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내한…“인공지능 시대 ‘신뢰’ 회복해야”
입력 2025.03.20 (16:17)
수정 2025.03.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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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피엔스'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유발 하라리가 한국을 방문해 인공지능(AI) 시대의 과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발간한 '넥서스'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유발 하라리는 오늘(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 "넥서스,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번 책을 쓰는 데 5년이 걸렸다는 유발 하라리는 신간 '넥서스'의 내용을 크게 2가지,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요약했습니다.
'넥서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AI가 지나치게 빨리 발전하고 있으며, 이 속도로 AI가 발전을 이어갈 경우 인간이 기술을 통제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 주체자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기술과 발명품과 달리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유발 하라리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AI를 다루기 위해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자신이 AI 개발에 앞장서는 빅테크 기업의 경영자들을 만나 나눈 일화를 소개하면서 "AI 개발 업체들은 사장의 다른 경쟁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도 AI의 빠른 발전 속도가 위험한 것을 알고 있고, 개발에 신중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전에 투자하고 규제를 마련하느라 발전 속도가 더뎌지면 AI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 같은 인간은 믿지 못하지만, 에일리언같은 지능을 갖춘 AI는 믿을 수 있다고 말하는 '신뢰의 역설'이 발생한다며, 인간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언론의 역할 중요"
유발 하라리는 AI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라고도 언급했습니다.
AI는 인류가 본 적 없는 속도로 빠르게 정보를 생산해 내지만, 중요한 것은 이 정보가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시장이 100% 개방된다면 진실은 검증되지 않은 '쓰레기' 정보에 묻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실은 검증하는 데 비용이 드는 데다, 복잡하고, 어떤 진실은 차라리 모르고 싶을 정도로 아플 수 있는 반면, 거짓은 검증이 필요 없으므로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원하는 대로 쉽고 단순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접근하기 쉽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기성 언론이 가진 장점, 즉 오랜 세월 쌓아 온 '신뢰할 만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활용하는 것과, 언론인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 "민주주의 핵심은 언론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
지난해 말 한국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와 그 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한국에서 계엄 사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진작에 일어날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북한에서?'라고 물었더니 남한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가도 아니라 언급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친위 쿠데타는 자주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권력을 줄 때는 늘 제한된 시간이라는 조건이 붙는데, 권력을 잡은 정당이나 인물이 이를 돌려주기 싫다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민주적인 방법을 사용하자는 유혹을 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민주주의는 보통 이런 사태 예방을 위해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마련해 둔다"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견제 장치가 언론의 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독재자를 꿈꾸는 많은 강력한 지도자들에게는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데, 일단 언론을 파괴하고 독립된 법원을 파괴하면 그다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유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권력자의 부패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고, 행위 주체가 정부일지라도 불법적인 일을 했다면 예방·중단시킬 수 있는 사법부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발간한 '넥서스'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유발 하라리는 오늘(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 "넥서스,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번 책을 쓰는 데 5년이 걸렸다는 유발 하라리는 신간 '넥서스'의 내용을 크게 2가지,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요약했습니다.
'넥서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AI가 지나치게 빨리 발전하고 있으며, 이 속도로 AI가 발전을 이어갈 경우 인간이 기술을 통제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 주체자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기술과 발명품과 달리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유발 하라리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AI를 다루기 위해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자신이 AI 개발에 앞장서는 빅테크 기업의 경영자들을 만나 나눈 일화를 소개하면서 "AI 개발 업체들은 사장의 다른 경쟁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도 AI의 빠른 발전 속도가 위험한 것을 알고 있고, 개발에 신중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전에 투자하고 규제를 마련하느라 발전 속도가 더뎌지면 AI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 같은 인간은 믿지 못하지만, 에일리언같은 지능을 갖춘 AI는 믿을 수 있다고 말하는 '신뢰의 역설'이 발생한다며, 인간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언론의 역할 중요"
유발 하라리는 AI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라고도 언급했습니다.
AI는 인류가 본 적 없는 속도로 빠르게 정보를 생산해 내지만, 중요한 것은 이 정보가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시장이 100% 개방된다면 진실은 검증되지 않은 '쓰레기' 정보에 묻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실은 검증하는 데 비용이 드는 데다, 복잡하고, 어떤 진실은 차라리 모르고 싶을 정도로 아플 수 있는 반면, 거짓은 검증이 필요 없으므로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원하는 대로 쉽고 단순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접근하기 쉽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기성 언론이 가진 장점, 즉 오랜 세월 쌓아 온 '신뢰할 만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활용하는 것과, 언론인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 "민주주의 핵심은 언론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
지난해 말 한국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와 그 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한국에서 계엄 사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진작에 일어날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북한에서?'라고 물었더니 남한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가도 아니라 언급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친위 쿠데타는 자주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권력을 줄 때는 늘 제한된 시간이라는 조건이 붙는데, 권력을 잡은 정당이나 인물이 이를 돌려주기 싫다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민주적인 방법을 사용하자는 유혹을 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민주주의는 보통 이런 사태 예방을 위해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마련해 둔다"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견제 장치가 언론의 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독재자를 꿈꾸는 많은 강력한 지도자들에게는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데, 일단 언론을 파괴하고 독립된 법원을 파괴하면 그다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유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권력자의 부패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고, 행위 주체가 정부일지라도 불법적인 일을 했다면 예방·중단시킬 수 있는 사법부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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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20 16:17:52
- 수정2025-03-20 16:45:44

책 '사피엔스'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유발 하라리가 한국을 방문해 인공지능(AI) 시대의 과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발간한 '넥서스'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유발 하라리는 오늘(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 "넥서스,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번 책을 쓰는 데 5년이 걸렸다는 유발 하라리는 신간 '넥서스'의 내용을 크게 2가지,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요약했습니다.
