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정전 복구…원인 규명 착수

입력 2025.04.29 (23:21) 수정 2025.04.3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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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전역과 포르투갈 일부 지역을 덮친 정전 사태가 하루만인 현지시간 29일 해소돼 각 당국이 원인 규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REE)의 시스템 운영 담당자 에두아르도 프리에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조사 결과 "사이버 보안 사고는 배제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전했습니다.

REE는 스페인 남서부에서 태양광 발전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건의 전력 생산 중단 사고를 확인했고, 이로 인해 전력 시스템이 불안정해져 프랑스와 전력 연결망이 끊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 정부 역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은 배제했습니다.

안토니우 레이타우 아마루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은 CNN포르투갈과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에서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이나 적대적 공격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없다"며 "스페인에서 발생한 전력 전송망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은 펠리페 6세 국왕까지 참석한 국가안보회의를 연 후 정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다행히 스페인은 이번 위기의 최악의 순간을 극복하고 있으며 전력 복구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필요한 개혁과 조치로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연히 민간 운영업체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성급히 결론 내리거나 조급하게 실수해서는 안 된다. 그 5초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별도로 스페인 사법 당국은 '사이버 사보타주(태업·조업 방해)' 가능성도 조사 중입니다.

스페인 사법부는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스페인 전역에 영향을 미친 전력망 정전 사태가 스페인의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사보타주 행위일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한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테러 범죄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날 스페인 전역에서는 정오 무렵 5초 만에 스페인 전력 수요의 60%가 급감하는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그 여파로 같은 이베리아반도에 있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등 일부 지역과 프랑스 남부 지역에도 정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대규모 정전으로 교통·통신 등 인프라는 물론 일반 시민의 일상생활이 사실상 모두 멈췄습니다.

스페인 주요 기업 연합회인 CEOE는 이번 정전 사고로 경제적 손실이 약 16억 유로(약 2조6천억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은행 RBC는 경제적 손실이 그보다 훨씬 많은 22억5천만 유로∼45억 유로(3조6천억원∼7조3천억원)일 수 있다고 추정하며 스페인 정부가 태양광 발전에 의존하면서도 인프라 관리에는 소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의 전력 시스템 공학 교수 빅터 베세라는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를 전통적인 가스·원자력 발전과 결합할 경우 전력 시스템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 전력망 데이터에 따르면 정전 당시 전력의 75%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공급됐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그러나 "재생에너지 과잉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정전 당시 전력 수요는 낮은 편이었고 공급량도 충분했다. 어제 발생한 일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전 사고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산하 에너지 규제기관 협력기구(ACER)에 독립적인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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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29 23:21:16
    • 수정2025-04-30 00:08:47
    국제
스페인 전역과 포르투갈 일부 지역을 덮친 정전 사태가 하루만인 현지시간 29일 해소돼 각 당국이 원인 규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REE)의 시스템 운영 담당자 에두아르도 프리에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조사 결과 "사이버 보안 사고는 배제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전했습니다.

REE는 스페인 남서부에서 태양광 발전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건의 전력 생산 중단 사고를 확인했고, 이로 인해 전력 시스템이 불안정해져 프랑스와 전력 연결망이 끊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 정부 역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은 배제했습니다.

안토니우 레이타우 아마루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은 CNN포르투갈과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에서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이나 적대적 공격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없다"며 "스페인에서 발생한 전력 전송망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은 펠리페 6세 국왕까지 참석한 국가안보회의를 연 후 정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다행히 스페인은 이번 위기의 최악의 순간을 극복하고 있으며 전력 복구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필요한 개혁과 조치로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연히 민간 운영업체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성급히 결론 내리거나 조급하게 실수해서는 안 된다. 그 5초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별도로 스페인 사법 당국은 '사이버 사보타주(태업·조업 방해)' 가능성도 조사 중입니다.

스페인 사법부는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스페인 전역에 영향을 미친 전력망 정전 사태가 스페인의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사보타주 행위일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한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테러 범죄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날 스페인 전역에서는 정오 무렵 5초 만에 스페인 전력 수요의 60%가 급감하는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그 여파로 같은 이베리아반도에 있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등 일부 지역과 프랑스 남부 지역에도 정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대규모 정전으로 교통·통신 등 인프라는 물론 일반 시민의 일상생활이 사실상 모두 멈췄습니다.

스페인 주요 기업 연합회인 CEOE는 이번 정전 사고로 경제적 손실이 약 16억 유로(약 2조6천억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은행 RBC는 경제적 손실이 그보다 훨씬 많은 22억5천만 유로∼45억 유로(3조6천억원∼7조3천억원)일 수 있다고 추정하며 스페인 정부가 태양광 발전에 의존하면서도 인프라 관리에는 소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의 전력 시스템 공학 교수 빅터 베세라는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를 전통적인 가스·원자력 발전과 결합할 경우 전력 시스템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 전력망 데이터에 따르면 정전 당시 전력의 75%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공급됐습니다.

산체스 총리는 그러나 "재생에너지 과잉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정전 당시 전력 수요는 낮은 편이었고 공급량도 충분했다. 어제 발생한 일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예외적인 사건"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전 사고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산하 에너지 규제기관 협력기구(ACER)에 독립적인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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