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평생교육 지원사업 일방적 배제”…“사업 효과 극대화 차원”

입력 2025.04.07 (10:37) 수정 2025.04.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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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미래융복합대학을 다니게 되며 중년의 삶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학생들 각자의 사정으로 중단했던 학업을 하고 취업으로도 이어져서 보람돼요."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재학생들의 목소리입니다. 대학을 다니며 배움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만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생교육을 담당해 온 제주대 미래융합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이 중단될 상황에 놓이며 재학생과 교수진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2016년 야심 차게 출범한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짚어 봅니다.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홈페이지 이미지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홈페이지 이미지

" 2025년 재정지원 사업계획에서 미래융합대학 관련 제외"…"제주대 측의 독단적 판단"

2017년 평생교육을 지역대학이 지원하자는 취지로 제주대학교에선 단과 대학의 하나로 미래융합대학이 출범했습니다. 건강뷰티향장학과와 관광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 등 4개 과로 신입생이 99명에 이르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2021년에는 첫 졸업생 64명을 배출하며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수와 학생들이 농성에 나섰습니다.

문제의 출발점은 제주도가 공고한 [2025년 제주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 공모] 로 제주대가 신규사업 지원 계획서를 제출하며 제주대 미래융합대학과 관련한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미래융복합대학의 A 교수는 KBS 취재진에게 "제주대학교 김일환 총장 등 대학 측은 현재 미래융합대학의 성격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모에서 미래융합대학 관련은 제외했다"고 밝혀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교수진이나 학생회 측과 어떠한 입장이나 의견 조율 과정은 없었다"며 "독단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더라도 재정 지원이 배제된 상태에서는 교육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학생권과 교육권 무시 처사"…"좌시하지 않을 것"

학생들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래융합대학 재학생은 KBS와의 통화에서 "일도 하고 아이들도 키우며 늦깎이 만학도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 이라며 "교육권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 학교가 문을 닫으면 제주대학교의 미래는 더 어두워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개 학과 대표와 학생회 측도 입장문을 내고 "제주대학 미래융합대학의 평생교육 취지를 지켜내야 한다며 총장의 무책임한 결정과 학생권, 교육권을 무시하는 행위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학생회와 교수진 측은 공모를 진행한 제주도 담당 부서에는 사업계획 심사 중단 요구서를 발송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업 효과 극대화 방안 찾는 차원"…"학습권 침해 없을 것"

강철웅 제주대학교 미래융복합대학 학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재정지원 사업의 경우는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학교의 입장"이라며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습권 침해에 대해선 "학교가 최선을 다해서 학생들이 졸업하는 데 문제없도록 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가 질의에 대해선 학교 측 입장이 정해지면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구체적인 질의에 선을 그었습니다.

■"제주도, 심사 중단 요청서 검토 중…"예산 416억, 도내 3개 대학 분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원 사업 공모를 진행한 제주도 측은 "미래융합대학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 심사 중단 요청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평생교육 지원 사업과 관련해 교육부 예산을 제주도가 받아 지원하도록 올해부터 변경됐고 심사 중단 요청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가 지원하다 올해부터 지자체의 지역 대학에 대한 책임 강화를 위해 제주도에 내려온 예산은 모두 416억 원입니다. 제주도는 도내에선 제주대와 한라대 관광대 3곳이 지원했고 제출한 사업 계획서는 제주RISE센터가 인재양성, 산학협력, 창업, 평생교육, 지역사회 기여 계획 등을 평가해 차등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년간 졸업생 278명 배출…당초 취지대로 역할 다하길

사진 출처: 제주대 홈페이지사진 출처: 제주대 홈페이지

제주대학교는 2017년 교육부의 지역거점국립대로서 평생교육 단과대학 정비 지원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이후 4개 학과가 운영되며 2018년에는 평생학습 체제 구축에 따른 미래융합대학 단독 건물도 구축됐습니다.

2017년 첫 입학생 99명을 시작으로 2024년 106명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재학생의 상당수가 40~50대이며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졸업생은 2021년 64명, 2022년 48명, 2023년 66명, 2024년 54명, 2025년 46명으로 꾸준히 배출하고 있습니다.

관련 예산은 인건비와 학생 교육활동비로 매년 교육부 7~8억, 제주대 4억 원 등 12억 원가량이 투입돼 왔습니다.

