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2025 취업 보고서-제 경력은 어디서 쌓나요?

입력 2025.04.1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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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모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캠퍼스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다양하게 담아봅니다.


새로운 시작을 마주한 얼굴엔 설렘과 동시에 불안감이 어렸습니다.

<인터뷰>김다혜·임차영 / 졸업생
사회인으로 나가려다 보니까 경험해 보지 않은 곳이니까 그런 데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해요.

부모님은 아들의 새출발을 응원합니다.

<인터뷰> 이상화 / 졸업생 부모
열심히 해서 자기 발전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취업을 바로 하셨나 봐요?) 네. (요즘에 취업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러니까요. 대견스럽죠.


마지막이라 아쉬운 듯 졸업식에서도 티격태격하는 친구들.

입학은 함께 했지만, 졸업은 제각각입니다.

<인터뷰> 김상우 / 졸업 & 취업 준비
공채도 넣어보고 열심히 해봐야죠.

<인터뷰> 김하석 / 졸업 유예
졸업 유예 상태로만 대기 중입니다. 저도 이제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서….

<인터뷰> 정재현 / 4학년 (1년 휴학)
저는 1년 후에 (졸업해요). 저는 휴학을 해서….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란 공식은 이젠 옛말.

"이제 취업 준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아직 구직 중입니다."

"저는 시험 앞두고 있으니까…."

더 높아진 취업의 문턱.

<인터뷰> 김유빈 /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
공채의 종말이라는 표현도 우리가 쓰고 있잖아요. 청년 100명이 28개의 일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는 거예요.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는 그런 경향까지 합쳐지게 되면 청년층의 구직난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한 대기업의 신입 사원 채용 현장.

<녹취>한승린 / A그룹 인재선발팀 차장
오늘 보실 면접은 총 2가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첫 번째는 PT 면접 그리고 두 번째는 다대다 면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긴장감 속에 실무 면접이 시작됐습니다.

<녹취> 면접관
지원하신 이유가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녹취> 지원자
(이 회사가) 글로벌로 향하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데요….


난감한 질문에도 지원자들의 대답은 막힘이 없습니다.

<녹취> 면접관
단점 같은 게 있으면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녹취> 지원자
집착이 심하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집착이 오히려 한 가지 일에 대한 완수를 위한 꼼꼼함이라는 강점으로 또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면접관
장점 아니에요?

160:1의 경쟁을 뚫고 실무면접까지 통과한 지원자들.

<인터뷰>이동진 / 지원자
제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 오래 다닐 생각으로 지원해 보고자 해서 신중하게….

<인터뷰>이지민 / 지원자
준비 많이 한 것 같은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도 가고 싶었던 기업에 면접까지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한 달의 인턴 생활을 거쳐 채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인터뷰> 이해용 / A그룹 인재선발팀장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면서 '디지털 조직 역량들을 강화해 가자'라는 전략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말, 그리고 올해도 기업의 전략들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이미 디지털 인력들은 충분히 확보돼 있고 신입사원 중에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을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고, 그러다 보니 신입사원의 비중이 올라갔고 지금은 경력과 신입의 비중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처럼 신입 사원을 채용하겠다는 기업은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내 기업 10곳 중 6곳만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70% 정도는 경력직으로 채워질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유빈 /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고 또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공고화되고 있다, 이건 사실 오늘내일 일은 아니고요. 심지어 '공채의 종말'이라는 이제 표현도 우리가 쓰고 있잖아요. 기업 자체는 사실 이제 즉시 투입할 수 있거나 아니면 즉시 투입할 수는 없을지언정 1년이라든지 2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채용할 경우에는 훈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거죠….

그럼, 신입사원 채용에선 어떤 인재를 선호할까요?

<인터뷰> 이해용/ A그룹 인재선발팀장
이제 '스펙'의 시대는 갔거든요. 이런 것들에서 변별력들은 많지가 않아요. 조직에 얼마나 맞는지 우리 회사의 가치에 얼마나 맞고 우리 회사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신입 사원에서 보는 것이 변별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중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인터뷰> 이해용 / A그룹 인재선발팀장
내가 어떠한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떠한 직무를 업으로 선택할 건지가 이미 장기적 관점에서 세팅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직무와) 연결된 인턴이나 혹은 아르바이트라도, 그런 관련된 일들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내가 이 회사, 이 직무에 지원하기 위한 본인의 스토리들이 연결돼야 합니다.

