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에 50만 원”…현직 교사-유명 강사 ‘문항 거래’ 무더기 적발

입력 2025.04.17 (12:00) 수정 2025.04.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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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와 유명 강사 간 '문제 거래' 등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을 경찰이 집중적으로 수사해 126명을 입건하고 100명을 송치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교육 카르텔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오늘(17일)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교육부와 감사원의 수사 의뢰 등을 토대로 현직 교사의 문항 판매 등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사교육 카르텔 사건 24건을 조사한 결과 피의자 126명을 입건해 100명을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송치된 100명을 직업별로 보면 입건 당시 기준 현직 교원이 72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교육 법인이 3곳, 사교육 강사 11명, 학원 대표 등 사교육 관계자 9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 3명, 대학교 입학사정관 1명, 교수 1명입니다.

적발 사례 중에는 현직 교사가 사교육 업체나 강사에게 문항을 판매하고 돈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송치된 경우가 4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문항 당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는데 평균 문제 하나에 10만 원에서 5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입건 된 교사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사람은 2억 6천만 원을 수수하기도 했습니다.

수능 검토위원 경력을 내세운 한 현직 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문항제작팀'까지 꾸려 조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아르바이트 대학생들로 '문항검토팀'까지 둔 이들은 문제를 만들어 사교육 업체와 강사에게 판매해 6억 원가량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단순 거래에서 그치지 않고, 판매한 문항을 담당 교과 내신 시험에 출제한 교사 5명은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송치됐습니다.

교사들로부터 문제를 산 강사 19명 중에는 유명 사교육 업체 강사들이 포함됐고, 모 업체는 대표까지 나서 교사를 섭외하고 문제를 거래하는 데 관여했습니다.

문제 거래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강사는 경찰 수사 대상 기간인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만 5억 5천만 원을 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교육 과열 지역 등 어느 한 곳에 쏠리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이 같은 사례들이 적발됐다"며,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유명한 업체도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대학교 현직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개인적으로 지도해 주고 수백만 원의 대가를 받은 사례도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또,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 지문이 특정 학원 강사 모의고사 교재에 수록된 지문과 같은 점에 대해서도 수사했는데, 강사와 출제자 간 친분 등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 문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중 교재 문항과 중복되는지를 확인할 때, 문제가 된 교재를 누락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고, 이후 제기된 이의심사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경찰은 현직 교원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소속 기관에 통보하고,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사교육 카르텔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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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7 12:00:31
    • 수정2025-04-17 15:20:39
    사회
현직 교사와 유명 강사 간 '문제 거래' 등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을 경찰이 집중적으로 수사해 126명을 입건하고 100명을 송치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사교육 카르텔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오늘(17일)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교육부와 감사원의 수사 의뢰 등을 토대로 현직 교사의 문항 판매 등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사교육 카르텔 사건 24건을 조사한 결과 피의자 126명을 입건해 100명을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송치된 100명을 직업별로 보면 입건 당시 기준 현직 교원이 72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교육 법인이 3곳, 사교육 강사 11명, 학원 대표 등 사교육 관계자 9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 3명, 대학교 입학사정관 1명, 교수 1명입니다.

적발 사례 중에는 현직 교사가 사교육 업체나 강사에게 문항을 판매하고 돈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송치된 경우가 4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문항 당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는데 평균 문제 하나에 10만 원에서 5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입건 된 교사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사람은 2억 6천만 원을 수수하기도 했습니다.

수능 검토위원 경력을 내세운 한 현직 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문항제작팀'까지 꾸려 조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아르바이트 대학생들로 '문항검토팀'까지 둔 이들은 문제를 만들어 사교육 업체와 강사에게 판매해 6억 원가량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단순 거래에서 그치지 않고, 판매한 문항을 담당 교과 내신 시험에 출제한 교사 5명은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송치됐습니다.

교사들로부터 문제를 산 강사 19명 중에는 유명 사교육 업체 강사들이 포함됐고, 모 업체는 대표까지 나서 교사를 섭외하고 문제를 거래하는 데 관여했습니다.

문제 거래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강사는 경찰 수사 대상 기간인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만 5억 5천만 원을 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교육 과열 지역 등 어느 한 곳에 쏠리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이 같은 사례들이 적발됐다"며,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유명한 업체도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대학교 현직 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개인적으로 지도해 주고 수백만 원의 대가를 받은 사례도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또,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 지문이 특정 학원 강사 모의고사 교재에 수록된 지문과 같은 점에 대해서도 수사했는데, 강사와 출제자 간 친분 등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 문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중 교재 문항과 중복되는지를 확인할 때, 문제가 된 교재를 누락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고, 이후 제기된 이의심사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경찰은 현직 교원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소속 기관에 통보하고,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사교육 카르텔을 근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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