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충북 시군의원 체육대회에 수천만 원 추경?…셀프 심의 논란도

입력 2025.04.28 (21:54) 수정 2025.04.2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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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시·군의원들이 올해부터 자체 체육대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주시의회 주도로 각 시군 의회까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행사비 편성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의원들은 행사 자체를 아예 모르거나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조진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청주시의회의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사업 명세서입니다.

의정활동 지원 명목으로 5천만 원이 책정돼있습니다.

충주시의회에도 같은 항목으로 3백만 원이 배정돼있습니다.

어떤 행사일까?

KBS가 입수한 해당 사업 계획안입니다.

충북 지역 시·군의회 의원과 직원 등 3백 명이 참여하는 체육대회에 8천만 원이 배정돼 있습니다.

항목별로 무대 설치비에 2천만 원, 그리고 식비와 단체 티셔츠 제작에도 2천만 원을 쓰기로 했습니다.

[김현기/충북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청주시의회 의장 : "'1차 추경에 (반영)해야 올 하반기에 (행사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각 시·군) 의장님들하고 협의 끝에 일단은 청주시가 우선 주최측이 돼서…."]

하지만 정작 일부 시군 의원들은 자신들이 주도할 이런 체육대회가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일회성 행사에 세금 수천만 원을 써야 하는 데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군의원/국민의힘 : "저희들은 전혀 그 일정을 모르고…. 아마 저희들 나머지 6명 의원님들 다 모르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그 예산도 사실은 부담스러운 예산이거든요."]

십수 년간 이런 행사를 이어온 경기도 등 다른 지역 선례를 감안하더라도, 예산 규모가 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예산 8천만 원을 참여 인원으로 나누면 의원 136명과 직원들까지, 1명에 26만 원을 쓰는 셈입니다.

충북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재정자립도도 높은 경기도 기초의회 체육대회 예산의 2배가 넘습니다.

재원 조달도 문제입니다.

올해 행사가 시작되면 청주를 시작으로 11개 시군에서 매년 돌아가며 체육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문제는, 주관하는 의회에서 행사비의 60%인 5천만 원을 세금으로 확보해 집행해야 한단 겁니다.

청주보다 예산 규모가 작은 비청주권, 특히 군 지역 등에선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군의원/더불어민주당 : "(우리는) 그 정도 예산 들여가지고는 못할 것 같은데요. 5천만 원이면 상당한 금액인데 행사하는데 뭐 하루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많이 들어가나."]

시군 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주시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경 예산안을 이번주에 스스로 심의·의결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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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충북 시군의원 체육대회에 수천만 원 추경?…셀프 심의 논란도
    • 입력 2025-04-28 21:54:38
    • 수정2025-04-28 22:03:25
    뉴스9(청주)
[앵커]

충북 시·군의원들이 올해부터 자체 체육대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주시의회 주도로 각 시군 의회까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행사비 편성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의원들은 행사 자체를 아예 모르거나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조진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청주시의회의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사업 명세서입니다.

의정활동 지원 명목으로 5천만 원이 책정돼있습니다.

충주시의회에도 같은 항목으로 3백만 원이 배정돼있습니다.

어떤 행사일까?

KBS가 입수한 해당 사업 계획안입니다.

충북 지역 시·군의회 의원과 직원 등 3백 명이 참여하는 체육대회에 8천만 원이 배정돼 있습니다.

항목별로 무대 설치비에 2천만 원, 그리고 식비와 단체 티셔츠 제작에도 2천만 원을 쓰기로 했습니다.

[김현기/충북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청주시의회 의장 : "'1차 추경에 (반영)해야 올 하반기에 (행사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각 시·군) 의장님들하고 협의 끝에 일단은 청주시가 우선 주최측이 돼서…."]

하지만 정작 일부 시군 의원들은 자신들이 주도할 이런 체육대회가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일회성 행사에 세금 수천만 원을 써야 하는 데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군의원/국민의힘 : "저희들은 전혀 그 일정을 모르고…. 아마 저희들 나머지 6명 의원님들 다 모르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그 예산도 사실은 부담스러운 예산이거든요."]

십수 년간 이런 행사를 이어온 경기도 등 다른 지역 선례를 감안하더라도, 예산 규모가 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예산 8천만 원을 참여 인원으로 나누면 의원 136명과 직원들까지, 1명에 26만 원을 쓰는 셈입니다.

충북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재정자립도도 높은 경기도 기초의회 체육대회 예산의 2배가 넘습니다.

재원 조달도 문제입니다.

올해 행사가 시작되면 청주를 시작으로 11개 시군에서 매년 돌아가며 체육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문제는, 주관하는 의회에서 행사비의 60%인 5천만 원을 세금으로 확보해 집행해야 한단 겁니다.

청주보다 예산 규모가 작은 비청주권, 특히 군 지역 등에선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군의원/더불어민주당 : "(우리는) 그 정도 예산 들여가지고는 못할 것 같은데요. 5천만 원이면 상당한 금액인데 행사하는데 뭐 하루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많이 들어가나."]

시군 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주시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경 예산안을 이번주에 스스로 심의·의결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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