앱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 중인 윤영헌 씨.

<인터뷰> 윤영헌 / 대학교 4학년
공채가 올라오는 곳은 많이 보고 있어요.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만들어서 지금은 자격증이랑 영어 공부하는 데 조금 더 집중하고 있어요.

원래 전공은 경영이지만 정보통신을 복수 전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영헌 / 대학교 4학년
문과로 취직하는 게 조금 힘들기도 하고 그다음에 2학년 때 이제 우연히 코딩 열풍이 이제 불었는데 접했다가….


이력서를 한 줄 더 채우기 위해 틈틈이 관련 아르바이트도 하고,

지난해엔 필기와 코딩 테스트, 면접까지 치러낸 끝에야 한 은행의 IT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윤영헌 / 대학교 4학년
(인턴 경쟁률이 세겠네요?) 정확한 경쟁률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떨어졌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러면 지금 이거 하려고 한 학기 휴학한 거고요?) 네 도저히 병행은 못 할 것 같아서 9시부터 6시까지 6개월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교육 듣고 프로젝트하고….


최근엔 면접에 대비한 취업 준비 모임도 2개나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영헌 / 대학교 4학년
(면접에서) 최신 기술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도 같은 것들을 묻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기술 서적 같은 것들을 사서 같이 읽고….

이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입니다.

대부분 이들처럼 졸업 후에도 1~2년 정도는 취업 준비에 더 투자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채용 규모 자체가 준 데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로 취업의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혜원 / 취업 준비생
채용 시장이 진짜 많이 안 좋아진 것 같기는 해요. 채용 규모도 많이 줄어들었고….

<인터뷰> 한성민 / 취업 준비생
수시 채용이나 인력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만 기업들이 모집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어서 경력직을 아무래도 좀 더 선호하는 것 같긴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취업만 준비하는 청년은 45만 명.

일을 그만뒀거나 그냥 쉬는 경우까지 더하면 120만 명이 일자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유빈 /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
가장 활발하게 공부해야 하고 숙련을 쌓아야 하는 그런 나이인데 초기 경력을 쌓지 못하게 되는 거잖아요. 당연히 경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고 이러한 경력 공백이 더 지연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장기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일자리를 못 구하고 있는 청년은 실제론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신입을 이번에 몇 명 뽑을까? (2천 명 뽑았으면 좋겠다) 2천 명?
(우리 19학번 다 갈 수 있을 듯?) 그러게….


채용 공고를 살피는 두 대학생,

이수학점을 모두 취득했지만, 취업할 때까지 졸업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남지수 ·남다영 / 졸업 유예생
저는 남지수고요, 지난 2월에 학교 학점을 다 들어서 수료했고 지금 졸업 유예를 한 상태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다영이고, 지난해 8월에 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듣고 지금 졸업 유예를 한 상태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도 여러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고 합니다.

인턴과 계약직 경험도 큰 도움이 못 됐습니다.

<인터뷰>남지수 / 졸업 유예생
인턴도 한 번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요즘에는 전환형 인턴 말고 6개월이나 1년 정도로 (근무 기간이) 정해져 있는 인턴도 많기 때문에 그런 게 포트폴리오에 있어야지 뭔가 기업에서 뽑아줄 거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지난해 졸업 유예를 선택한 학생은 1년 전보다 17% 넘게 늘어 1만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남지수 ·남다영 / 졸업 유예생
졸업을 해버리면 그때부터 공백기로 쳐지기도 하고 학교 시설 사용을 못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졸업을 유예하는 거예요. 취업 못 했으면 거의 다 유예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유예를 안 하고 그냥 계속 학교 등록금 내고 다니는 애들도 있어요. 돈 많은 애들은 그냥 그렇게 해요.


대학 졸업과 취업이 늦어지면서 20대와 30대의 고용률 격차 역시 크게 벌어졌는데 이는 경력직 채용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은 경력직의 채용 증가로 20대와 30대의 고용률 격차가 7%포인트 벌어졌다고 추정했습니다.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만약에 경력직 채용 없었다면 7%포인트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거라고 일단 모형에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30대도 고용률이 좀 오르고 20대도 고용률이 오르는 식으로 모형이 설정되는데 경력이 없는 비중이 20대에서 30대보다 훨씬 더 많잖아요. 그러니까 그들(20대)에 대한 취업 기회가 늘어가는 효과가 30대에서 늘어나는 효과보다 훨씬 더 크게 되는 거죠.

