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산모 양수가 터졌다고요!”…반복된 ‘응급실 뺑뺑이’에 조끼 벗은 구급대원

입력 2025.03.19 (18:08) 수정 2025.03.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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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급대원이 돌연 조끼를 벗어 던집니다.

그제 국회 기자회견에서 포착된 이 장면이 화제입니다.

[김성현/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지난 17일 : "저는 지금 이 조끼를 벗겠습니다. 벗고 구급대원 입장으로서 이 자리에 서겠습니다."]

구급대원 김성현 씨.

노조 명의를 빌려 나왔지만 구급 대원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한 이유, 바로 이 사건 때문입니다.

[김성현/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지난 17일 : "병원 앞에서,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 저희 구급대원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양수가 터진 외국인 임신부는 병원 12곳에 거절당하고, 결국 구급차 안에서 분만을 해야만 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34주 임신부가 구급차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역시 1시간 동안 병원 40여 곳에 수소문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김길중/한국구급소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보온 조치하고 (의료진이) 전화상으로 의료 지도까지 해서…."]

응급실은 있지만 정작 환자는 받아주지 않는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 된 현실.

특정 진료과가 없다, 혹은 병상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지난해에는 이런 사건도 있었습니다.

[A 양 어머니/음성변조/지난해 9월 : "'지금 받아주는 데가 다 없기 때문에 어머님도 같이 (병원에 전화를) 돌리셔야 돼요' 이렇게 구급대원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두 살배기 아이가 열경련으로 축 늘어져 있는 구급차 안.

검은 반팔티 차림의 엄마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립니다.

신고한 지 1시간이나 지나,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약을 투여했지만, 아이는 결국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종합병원 관계자/음성변조/지난해 9월 : "소아 신경 부분을 모르는 의료진이 (아이를) 수용했다가 잘못된다든지 해가 되면 오히려 그럴 수 있다고…."]

의정갈등 1년, 한국 의료계는 지금 말 그대로 긴급 상황, 일명 '코드블루' 상태입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건 물론, 다른 구급 활동도 어려워집니다.

당연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입니다.

[김종수/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장/지난 17일 : "이렇게 뺑뺑이를 돈 지 1년, 이제는 그만 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도 병원 문 코앞에서 응급 환자와 가족들, 그리고 구급대원들은 '제발 받아 달라' 애원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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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9 18:08:15
    • 수정2025-03-19 18: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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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급대원이 돌연 조끼를 벗어 던집니다.

그제 국회 기자회견에서 포착된 이 장면이 화제입니다.

[김성현/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지난 17일 : "저는 지금 이 조끼를 벗겠습니다. 벗고 구급대원 입장으로서 이 자리에 서겠습니다."]

구급대원 김성현 씨.

노조 명의를 빌려 나왔지만 구급 대원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한 이유, 바로 이 사건 때문입니다.

[김성현/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지난 17일 : "병원 앞에서,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 저희 구급대원이 아이를 받았습니다."]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양수가 터진 외국인 임신부는 병원 12곳에 거절당하고, 결국 구급차 안에서 분만을 해야만 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34주 임신부가 구급차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역시 1시간 동안 병원 40여 곳에 수소문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김길중/한국구급소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보온 조치하고 (의료진이) 전화상으로 의료 지도까지 해서…."]

응급실은 있지만 정작 환자는 받아주지 않는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 된 현실.

특정 진료과가 없다, 혹은 병상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지난해에는 이런 사건도 있었습니다.

[A 양 어머니/음성변조/지난해 9월 : "'지금 받아주는 데가 다 없기 때문에 어머님도 같이 (병원에 전화를) 돌리셔야 돼요' 이렇게 구급대원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두 살배기 아이가 열경련으로 축 늘어져 있는 구급차 안.

검은 반팔티 차림의 엄마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립니다.

신고한 지 1시간이나 지나,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약을 투여했지만, 아이는 결국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종합병원 관계자/음성변조/지난해 9월 : "소아 신경 부분을 모르는 의료진이 (아이를) 수용했다가 잘못된다든지 해가 되면 오히려 그럴 수 있다고…."]

의정갈등 1년, 한국 의료계는 지금 말 그대로 긴급 상황, 일명 '코드블루' 상태입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건 물론, 다른 구급 활동도 어려워집니다.

당연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입니다.

[김종수/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장/지난 17일 : "이렇게 뺑뺑이를 돈 지 1년, 이제는 그만 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도 병원 문 코앞에서 응급 환자와 가족들, 그리고 구급대원들은 '제발 받아 달라' 애원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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