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장애인 가정 폭력 3년간 만 5천 건…“제도적 보호 요원”

입력 2025.04.09 (19:06) 수정 2025.04.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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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월 둘째 주는 여성장애인폭력추방 주간인데요.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실상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이른바 '4·9캠페인'이 오늘(9일) 광주에서 열렸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전남의 한 농촌 마을에서 제기된 지적장애여성 성폭력 사건.

남성 10여 명이 10년 가까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피의자 대부분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송치했고, 여성단체는 장애인 피해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판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평등한 일상을 살고 싶다".

손팻말을 든 여성장애인들이 거리에 섰습니다.

매년 4월 둘째 주, 여성장애인 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전국을 돌며 개최하는 이른바 '4·9 캠페인'입니다.

광주에서 모인 여성장애인과 활동가들은 차별과 폭력에 맞서 연대의 힘을 모아주길 호소했습니다.

[설순미/장애인공동생활가정 원장 : "많은 폭력 피해 생존 장애여성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피해자가 아니다. 우리는 변화의 주체다."]

최근 3년 동안 여성장애인 상담기관에 접수된 가정폭력 피해 사례는 만 5천여 건.

정신적·정서적 폭력만큼이나 신체적 폭력도 많습니다.

특히 성폭력 사건의 경우 정서적·신체적 어려움으로 항거 불능 상태에 놓인 사례가 대부분으로 파악되지만, 수사 단계에서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로, 혹은 장애인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축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박선경/전국여성장애인폭력피해지원상담소 및 보호시설협의회 대표 : "피해자의 항거 곤란 및 항거 불능 상태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 특례조항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런 것이 적용되지 않고. 장애여성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조사 방법도 함께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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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장애인 가정 폭력 3년간 만 5천 건…“제도적 보호 요원”
    • 입력 2025-04-09 19:06:56
    • 수정2025-04-09 20:23:58
    뉴스7(광주)
[앵커]

4월 둘째 주는 여성장애인폭력추방 주간인데요.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실상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이른바 '4·9캠페인'이 오늘(9일) 광주에서 열렸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전남의 한 농촌 마을에서 제기된 지적장애여성 성폭력 사건.

남성 10여 명이 10년 가까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피의자 대부분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송치했고, 여성단체는 장애인 피해자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판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평등한 일상을 살고 싶다".

손팻말을 든 여성장애인들이 거리에 섰습니다.

매년 4월 둘째 주, 여성장애인 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전국을 돌며 개최하는 이른바 '4·9 캠페인'입니다.

광주에서 모인 여성장애인과 활동가들은 차별과 폭력에 맞서 연대의 힘을 모아주길 호소했습니다.

[설순미/장애인공동생활가정 원장 : "많은 폭력 피해 생존 장애여성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피해자가 아니다. 우리는 변화의 주체다."]

최근 3년 동안 여성장애인 상담기관에 접수된 가정폭력 피해 사례는 만 5천여 건.

정신적·정서적 폭력만큼이나 신체적 폭력도 많습니다.

특히 성폭력 사건의 경우 정서적·신체적 어려움으로 항거 불능 상태에 놓인 사례가 대부분으로 파악되지만, 수사 단계에서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로, 혹은 장애인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축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박선경/전국여성장애인폭력피해지원상담소 및 보호시설협의회 대표 : "피해자의 항거 곤란 및 항거 불능 상태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 특례조항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런 것이 적용되지 않고. 장애여성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조사 방법도 함께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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