취업이 늦어진 만큼 평생 소득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약 30년 정도 우리가 노동시장에 머문다고 생각했을 때 한 2년 정도 취업 기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그만큼 평생 벌 수 있는 소득이 줄어들게 되는데, 특히나 이것을 막 노동시장에 진입한 시점에서 현재 가치로 환산을 해보면 약 13% 정도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열린 채용 박람회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인터뷰> 임영민 / 대학생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해서 채용박람회 오게 됐습니다. 대구나 지방권은 이런 큰 채용박람회 자체를 하기 힘든 환경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제가 기업에 취업하고 싶은데 그런 정보를 받기가 힘들더라고요


한 대기업의 채용 설명회엔 청년 구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기업별 상담 부스에도 긴 대기 줄이 세워졌습니다.


<인터뷰> 전유선 / 취업 준비생
1시간 반 정도 기다렸어요. (10시부터 4시까지 지금 식사도 못 하시고 계세요?) 배고픈데 배고픔을 잊을 정도로 그렇게 많이 절실하게 다니고 있어요.

이 같은 절실함에 이틀간 이곳을 찾은 구직자들은 3만 명.

<인터뷰> 정예나 / 취업 준비생
(신입 채용은) 작년에 떴던 직무들이 올해는 한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거나, 아니면 채용 공고에 '00명' 떠 있는 것들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다 '0명'이거나 아니면 아예 기재를 안 하거나 하는 기업들이 많아서 조금 올해 상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채용박람회에서도 중요한 채용 조건은 경력.


참여 기업의 32%가 적합한 경력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고 필요한 업무 능력이 고도화되는 것은 어떻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경력직 선호가) 계속될 것 같고, 그리고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최근에 조사한 바에 따라도 '앞으로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업 비중은 한 70~80%로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더 높은 숙련도를 원하는 기업.

그 속에서 첫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청년층이 굉장히 제한된 숫자인 정규직 대기업으로 몰리게 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거기에 기업들은 경력직을 더 선호하는,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는 그런 경향까지 겹치게 되면서 청년층의 구직난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졸업 후 1년 정도 취업을 준비해 온 유행선 씨.

국내외 80개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서류 전형조차 통과하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유행선 / 취업 준비생
임원분들도 오셔서 이제 자소서 첨삭 같은 것도 진행하고 면접도 좀 봐주시면서 하는 취업준비를 스터디도 었는데 자소서도 완벽하다 약간 좀 괜찮다 이렇게 컨펌을 받았는데 지원하면 죄다 서류 탈락으로 이어지게 돼서….

부족한 경력 때문이었을까 다시금 곱씹어 봅니다.

<인터뷰> 유행선 / 취업 준비생
'금'턴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턴도 마찬가지로 구하는 게 정말 어려운데 그 과정을 다 거친 완벽한 사람들만 구한다고 판단이 되더라고요.

이제는 해외로 시선을 돌려 취업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행선 / 취업 준비생
저는 한국에 계속 남아 있으려고 했는데 한국보다는 해외 취업 시장이 좀 더 기회가 많다고 취업 준비를 해보니까 생각이 들게 되었고….

사회에 갓 진출한 이들에게 유독 더 좁아진 취업 문.


<인터뷰>유행선 / 취업 준비생
신입을 뽑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대학교 갓 졸업한 사람들이 어떻게 많은 경험을 하고….
그러기가 쉽지가 않을 텐데….

<인터뷰> 남다영 / 졸업 유예생
출근을 제일 해보고 싶고 다들 이렇게 콩나무 시루처럼 지하철에 껴서 출근하는 길을 함께 해보고 싶고요.

청년들의 소박한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구직을 포기하거나 노력을 줄이는 청년들이 있잖아요. 그들이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라든지 아니면 좀 더 집중적인 컨설팅, 물론 청년들 구직 컨설팅해 주지만, 그분들한테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줘서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취업 #취업 준비생 #경력직 #인턴 #청년 #신입사원 #공채 #졸업 #휴학 #졸업 유예 #면접 #이력서 #고용

취재:조정인
촬영:조선기 강우용 설태훈
촬영기자:김상하
편집:최정연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채희주
조연출:심은별 이민철
내레이션:백승주
촬영협조:아모레퍼시픽,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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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보다] 2025 취업 보고서-제 경력은 어디서 쌓나요?
    • 입력 2025-04-13 23:11:43
    경제
학사모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캠퍼스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다양하게 담아봅니다.


