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과거 식민지 아이티와 과거사 공동조사위 출범

입력 2025.04.18 (00:10) 수정 2025.04.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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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였던 아이티와 공동으로 과거사 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시각 17일 성명에서 "프랑스와 아이티 공동의 역사를 조사하는 공동위원회를 설립할 것"이라며 "이 필수적이고 중요한 작업이 완료되면 위원회는 양국의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권고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아이티 지역은 17세기 후반 프랑스의 식민지가 됐으며, 1804년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프랑스의 마지막 왕인 샤를 10세는 200년 전인 1825년 4월 17일 아이티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식민 지주의 재산 손실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했습니다.

당시 배상금은 현재 화폐 가치로 약 210억 달러, 약 29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아이티는 1947년까지 배상금을 모두 지급했지만 이 때문에 아이티가 세계 최빈국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습니다.

양국 역사가들로 구성되는 과거사 공동 조사위원회는 지난 200년 간의 역사를 탐구하며, 특히 1825년 배상금이 아이티에 미친 영향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에서 "당시 샤를 10세가 배상금을 부과한 건 한 신생 국가의 자유에 값을 매긴 결정"이었다며 "아이티는 건국하자마자 역사의 부당한 힘에 직면하게 됐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오늘 200주년을 맞아 우리는 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며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것은 망각과 지우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아이티에 고통스러운 기억을 남긴 1825년에 시작된 이 역사에 대해 프랑스가 자기 몫의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사의 진실은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것을 하나로 잇는 다리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대화와 상호 이해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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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였던 아이티와 공동으로 과거사 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시각 17일 성명에서 "프랑스와 아이티 공동의 역사를 조사하는 공동위원회를 설립할 것"이라며 "이 필수적이고 중요한 작업이 완료되면 위원회는 양국의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권고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아이티 지역은 17세기 후반 프랑스의 식민지가 됐으며, 1804년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프랑스의 마지막 왕인 샤를 10세는 200년 전인 1825년 4월 17일 아이티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식민 지주의 재산 손실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했습니다.

당시 배상금은 현재 화폐 가치로 약 210억 달러, 약 29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아이티는 1947년까지 배상금을 모두 지급했지만 이 때문에 아이티가 세계 최빈국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습니다.

양국 역사가들로 구성되는 과거사 공동 조사위원회는 지난 200년 간의 역사를 탐구하며, 특히 1825년 배상금이 아이티에 미친 영향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에서 "당시 샤를 10세가 배상금을 부과한 건 한 신생 국가의 자유에 값을 매긴 결정"이었다며 "아이티는 건국하자마자 역사의 부당한 힘에 직면하게 됐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오늘 200주년을 맞아 우리는 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며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것은 망각과 지우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아이티에 고통스러운 기억을 남긴 1825년에 시작된 이 역사에 대해 프랑스가 자기 몫의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사의 진실은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것을 하나로 잇는 다리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대화와 상호 이해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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