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불 재난에…봄꽃 축제 ‘노심초사’

입력 2025.03.26 (14:03) 수정 2025.03.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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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표 벚꽃 명소인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에서 해마다 열리는 ‘전농로 왕벚꽃축제’ 모습. 제주관광공사제주도 대표 벚꽃 명소인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에서 해마다 열리는 ‘전농로 왕벚꽃축제’ 모습. 제주관광공사

대형 산불이 화마로 변해 전국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며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말 '봄꽃 축제'가 예정된 지역에선 산불 피해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 봄꽃 축제는 열지만…'불꽃'은 모두 취소

전국 대표 벚꽃 축제인 경남 진해군항제가 모레(28일)부터 열흘간 열릴 예정입니다. 벚꽃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지난해(3월 22일)보다 1주일 정도 시기를 늦췄습니다.

그러나 축젯날이 다가오는 동안 대형 산불이라는 변수가 생겼습니다.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며 산림청은 전국에 내렸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높였습니다.

주최 측은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행사 프로그램 가운데 '불꽃'이 들어가는 건 취소하는 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는 29일 크루즈를 타고 해상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진해군항제 '원나잇크루즈'에선 불꽃쇼를 빼기로 했습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일단 전국적인 산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축제 기간 중 다음 달 2일 해상 불꽃쇼를 예정대로 할지도 미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공원에서 진해군항제를 찾은 관광객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3월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공원에서 진해군항제를 찾은 관광객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 '몸 낮춘' 봄 축제…"정부 방침 따라 유동적"

제주에서도 이번 주말 봄꽃 축제가 잇달아 예정돼 있어 주최 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올해로 18번째를 맞는 전농로 왕벚꽃축제는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일대에서 막을 엽니다.

축제 기간 1.2㎞에 달하는 왕복 2차로가 '차 없는 거리'로 바뀌어, 하늘을 가득 메운 벚꽃 터널을 걸을 수 있는 벚꽃 명소로 관광객 사이에서도 유명합니다.

삼도1동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행사를 이틀 앞두고 오늘(26일) 현장에 천막을 설치하는 중"이라면서 "행사 프로그램 중에서 '불꽃'이 들어가는 건 일단 없어, 예정대로 정상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농로 왕벚꽃축제가 열리는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벚나무에 지난 26일 오후 벚꽃이 하나둘 피어있다.전농로 왕벚꽃축제가 열리는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벚나무에 지난 26일 오후 벚꽃이 하나둘 피어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대에서도 오는 29~30일 양일간 서귀포유채꽃축제가 열립니다.

축제 기간 녹산로 1.5㎞ 구간에서 차량 진입을 통제해, 차 없는 거리 양옆으로 나란히 연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서귀포시도 일단 예정대로 축제를 열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 속 정부 방침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기존에 안내된 대로 오는 주말 축제를 열 예정이다. 벚꽃길 걷기, 원데이클래스, 공연 등 프로그램도 정상 운영"이라며 "다만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전국적인 산불 재난으로 제주에서도 들불축제가 취소된 사례가 있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천 인근 산책로에 활짝 핀 산수유가 검게 타 있다. 뒤로는 산불이 덮친 야산이 보인다. 연합뉴스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천 인근 산책로에 활짝 핀 산수유가 검게 타 있다. 뒤로는 산불이 덮친 야산이 보인다. 연합뉴스

산불 확산에 행사를 아예 취소한 지역도 있습니다. 경북 의성군은 지난 22일 개막한 '제18회 산수유 마을 축제'를 사흘 만인 지난 24일 전면 취소했습니다.

이 축제는 당초 오는 30일까지 9일간 열릴 예정으로, 산불이 발생하자 일부 공연 프로그램만 중단했다가 산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축제 도중 전면 취소됐습니다.

경남 산청군도 다음 달 예정된 '꽃잔디 축제'를 연기하는 안을 놓고 고심 중입니다.

병무청은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하는 병역의무자에게 입영을 연기하거나 예비군 동원훈련을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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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산불 재난에…봄꽃 축제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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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3-27 1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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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표 벚꽃 명소인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에서 해마다 열리는 ‘전농로 왕벚꽃축제’ 모습. 제주관광공사
대형 산불이 화마로 변해 전국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며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말 '봄꽃 축제'가 예정된 지역에선 산불 피해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 봄꽃 축제는 열지만…'불꽃'은 모두 취소

전국 대표 벚꽃 축제인 경남 진해군항제가 모레(28일)부터 열흘간 열릴 예정입니다. 벚꽃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지난해(3월 22일)보다 1주일 정도 시기를 늦췄습니다.

그러나 축젯날이 다가오는 동안 대형 산불이라는 변수가 생겼습니다.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며 산림청은 전국에 내렸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높였습니다.

주최 측은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행사 프로그램 가운데 '불꽃'이 들어가는 건 취소하는 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는 29일 크루즈를 타고 해상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진해군항제 '원나잇크루즈'에선 불꽃쇼를 빼기로 했습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일단 전국적인 산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축제 기간 중 다음 달 2일 해상 불꽃쇼를 예정대로 할지도 미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공원에서 진해군항제를 찾은 관광객이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 '몸 낮춘' 봄 축제…"정부 방침 따라 유동적"

제주에서도 이번 주말 봄꽃 축제가 잇달아 예정돼 있어 주최 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올해로 18번째를 맞는 전농로 왕벚꽃축제는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일대에서 막을 엽니다.

축제 기간 1.2㎞에 달하는 왕복 2차로가 '차 없는 거리'로 바뀌어, 하늘을 가득 메운 벚꽃 터널을 걸을 수 있는 벚꽃 명소로 관광객 사이에서도 유명합니다.

삼도1동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행사를 이틀 앞두고 오늘(26일) 현장에 천막을 설치하는 중"이라면서 "행사 프로그램 중에서 '불꽃'이 들어가는 건 일단 없어, 예정대로 정상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농로 왕벚꽃축제가 열리는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벚나무에 지난 26일 오후 벚꽃이 하나둘 피어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대에서도 오는 29~30일 양일간 서귀포유채꽃축제가 열립니다.

축제 기간 녹산로 1.5㎞ 구간에서 차량 진입을 통제해, 차 없는 거리 양옆으로 나란히 연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서귀포시도 일단 예정대로 축제를 열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 속 정부 방침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기존에 안내된 대로 오는 주말 축제를 열 예정이다. 벚꽃길 걷기, 원데이클래스, 공연 등 프로그램도 정상 운영"이라며 "다만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전국적인 산불 재난으로 제주에서도 들불축제가 취소된 사례가 있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천 인근 산책로에 활짝 핀 산수유가 검게 타 있다. 뒤로는 산불이 덮친 야산이 보인다. 연합뉴스
산불 확산에 행사를 아예 취소한 지역도 있습니다. 경북 의성군은 지난 22일 개막한 '제18회 산수유 마을 축제'를 사흘 만인 지난 24일 전면 취소했습니다.

이 축제는 당초 오는 30일까지 9일간 열릴 예정으로, 산불이 발생하자 일부 공연 프로그램만 중단했다가 산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축제 도중 전면 취소됐습니다.

경남 산청군도 다음 달 예정된 '꽃잔디 축제'를 연기하는 안을 놓고 고심 중입니다.

병무청은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하는 병역의무자에게 입영을 연기하거나 예비군 동원훈련을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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