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혼돈의 장세에서 월스트리트는 웃었다

입력 2025.04.16 (08:00) 수정 2025.04.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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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으로 금융 시장은 극단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미국, 아시아, 유럽 할 것 없이 주식시장은 예측불허로 출렁였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익을 낸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입니다.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극대화된 사이 이들은 주식 거래 수수료로만 총 12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수익을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대형 은행들이 그야말로 돈을 '갈퀴로 쓸어 담는'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미국 3대 은행이 주식 거래 수수료로만 낸 수입. 코로나 이후 최대 호황.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미국 3대 은행이 주식 거래 수수료로만 낸 수입. 코로나 이후 최대 호황.

▲ 골드만삭스 : 주식 거래 부문 수익이 27% 증가
▲JP모건 체이스 : 주식 거래 수익이 48% 급증해 38억 1천만 달러 벌어들임.
▲모건스탠리 : 주식 거래 수익이 45% 증가해 41억 3천만 달러 벌어들임.

이러한 수익 증가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해 저마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거래 활동이 어마하게 증가했고, 여기에서 수수료를 '줍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초기에는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이 상승했지만, 관세 대상 국가와 세율이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투자자들은 국제 자산, 안전자산, 여러 파생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은행 트레이딩 데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에 따라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거나 늘리는 선택을 할 때마다 많은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2025년에만 투자사 3곳이 합해 120억 달러 이상의 수수료를 벌어들였습니다.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해방의 날' 발표로 시장이 급락하기 전에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활발히 드나들었습니다. 트럼프가 이른바 상호 관세의 대부분을 일시 중단한 후 주식 시장은 하루 동안 대규모 랠리를 펼쳤는데, 이때 발생한 수많은 거래의 수수료는 이들의 지갑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트럼프 폭풍에 주식 고객들 '적극적' …월가는 웃음

월스트리트 경영진은 트럼프의 관세와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 차입과 거래 위축으로 이어져 비즈니스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월스트리트는 수수료 수입이 상당히 짭짤한 상황입니다. "아직 분기 초반이지만 지금까지는 비즈니스 실적이 매우 좋으며 고객들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투자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불확실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그들은 활발하고 사람들은 포지션을 바꾸고 있으며 우리는 여전히 상당한 활동 수준을 보고 있습니다."

월가는 이 판에서 주식이 오르기를 바랄 필요도 없습니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단순히 사람들이 트레이딩을 하는 것만으로도 '움직이면 돈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접근이 훨씬 쉬워졌고(우리 서학개미들을 포함해), AI트레이딩이 늘어난 것도 월가가 한몫 챙기는 데 큰 보탬이 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빅쇼트' 떠올리게 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부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붕괴될 것을 예측한 투자자들과 반대로 행동하며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는 영화 '빅쇼트'로도 만들어졌는데요. 당시 골드만삭스는 한쪽에서는 빚더미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팔면서, 뒤에서는 그 시장이 무너질 것에 베팅했던 신용파생상품을 매입해서 막대한 수익을 냈습니다.

당시 상황은 은행들이 직접 위기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크게 다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로 인해 발생한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시장의 혼돈으로 인해 대부분이 평생을 축적한 자산을 잃고 있을 때 누군가는 큰돈을 벌고 있다는 점, 그 누군가가 월스트리트의 원래 부자들이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사라' …시장에 개입하는 신종 정치 수사