현재 미래융합대학 교수진은 모두 12명, 휴학생 포함 재학생은 375명에 이릅니다. 이런데도 구성원들과의 사전 소통 없이 재정 지원 사업에서 미래융합대학 지원 내용을 제외하며 당초 단과대학 설립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제주대 미래융합대학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장의 인사말을 되새겨 보면서 제주대와 미래융합대학, 제주도가 머리를 맞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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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학생들 각자의 사정으로 중단했던 학업을 하고 취업으로도 이어져서 보람돼요."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재학생들의 목소리입니다. 대학을 다니며 배움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만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생교육을 담당해 온 제주대 미래융합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이 중단될 상황에 놓이며 재학생과 교수진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2016년 야심 차게 출범한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짚어 봅니다.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홈페이지 이미지
" 2025년 재정지원 사업계획에서 미래융합대학 관련 제외"…"제주대 측의 독단적 판단"

2017년 평생교육을 지역대학이 지원하자는 취지로 제주대학교에선 단과 대학의 하나로 미래융합대학이 출범했습니다. 건강뷰티향장학과와 관광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 등 4개 과로 신입생이 99명에 이르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2021년에는 첫 졸업생 64명을 배출하며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수와 학생들이 농성에 나섰습니다.

문제의 출발점은 제주도가 공고한 [2025년 제주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 공모] 로 제주대가 신규사업 지원 계획서를 제출하며 제주대 미래융합대학과 관련한 내용을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미래융복합대학의 A 교수는 KBS 취재진에게 "제주대학교 김일환 총장 등 대학 측은 현재 미래융합대학의 성격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모에서 미래융합대학 관련은 제외했다"고 밝혀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교수진이나 학생회 측과 어떠한 입장이나 의견 조율 과정은 없었다"며 "독단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더라도 재정 지원이 배제된 상태에서는 교육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학생권과 교육권 무시 처사"…"좌시하지 않을 것"

학생들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래융합대학 재학생은 KBS와의 통화에서 "일도 하고 아이들도 키우며 늦깎이 만학도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 이라며 "교육권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 학교가 문을 닫으면 제주대학교의 미래는 더 어두워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개 학과 대표와 학생회 측도 입장문을 내고 "제주대학 미래융합대학의 평생교육 취지를 지켜내야 한다며 총장의 무책임한 결정과 학생권, 교육권을 무시하는 행위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학생회와 교수진 측은 공모를 진행한 제주도 담당 부서에는 사업계획 심사 중단 요구서를 발송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업 효과 극대화 방안 찾는 차원"…"학습권 침해 없을 것"

강철웅 제주대학교 미래융복합대학 학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재정지원 사업의 경우는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학교의 입장"이라며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습권 침해에 대해선 "학교가 최선을 다해서 학생들이 졸업하는 데 문제없도록 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가 질의에 대해선 학교 측 입장이 정해지면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구체적인 질의에 선을 그었습니다.

■"제주도, 심사 중단 요청서 검토 중…"예산 416억, 도내 3개 대학 분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원 사업 공모를 진행한 제주도 측은 "미래융합대학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 심사 중단 요청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평생교육 지원 사업과 관련해 교육부 예산을 제주도가 받아 지원하도록 올해부터 변경됐고 심사 중단 요청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가 지원하다 올해부터 지자체의 지역 대학에 대한 책임 강화를 위해 제주도에 내려온 예산은 모두 416억 원입니다. 제주도는 도내에선 제주대와 한라대 관광대 3곳이 지원했고 제출한 사업 계획서는 제주RISE센터가 인재양성, 산학협력, 창업, 평생교육, 지역사회 기여 계획 등을 평가해 차등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년간 졸업생 278명 배출…당초 취지대로 역할 다하길

사진 출처: 제주대 홈페이지
제주대학교는 2017년 교육부의 지역거점국립대로서 평생교육 단과대학 정비 지원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이후 4개 학과가 운영되며 2018년에는 평생학습 체제 구축에 따른 미래융합대학 단독 건물도 구축됐습니다.

2017년 첫 입학생 99명을 시작으로 2024년 106명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재학생의 상당수가 40~50대이며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졸업생은 2021년 64명, 2022년 48명, 2023년 66명, 2024년 54명, 2025년 46명으로 꾸준히 배출하고 있습니다.

관련 예산은 인건비와 학생 교육활동비로 매년 교육부 7~8억, 제주대 4억 원 등 12억 원가량이 투입돼 왔습니다.

현재 미래융합대학 교수진은 모두 12명, 휴학생 포함 재학생은 375명에 이릅니다. 이런데도 구성원들과의 사전 소통 없이 재정 지원 사업에서 미래융합대학 지원 내용을 제외하며 당초 단과대학 설립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제주대 미래융합대학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장의 인사말을 되새겨 보면서 제주대와 미래융합대학, 제주도가 머리를 맞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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