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협상 실패 대비해 미국 보복관세 목록 작성 중”

입력 2025.04.04 (17:59) 수정 2025.04.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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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부과에 신중한 반응을 보여온 영국 정부가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 목록을 작성 중입니다.

조너선 레이놀즈 산업통상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발표 4주 뒤인 5월 1일까지 관세를 낮추는 협상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보복 조치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레이놀즈 장관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는 미국산 제품은 무엇인지 등을 놓고 영국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대부분 영국산 제품에 10% 상호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문건에 따르면 영국산 의약품, 반도체, 구리, 일부 목재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이후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모든 나라가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매력”이라고 말했습니다. BBC와 인터뷰에서는 영국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우리(미 정부)가 이를 다룬 방식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아주 만족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여전히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국제조업협회(Make UK)와 영국산업연맹(CBI) 등 기업 대표들도 트럼프 관세를 비판하면서도 보복 조치에 따른 무역전쟁 확대에는 경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앞으로 영국의 관세 대응에 속할 수 있는 제품 예시 목록을 발표하면서도 “목록 그대로 실제 관세 대응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417쪽에 달하는 이 예시 목록에는 미국산 원유와 화기, 버번위스키, 순종 말, 어린이 의류 등 수입품 27%가 올라 있습니다.

영국 경제에 미칠 타격이 비교적 제한적인 제품이 선별됐다고 산업통상부는 설명했습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제품은 지난해 수입액 규모로 원유(86억파운드·16조1천억원), 기계식 발전기(58억파운드·10조9천억원), 의약품(45억파운드·8조4천억원), 정제유(42억파운드·7조9천억원), 항공기(29억파운드·5조4천억원)입니다.

전임 보수당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제러미 헌트 하원의원은 4일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영국이 보복 관세 부과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 불안 확산을 막는 저과세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 당시 영국 경제를 싱가포르처럼 만드는 ‘템스강변의 싱가포르’ 모델이 제시됐던 점을 거론하면서 “그 성공의 핵심은 강경한 사회 정책이 아니라 통상 의지를 통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영국 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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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4 17:59:41
    • 수정2025-04-04 18:19:00
    국제
미국의 관세 부과에 신중한 반응을 보여온 영국 정부가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 목록을 작성 중입니다.

조너선 레이놀즈 산업통상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발표 4주 뒤인 5월 1일까지 관세를 낮추는 협상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보복 조치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레이놀즈 장관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는 미국산 제품은 무엇인지 등을 놓고 영국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대부분 영국산 제품에 10% 상호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문건에 따르면 영국산 의약품, 반도체, 구리, 일부 목재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이후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모든 나라가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매력”이라고 말했습니다. BBC와 인터뷰에서는 영국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우리(미 정부)가 이를 다룬 방식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아주 만족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여전히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국제조업협회(Make UK)와 영국산업연맹(CBI) 등 기업 대표들도 트럼프 관세를 비판하면서도 보복 조치에 따른 무역전쟁 확대에는 경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앞으로 영국의 관세 대응에 속할 수 있는 제품 예시 목록을 발표하면서도 “목록 그대로 실제 관세 대응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417쪽에 달하는 이 예시 목록에는 미국산 원유와 화기, 버번위스키, 순종 말, 어린이 의류 등 수입품 27%가 올라 있습니다.

영국 경제에 미칠 타격이 비교적 제한적인 제품이 선별됐다고 산업통상부는 설명했습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제품은 지난해 수입액 규모로 원유(86억파운드·16조1천억원), 기계식 발전기(58억파운드·10조9천억원), 의약품(45억파운드·8조4천억원), 정제유(42억파운드·7조9천억원), 항공기(29억파운드·5조4천억원)입니다.

전임 보수당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제러미 헌트 하원의원은 4일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영국이 보복 관세 부과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 불안 확산을 막는 저과세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 당시 영국 경제를 싱가포르처럼 만드는 ‘템스강변의 싱가포르’ 모델이 제시됐던 점을 거론하면서 “그 성공의 핵심은 강경한 사회 정책이 아니라 통상 의지를 통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영국 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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