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살해’ 태권도 관장, 1심서 징역 30년

입력 2025.04.10 (10:33) 수정 2025.04.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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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장에서 관원인 5살 최도하 군을 매트에 거꾸로 넣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관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오창섭)는 오늘(10일)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태권도 관장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태권도 사범으로서 아동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당시 만 3세에 불과해 반항하거나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 아동에게 학대를 반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군을 매트에 집어넣은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고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신체와 생명 안전을 경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사고 직후 CCTV를 삭제한 것을 두고는 "피해 아동을 방치하면 사망의 위험 내지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한 것"이라며, A 씨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도장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므로,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법의 준엄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CCTV 영상을 보면 공소사실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학대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는지 의문이 남는 부분도 있다"고 변론했습니다.

오늘 선고를 지켜본 최 군 어머니는 선고 직후 오열하며 쓰러져 법원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고 법원을 나왔습니다.

최 군 어머니는 취재진에게 "우리나라 아동법이 너무 약해서 이게 최대인 거 같다"며 "솔직히 사형보다 더한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는데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심, 3심이 됐든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재판을 유족과 함께 방청해 온 김민호 경기도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아동 보호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관련 종사자들의 몸과 머리에 제대로 박히도록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7월 12일,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말아서 세워놓은 매트 사이에 5살 아동 최 군을 거꾸로 넣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최 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된 후에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오히려 CCTV를 삭제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A 씨는 최 군을 포함해 총 26명의 관원에게 매트에 거꾸로 넣거나 볼을 꼬집고 때리는 등 124차례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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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 학대 살해’ 태권도 관장, 1심서 징역 30년
    • 입력 2025-04-10 10:33:25
    • 수정2025-04-10 14:29:43
    사회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5살 최도하 군을 매트에 거꾸로 넣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관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오창섭)는 오늘(10일)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태권도 관장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태권도 사범으로서 아동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당시 만 3세에 불과해 반항하거나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 아동에게 학대를 반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군을 매트에 집어넣은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고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신체와 생명 안전을 경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사고 직후 CCTV를 삭제한 것을 두고는 "피해 아동을 방치하면 사망의 위험 내지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한 것"이라며, A 씨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도장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므로,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법의 준엄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CCTV 영상을 보면 공소사실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학대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는지 의문이 남는 부분도 있다"고 변론했습니다.

오늘 선고를 지켜본 최 군 어머니는 선고 직후 오열하며 쓰러져 법원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고 법원을 나왔습니다.

최 군 어머니는 취재진에게 "우리나라 아동법이 너무 약해서 이게 최대인 거 같다"며 "솔직히 사형보다 더한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는데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심, 3심이 됐든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재판을 유족과 함께 방청해 온 김민호 경기도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아동 보호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관련 종사자들의 몸과 머리에 제대로 박히도록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7월 12일,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말아서 세워놓은 매트 사이에 5살 아동 최 군을 거꾸로 넣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최 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된 후에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오히려 CCTV를 삭제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A 씨는 최 군을 포함해 총 26명의 관원에게 매트에 거꾸로 넣거나 볼을 꼬집고 때리는 등 124차례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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