 유엔 특사의 결정에 불복한 혐의로 지난달 26일 징역 1년, 정치활동 6년 금지를 선고받았습니다.

도디크 대통령은 이 판결에 불복했고, 스릅스카 공화국 의회는 즉각 중앙 정부의 경찰, 사법, 정보, 검찰 기관이 공화국 내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보스니아 헌법재판소는 지난 7일 해당 법안에 대해 위헌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까지 시행을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스릅스카 공화국 의회는 이날 자체 군대를 창설하고 인접국과의 연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 초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세르비아와의 통합 가능성을 시사한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도디크 대통령은 이날 스릅스카 공화국의 수도인 반자 루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체포영장을 보여주며 "이것은 정치적 동기가 있는 일이며, 우리는 이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조만간 러시아 측과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11월에 예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럽연합(EU)의 평화유지군(EUFOR) 보스니아 주둔 연장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보스니아 법원의 판결을 "발칸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조치"라고 비판하며 도디크 대통령의 분리주의 노선을 사실상 지지하고 있습니다.

도디크 대통령이 분리·독립 움직임에 속도를 내면서 보스니아 내 분쟁 가능성이 커지자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습니다.

EUFOR는 지난 7일 보스니아에 추가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해 "나토는 보스니아의 안보 공백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이슬람)와 크로아티아계(가톨릭)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정교회) 스릅스카 공화국이 1국가 2정부 체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각 민족을 대표하는 3인의 대통령위원회와 연방의회를 통해 운영됩니다.

1992∼1995년 최소 10만명이 숨지는 내전을 겪은 이후 세 민족 간 권력 균형을 통해 내전 재발을 막으려 했으나 2022년 분리주의 성향 도디크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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