새로운 시작을 마주한 얼굴엔 설렘과 동시에 불안감이 어렸습니다.

<인터뷰>김다혜·임차영 / 졸업생
사회인으로 나가려다 보니까 경험해 보지 않은 곳이니까 그런 데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해요.

부모님은 아들의 새출발을 응원합니다.

<인터뷰> 이상화 / 졸업생 부모
열심히 해서 자기 발전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취업을 바로 하셨나 봐요?) 네. (요즘에 취업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러니까요. 대견스럽죠.


마지막이라 아쉬운 듯 졸업식에서도 티격태격하는 친구들.

입학은 함께 했지만, 졸업은 제각각입니다.

<인터뷰> 김상우 / 졸업 & 취업 준비
공채도 넣어보고 열심히 해봐야죠.

<인터뷰> 김하석 / 졸업 유예
졸업 유예 상태로만 대기 중입니다. 저도 이제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서….

<인터뷰> 정재현 / 4학년 (1년 휴학)
저는 1년 후에 (졸업해요). 저는 휴학을 해서….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란 공식은 이젠 옛말.

"이제 취업 준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아직 구직 중입니다."

"저는 시험 앞두고 있으니까…."

더 높아진 취업의 문턱.

<인터뷰> 김유빈 / 한국노동연구원 본부장
공채의 종말이라는 표현도 우리가 쓰고 있잖아요. 청년 100명이 28개의 일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는 거예요.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는 그런 경향까지 합쳐지게 되면 청년층의 구직난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한 대기업의 신입 사원 채용 현장.

<녹취>한승린 / A그룹 인재선발팀 차장
오늘 보실 면접은 총 2가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첫 번째는 PT 면접 그리고 두 번째는 다대다 면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긴장감 속에 실무 면접이 시작됐습니다.

<녹취> 면접관
지원하신 이유가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녹취> 지원자
(이 회사가) 글로벌로 향하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데요….


난감한 질문에도 지원자들의 대답은 막힘이 없습니다.

<녹취> 면접관
단점 같은 게 있으면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녹취> 지원자
집착이 심하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집착이 오히려 한 가지 일에 대한 완수를 위한 꼼꼼함이라는 강점으로 또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면접관
장점 아니에요?

160:1의 경쟁을 뚫고 실무면접까지 통과한 지원자들.

<인터뷰>이동진 / 지원자
제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 오래 다닐 생각으로 지원해 보고자 해서 신중하게….

<인터뷰>이지민 / 지원자
준비 많이 한 것 같은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도 가고 싶었던 기업에 면접까지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한 달의 인턴 생활을 거쳐 채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인터뷰> 이해용 / A그룹 인재선발팀장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면서 '디지털 조직 역량들을 강화해 가자'라는 전략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말, 그리고 올해도 기업의 전략들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이미 디지털 인력들은 충분히 확보돼 있고 신입사원 중에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을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고, 그러다 보니 신입사원의 비중이 올라갔고 지금은 경력과 신입의 비중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처럼 신입 사원을 채용하겠다는 기업은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내 기업 10곳 중 6곳만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70% 정도는 경력직으로 채워질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유빈 /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고 또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공고화되고 있다, 이건 사실 오늘내일 일은 아니고요. 심지어 '공채의 종말'이라는 이제 표현도 우리가 쓰고 있잖아요. 기업 자체는 사실 이제 즉시 투입할 수 있거나 아니면 즉시 투입할 수는 없을지언정 1년이라든지 2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채용할 경우에는 훈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거죠….

그럼, 신입사원 채용에선 어떤 인재를 선호할까요?

<인터뷰> 이해용/ A그룹 인재선발팀장
이제 '스펙'의 시대는 갔거든요. 이런 것들에서 변별력들은 많지가 않아요. 조직에 얼마나 맞는지 우리 회사의 가치에 얼마나 맞고 우리 회사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신입 사원에서 보는 것이 변별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중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인터뷰> 이해용 / A그룹 인재선발팀장
내가 어떠한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떠한 직무를 업으로 선택할 건지가 이미 장기적 관점에서 세팅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직무와) 연결된 인턴이나 혹은 아르바이트라도, 그런 관련된 일들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내가 이 회사, 이 직무에 지원하기 위한 본인의 스토리들이 연결돼야 합니다.