트럼프는 SNS '트루스소셜'에서 아예 자신의 회사 주식 코드 DJT를 거명하며 "지금은 사기에 최고의 시간이야"라고 주식 매입을 부추겼습니다. 상호 관세 유예 발표를 불과 몇 분 앞두고 말이죠. 명백한 시장 교란 행위, 개입 행위인데, 미국에서는 이게 밈이 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지해 온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게 해줬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합니다. 대중 투자자들을 '자기 지지 기반'으로 끌어들이는 교묘한 정치적 전략입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을 들었다 놨다 했는데, 이제 막대한 실물이 움직이는 주식시장에서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입하면서 '신종 정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 수수료는 월가가 챙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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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으로 금융 시장은 극단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미국, 아시아, 유럽 할 것 없이 주식시장은 예측불허로 출렁였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익을 낸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입니다.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극대화된 사이 이들은 주식 거래 수수료로만 총 12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수익을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대형 은행들이 그야말로 돈을 '갈퀴로 쓸어 담는'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미국 3대 은행이 주식 거래 수수료로만 낸 수입. 코로나 이후 최대 호황.
▲ 골드만삭스 : 주식 거래 부문 수익이 27% 증가
▲JP모건 체이스 : 주식 거래 수익이 48% 급증해 38억 1천만 달러 벌어들임.
▲모건스탠리 : 주식 거래 수익이 45% 증가해 41억 3천만 달러 벌어들임.

이러한 수익 증가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해 저마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거래 활동이 어마하게 증가했고, 여기에서 수수료를 '줍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초기에는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이 상승했지만, 관세 대상 국가와 세율이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투자자들은 국제 자산, 안전자산, 여러 파생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은행 트레이딩 데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에 따라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거나 늘리는 선택을 할 때마다 많은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2025년에만 투자사 3곳이 합해 120억 달러 이상의 수수료를 벌어들였습니다.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해방의 날' 발표로 시장이 급락하기 전에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활발히 드나들었습니다. 트럼프가 이른바 상호 관세의 대부분을 일시 중단한 후 주식 시장은 하루 동안 대규모 랠리를 펼쳤는데, 이때 발생한 수많은 거래의 수수료는 이들의 지갑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트럼프 폭풍에 주식 고객들 '적극적' …월가는 웃음

월스트리트 경영진은 트럼프의 관세와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 차입과 거래 위축으로 이어져 비즈니스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월스트리트는 수수료 수입이 상당히 짭짤한 상황입니다. "아직 분기 초반이지만 지금까지는 비즈니스 실적이 매우 좋으며 고객들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투자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불확실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그들은 활발하고 사람들은 포지션을 바꾸고 있으며 우리는 여전히 상당한 활동 수준을 보고 있습니다."

월가는 이 판에서 주식이 오르기를 바랄 필요도 없습니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단순히 사람들이 트레이딩을 하는 것만으로도 '움직이면 돈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접근이 훨씬 쉬워졌고(우리 서학개미들을 포함해), AI트레이딩이 늘어난 것도 월가가 한몫 챙기는 데 큰 보탬이 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빅쇼트' 떠올리게 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부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붕괴될 것을 예측한 투자자들과 반대로 행동하며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는 영화 '빅쇼트'로도 만들어졌는데요. 당시 골드만삭스는 한쪽에서는 빚더미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팔면서, 뒤에서는 그 시장이 무너질 것에 베팅했던 신용파생상품을 매입해서 막대한 수익을 냈습니다.

당시 상황은 은행들이 직접 위기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크게 다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로 인해 발생한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시장의 혼돈으로 인해 대부분이 평생을 축적한 자산을 잃고 있을 때 누군가는 큰돈을 벌고 있다는 점, 그 누군가가 월스트리트의 원래 부자들이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사라' …시장에 개입하는 신종 정치 수사

트럼프는 SNS '트루스소셜'에서 아예 자신의 회사 주식 코드 DJT를 거명하며 "지금은 사기에 최고의 시간이야"라고 주식 매입을 부추겼습니다. 상호 관세 유예 발표를 불과 몇 분 앞두고 말이죠. 명백한 시장 교란 행위, 개입 행위인데, 미국에서는 이게 밈이 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지해 온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게 해줬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합니다. 대중 투자자들을 '자기 지지 기반'으로 끌어들이는 교묘한 정치적 전략입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을 들었다 놨다 했는데, 이제 막대한 실물이 움직이는 주식시장에서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입하면서 '신종 정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 수수료는 월가가 챙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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