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존엄한 죽음 택해 스위스로 간 사람들

입력 2025.03.18 (18:07) 수정 2025.03.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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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이 주는 평화로움과 청정함.

여기에 반해 스위스로 여행가시는 분 많죠.

그런데 다른 목적으로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드라마시티 '못생긴 당신' : "나 좀 죽여줘, 제발 좀 죽여줘. 나 이렇게 보내줘서 편히 가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진통제도 들지 않고, 더이상의 치료도 할 수 없어 하루하루 고통만 받는 아내.

남편은 결국 살인을 결심합니다.

이른바 '간병 살인'.

국내에서 간병살인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는 2023년 기준 15건.

한자릿수를 기록하던 2007년과 2012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선 '간병 지옥'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죠.

때문에 조력 존엄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력 존엄사란, 말기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약물 주입 등의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걸 뜻하는데요

고 조순복 씨도 생전에 유방암이 뼈까지 전이돼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에 시달려왔습니다.

[조순복/2023년 7월 생존 당시 : "사람은 다 한 번 나면 가게 돼 있단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조금만 울어라."]

자신을 옥죄는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조순복 씨.

결국 스위스를 찾았습니다.

외국인에게도 조력 존엄사가 허용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남유하/스위스 조력사망자 가족 : "엄마가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제도가 있으면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을 텐데…."]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지난해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그가 스위스에서 조력 사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현재 조력 사망이나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미국의 일부 주 등 극히 일부지만 여러 나라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중입니다.

최근엔 캡슐에 들어가 버튼만 누르면 질소 가스가 나와 5분 안에 숨을 거두게 되는 '조력 사망 캡슐'까지 나왔죠.

우리나라도 '조력 존엄사'에 대한 법적, 윤리적 논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합법화에 찬성한단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죠.

관련해 정부는, "조력 존엄사가 허용되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우려가 있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누구에게나 웰빙이란 말만큼 웰다잉을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때가 있죠.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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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8 18:07:49
    • 수정2025-03-18 18: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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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반해 스위스로 여행가시는 분 많죠.

그런데 다른 목적으로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드라마시티 '못생긴 당신' : "나 좀 죽여줘, 제발 좀 죽여줘. 나 이렇게 보내줘서 편히 가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진통제도 들지 않고, 더이상의 치료도 할 수 없어 하루하루 고통만 받는 아내.

남편은 결국 살인을 결심합니다.

이른바 '간병 살인'.

국내에서 간병살인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는 2023년 기준 15건.

한자릿수를 기록하던 2007년과 2012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선 '간병 지옥'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죠.

때문에 조력 존엄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력 존엄사란, 말기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약물 주입 등의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걸 뜻하는데요

고 조순복 씨도 생전에 유방암이 뼈까지 전이돼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에 시달려왔습니다.

[조순복/2023년 7월 생존 당시 : "사람은 다 한 번 나면 가게 돼 있단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조금만 울어라."]

자신을 옥죄는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조순복 씨.

결국 스위스를 찾았습니다.

외국인에게도 조력 존엄사가 허용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남유하/스위스 조력사망자 가족 : "엄마가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제도가 있으면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을 텐데…."]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지난해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그가 스위스에서 조력 사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현재 조력 사망이나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미국의 일부 주 등 극히 일부지만 여러 나라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중입니다.

최근엔 캡슐에 들어가 버튼만 누르면 질소 가스가 나와 5분 안에 숨을 거두게 되는 '조력 사망 캡슐'까지 나왔죠.

우리나라도 '조력 존엄사'에 대한 법적, 윤리적 논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합법화에 찬성한단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죠.

관련해 정부는, "조력 존엄사가 허용되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우려가 있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누구에게나 웰빙이란 말만큼 웰다잉을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때가 있죠.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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