앱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 중인 윤영헌 씨.

<인터뷰> 윤영헌 / 대학교 4학년
공채가 올라오는 곳은 많이 보고 있어요.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만들어서 지금은 자격증이랑 영어 공부하는 데 조금 더 집중하고 있어요.

원래 전공은 경영이지만 정보통신을 복수 전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영헌 / 대학교 4학년
문과로 취직하는 게 조금 힘들기도 하고 그다음에 2학년 때 이제 우연히 코딩 열풍이 이제 불었는데 접했다가….


이력서를 한 줄 더 채우기 위해 틈틈이 관련 아르바이트도 하고,

지난해엔 필기와 코딩 테스트, 면접까지 치러낸 끝에야 한 은행의 IT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윤영헌 / 대학교 4학년
(인턴 경쟁률이 세겠네요?) 정확한 경쟁률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떨어졌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러면 지금 이거 하려고 한 학기 휴학한 거고요?) 네 도저히 병행은 못 할 것 같아서 9시부터 6시까지 6개월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교육 듣고 프로젝트하고….


최근엔 면접에 대비한 취업 준비 모임도 2개나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영헌 / 대학교 4학년
(면접에서) 최신 기술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도 같은 것들을 묻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기술 서적 같은 것들을 사서 같이 읽고….

이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입니다.

대부분 이들처럼 졸업 후에도 1~2년 정도는 취업 준비에 더 투자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채용 규모 자체가 준 데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로 취업의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혜원 / 취업 준비생
채용 시장이 진짜 많이 안 좋아진 것 같기는 해요. 채용 규모도 많이 줄어들었고….

<인터뷰> 한성민 / 취업 준비생
수시 채용이나 인력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만 기업들이 모집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어서 경력직을 아무래도 좀 더 선호하는 것 같긴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취업만 준비하는 청년은 45만 명.

일을 그만뒀거나 그냥 쉬는 경우까지 더하면 120만 명이 일자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유빈 /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
가장 활발하게 공부해야 하고 숙련을 쌓아야 하는 그런 나이인데 초기 경력을 쌓지 못하게 되는 거잖아요. 당연히 경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고 이러한 경력 공백이 더 지연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장기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일자리를 못 구하고 있는 청년은 실제론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신입을 이번에 몇 명 뽑을까? (2천 명 뽑았으면 좋겠다) 2천 명?
(우리 19학번 다 갈 수 있을 듯?) 그러게….


채용 공고를 살피는 두 대학생,

이수학점을 모두 취득했지만, 취업할 때까지 졸업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남지수 ·남다영 / 졸업 유예생
저는 남지수고요, 지난 2월에 학교 학점을 다 들어서 수료했고 지금 졸업 유예를 한 상태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다영이고, 지난해 8월에 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듣고 지금 졸업 유예를 한 상태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도 여러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고 합니다.

인턴과 계약직 경험도 큰 도움이 못 됐습니다.

<인터뷰>남지수 / 졸업 유예생
인턴도 한 번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요즘에는 전환형 인턴 말고 6개월이나 1년 정도로 (근무 기간이) 정해져 있는 인턴도 많기 때문에 그런 게 포트폴리오에 있어야지 뭔가 기업에서 뽑아줄 거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지난해 졸업 유예를 선택한 학생은 1년 전보다 17% 넘게 늘어 1만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남지수 ·남다영 / 졸업 유예생
졸업을 해버리면 그때부터 공백기로 쳐지기도 하고 학교 시설 사용을 못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졸업을 유예하는 거예요. 취업 못 했으면 거의 다 유예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유예를 안 하고 그냥 계속 학교 등록금 내고 다니는 애들도 있어요. 돈 많은 애들은 그냥 그렇게 해요.


대학 졸업과 취업이 늦어지면서 20대와 30대의 고용률 격차 역시 크게 벌어졌는데 이는 경력직 채용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은 경력직의 채용 증가로 20대와 30대의 고용률 격차가 7%포인트 벌어졌다고 추정했습니다.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만약에 경력직 채용 없었다면 7%포인트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거라고 일단 모형에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30대도 고용률이 좀 오르고 20대도 고용률이 오르는 식으로 모형이 설정되는데 경력이 없는 비중이 20대에서 30대보다 훨씬 더 많잖아요. 그러니까 그들(20대)에 대한 취업 기회가 늘어가는 효과가 30대에서 늘어나는 효과보다 훨씬 더 크게 되는 거죠.

