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 외교수장 “냉전 이후 평화 배당금 끝…새 방위협력 필요”

영국과 유럽연합 외교수장이 유럽 대륙의 방위력 강화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데비이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현지시각 18일 폴리티코 유럽판에 실은 공동 기고문에서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제 유럽은 우리 대륙의 방위를 위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냉전 이후의 평화 배당금은 완전히 끝났다”며 “작금의 엄중한 상황은 영국과 EU간 안보·방위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항구적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다. 침략자에게 보상이 주어져선 결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가속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각자의 국방비를 늘리고 유럽 내 방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유럽 집단방위의 ‘초석’이라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기고문은 이날 칼라스 고위대표의 런던 방문을 앞두고 발표됐습니다.
이
번 방문은 지난해 하반기 래미 장관의 EU 외교장관회의 참석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EU 고위대표가 영국을 양자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측은 5월에는 첫 양자 정상회담도 앞두고 있습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출범 이후 브렉시트 이후 소원해진 EU 관계 ‘리셋’을 천명했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에 속도를 내면서 영국과 EU로선 특히 안보 협력이 절실해졌습니다.

전후 안전보장의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영국은 프랑스와 함께 일명 ‘의지의 연합’ 비공식 협의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다수 EU 회원국이 동참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EU 행정부인 집행위원회 차원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2027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며 EU는 8천억 유로(약 127조원) 자금조달 동원을 목표로 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