'넥서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AI가 지나치게 빨리 발전하고 있으며, 이 속도로 AI가 발전을 이어갈 경우 인간이 기술을 통제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 주체자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기술과 발명품과 달리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유발 하라리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AI를 다루기 위해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자신이 AI 개발에 앞장서는 빅테크 기업의 경영자들을 만나 나눈 일화를 소개하면서 "AI 개발 업체들은 사장의 다른 경쟁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도 AI의 빠른 발전 속도가 위험한 것을 알고 있고, 개발에 신중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전에 투자하고 규제를 마련하느라 발전 속도가 더뎌지면 AI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 같은 인간은 믿지 못하지만, 에일리언같은 지능을 갖춘 AI는 믿을 수 있다고 말하는 '신뢰의 역설'이 발생한다며, 인간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언론의 역할 중요"
유발 하라리는 AI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라고도 언급했습니다.
AI는 인류가 본 적 없는 속도로 빠르게 정보를 생산해 내지만, 중요한 것은 이 정보가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시장이 100% 개방된다면 진실은 검증되지 않은 '쓰레기' 정보에 묻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실은 검증하는 데 비용이 드는 데다, 복잡하고, 어떤 진실은 차라리 모르고 싶을 정도로 아플 수 있는 반면, 거짓은 검증이 필요 없으므로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원하는 대로 쉽고 단순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접근하기 쉽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기성 언론이 가진 장점, 즉 오랜 세월 쌓아 온 '신뢰할 만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활용하는 것과, 언론인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 "민주주의 핵심은 언론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
지난해 말 한국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와 그 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한국에서 계엄 사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진작에 일어날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북한에서?'라고 물었더니 남한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가도 아니라 언급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친위 쿠데타는 자주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권력을 줄 때는 늘 제한된 시간이라는 조건이 붙는데, 권력을 잡은 정당이나 인물이 이를 돌려주기 싫다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민주적인 방법을 사용하자는 유혹을 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민주주의는 보통 이런 사태 예방을 위해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마련해 둔다"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견제 장치가 언론의 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독재자를 꿈꾸는 많은 강력한 지도자들에게는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데, 일단 언론을 파괴하고 독립된 법원을 파괴하면 그다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유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권력자의 부패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고, 행위 주체가 정부일지라도 불법적인 일을 했다면 예방·중단시킬 수 있는 사법부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발간한 '넥서스'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유발 하라리는 오늘(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 "넥서스,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번 책을 쓰는 데 5년이 걸렸다는 유발 하라리는 신간 '넥서스'의 내용을 크게 2가지, AI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요약했습니다.
'넥서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AI가 지나치게 빨리 발전하고 있으며, 이 속도로 AI가 발전을 이어갈 경우 인간이 기술을 통제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 주체자이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기술과 발명품과 달리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유발 하라리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AI를 다루기 위해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자신이 AI 개발에 앞장서는 빅테크 기업의 경영자들을 만나 나눈 일화를 소개하면서 "AI 개발 업체들은 사장의 다른 경쟁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도 AI의 빠른 발전 속도가 위험한 것을 알고 있고, 개발에 신중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전에 투자하고 규제를 마련하느라 발전 속도가 더뎌지면 AI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 같은 인간은 믿지 못하지만, 에일리언같은 지능을 갖춘 AI는 믿을 수 있다고 말하는 '신뢰의 역설'이 발생한다며, 인간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수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언론의 역할 중요"
유발 하라리는 AI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라고도 언급했습니다.
AI는 인류가 본 적 없는 속도로 빠르게 정보를 생산해 내지만, 중요한 것은 이 정보가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보시장이 100% 개방된다면 진실은 검증되지 않은 '쓰레기' 정보에 묻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실은 검증하는 데 비용이 드는 데다, 복잡하고, 어떤 진실은 차라리 모르고 싶을 정도로 아플 수 있는 반면, 거짓은 검증이 필요 없으므로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원하는 대로 쉽고 단순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접근하기 쉽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기성 언론이 가진 장점, 즉 오랜 세월 쌓아 온 '신뢰할 만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활용하는 것과, 언론인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 "민주주의 핵심은 언론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
지난해 말 한국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와 그 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한국에서 계엄 사태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진작에 일어날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북한에서?'라고 물었더니 남한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전문가도 아니라 언급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친위 쿠데타는 자주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권력을 줄 때는 늘 제한된 시간이라는 조건이 붙는데, 권력을 잡은 정당이나 인물이 이를 돌려주기 싫다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민주적인 방법을 사용하자는 유혹을 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민주주의는 보통 이런 사태 예방을 위해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마련해 둔다"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견제 장치가 언론의 자유와 독립된 사법 기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독재자를 꿈꾸는 많은 강력한 지도자들에게는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데, 일단 언론을 파괴하고 독립된 법원을 파괴하면 그다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유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권력자의 부패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필요하고, 행위 주체가 정부일지라도 불법적인 일을 했다면 예방·중단시킬 수 있는 사법부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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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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