취업이 늦어진 만큼 평생 소득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약 30년 정도 우리가 노동시장에 머문다고 생각했을 때 한 2년 정도 취업 기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그만큼 평생 벌 수 있는 소득이 줄어들게 되는데, 특히나 이것을 막 노동시장에 진입한 시점에서 현재 가치로 환산을 해보면 약 13% 정도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열린 채용 박람회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인터뷰> 임영민 / 대학생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해서 채용박람회 오게 됐습니다. 대구나 지방권은 이런 큰 채용박람회 자체를 하기 힘든 환경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제가 기업에 취업하고 싶은데 그런 정보를 받기가 힘들더라고요


한 대기업의 채용 설명회엔 청년 구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기업별 상담 부스에도 긴 대기 줄이 세워졌습니다.


<인터뷰> 전유선 / 취업 준비생
1시간 반 정도 기다렸어요. (10시부터 4시까지 지금 식사도 못 하시고 계세요?) 배고픈데 배고픔을 잊을 정도로 그렇게 많이 절실하게 다니고 있어요.

이 같은 절실함에 이틀간 이곳을 찾은 구직자들은 3만 명.

<인터뷰> 정예나 / 취업 준비생
(신입 채용은) 작년에 떴던 직무들이 올해는 한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거나, 아니면 채용 공고에 '00명' 떠 있는 것들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다 '0명'이거나 아니면 아예 기재를 안 하거나 하는 기업들이 많아서 조금 올해 상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채용박람회에서도 중요한 채용 조건은 경력.


참여 기업의 32%가 적합한 경력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고 필요한 업무 능력이 고도화되는 것은 어떻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경력직 선호가) 계속될 것 같고, 그리고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최근에 조사한 바에 따라도 '앞으로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업 비중은 한 70~80%로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더 높은 숙련도를 원하는 기업.

그 속에서 첫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청년층이 굉장히 제한된 숫자인 정규직 대기업으로 몰리게 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거기에 기업들은 경력직을 더 선호하는,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는 그런 경향까지 겹치게 되면서 청년층의 구직난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졸업 후 1년 정도 취업을 준비해 온 유행선 씨.

국내외 80개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서류 전형조차 통과하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유행선 / 취업 준비생
임원분들도 오셔서 이제 자소서 첨삭 같은 것도 진행하고 면접도 좀 봐주시면서 하는 취업준비를 스터디도 었는데 자소서도 완벽하다 약간 좀 괜찮다 이렇게 컨펌을 받았는데 지원하면 죄다 서류 탈락으로 이어지게 돼서….

부족한 경력 때문이었을까 다시금 곱씹어 봅니다.

<인터뷰> 유행선 / 취업 준비생
'금'턴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턴도 마찬가지로 구하는 게 정말 어려운데 그 과정을 다 거친 완벽한 사람들만 구한다고 판단이 되더라고요.

이제는 해외로 시선을 돌려 취업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행선 / 취업 준비생
저는 한국에 계속 남아 있으려고 했는데 한국보다는 해외 취업 시장이 좀 더 기회가 많다고 취업 준비를 해보니까 생각이 들게 되었고….

사회에 갓 진출한 이들에게 유독 더 좁아진 취업 문.


<인터뷰>유행선 / 취업 준비생
신입을 뽑았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대학교 갓 졸업한 사람들이 어떻게 많은 경험을 하고….
그러기가 쉽지가 않을 텐데….

<인터뷰> 남다영 / 졸업 유예생
출근을 제일 해보고 싶고 다들 이렇게 콩나무 시루처럼 지하철에 껴서 출근하는 길을 함께 해보고 싶고요.

청년들의 소박한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인터뷰> 채민석 /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구직을 포기하거나 노력을 줄이는 청년들이 있잖아요. 그들이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라든지 아니면 좀 더 집중적인 컨설팅, 물론 청년들 구직 컨설팅해 주지만, 그분들한테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줘서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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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조정인
촬영:조선기 강우용 설태훈
촬영기자:김상하
편집:최정연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채희주
조연출:심은별 이민철
내레이션:백승주
촬영협조:아모레퍼시픽,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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