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의, 미 관세·국방비 압박 속에 폐막

입력 2025.04.05 (03:57) 수정 2025.04.05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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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가 현지시각 4일 미국의 상호관세와 국방비 증액 압박에 뒤숭숭한 분위기로 폐막했습니다.

나토 창설 76주년(4월 4일)에 맞춰 열린 회의였지만 '기념행사'는 없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나토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 기준을 현행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전방위 위협을 고려할 때 '현실적 경로'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GDP 5%'를 언급하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협상용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습니다.

국방비 증액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현재 지출 수준을 고려하면 5%가 '비현실적 목표'라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을 포함한 나토 32개국 회원국의 국방비가 평균 2.71% 수준이고 32개국 중 9개국은 여전히 2% 미만입니다.

미국의 국방비 규모가 압도적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GDP 대비 국방비가 3.38%로, 5%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도 협상카드가 되리라는 분석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실제로는 3∼3.5% 수준에서 지출 가이드라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미국 역시 5%를 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가 관련 언급을 한 건 처음입니다.

이날도 '미국도 5% 목표를 이행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난감해했습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5%는 미국의 지출 비율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고 지금으로선 우리는 그 수치를 달성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자국을 포함한 유럽 회원국이 최근 잇따라 국방비 증액을 발표했지만 'GDP 3%'가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맹을 가리지 않은 미국의 무차별 '관세 폭격'도 회의장을 뒤덮었습니다.

그러나 각국이 대미 관세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게 되면 결국 미국이 원하는 국방비 증액도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은 EU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EU 27개국 중 23개국이 나토 회원국입니다.

애초 이날 오후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던 루비오 장관은 막판에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측은 '일정상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유럽권 매체들의 '송곳 질문'을 피하려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나토 32개국이 이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한 목소리를 낸 건 '인도·태평양과 협력 심화'였습니다.

올해로 4년 연속 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 초청됐고, 한국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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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5 03:57:56
    • 수정2025-04-05 03:58:39
    국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가 현지시각 4일 미국의 상호관세와 국방비 증액 압박에 뒤숭숭한 분위기로 폐막했습니다.

나토 창설 76주년(4월 4일)에 맞춰 열린 회의였지만 '기념행사'는 없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나토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 기준을 현행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전방위 위협을 고려할 때 '현실적 경로'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GDP 5%'를 언급하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협상용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았습니다.

국방비 증액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현재 지출 수준을 고려하면 5%가 '비현실적 목표'라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을 포함한 나토 32개국 회원국의 국방비가 평균 2.71% 수준이고 32개국 중 9개국은 여전히 2% 미만입니다.

미국의 국방비 규모가 압도적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GDP 대비 국방비가 3.38%로, 5%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도 협상카드가 되리라는 분석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실제로는 3∼3.5% 수준에서 지출 가이드라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미국 역시 5%를 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가 관련 언급을 한 건 처음입니다.

이날도 '미국도 5% 목표를 이행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난감해했습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5%는 미국의 지출 비율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고 지금으로선 우리는 그 수치를 달성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자국을 포함한 유럽 회원국이 최근 잇따라 국방비 증액을 발표했지만 'GDP 3%'가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맹을 가리지 않은 미국의 무차별 '관세 폭격'도 회의장을 뒤덮었습니다.

그러나 각국이 대미 관세와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게 되면 결국 미국이 원하는 국방비 증액도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은 EU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EU 27개국 중 23개국이 나토 회원국입니다.

애초 이날 오후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던 루비오 장관은 막판에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측은 '일정상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유럽권 매체들의 '송곳 질문'을 피하려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나토 32개국이 이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한 목소리를 낸 건 '인도·태평양과 협력 심화'였습니다.

올해로 4년 연속 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 초청됐고, 한국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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