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체험으로 커지는 통일의 꿈
입력 2025.05.03 (08:29)
수정 2025.05.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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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단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청소년들에게 그 현실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통일이 왜 필요한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죠.
이런 까닭에 미래세대에게 통일을 올바르게 전하고, 직접 보고 듣고 느끼게 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미래통일교육센터’에서는 청소년들이 ‘나만의 통일’을 상상해 보는 체험형 통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통일을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모습, 청소년 통일체험의 현장에서 장예진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길게 이어진 철조망을 따라, 남과 북이 맞닿은 접경지역으로 향합니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교차하는 곳, 경기도 파주입니다.
2월 문을 연 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는, 1998년 폐교된 학교를 재단장해 조성한 통일교육 전문 공간입니다.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이론 중심 통일교육에서 벗어나서 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체험 중심 통일교육으로 전환하고자 이 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 꽃망울을 틔운 봄처럼, 북녘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내일을 그릴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올바른 이해를 통해 통일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센터에 도착합니다.
통일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의외로 솔직하고, 꽤나 현실적이었는데요.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안 될 것 같아요. 문화나 그런 게 다 다르니까. 일단 대통령 뽑는 것도 다르고 음식이나 그런 것도 달라서."]
통일에 대한 거부감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통일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말해도 되는 거예요? 반대하는 입장인데. 왜냐하면 지금 북한 경제 상황이 안 좋기도 하고 지금 한국도 안 좋은데 만약 통일을 하면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친구들 오늘 여기 어떻게 왔어요?) 통일 교육 받으러 왔어요."]
맞습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특별한 통일교육이 진행되는데요.
청소년들이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의미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될까요?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센터 안으로 들어섭니다.
분쟁과 분단에 대해 알아가며, 조금씩 한반도의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지구촌 유일의 이념 분쟁인 곳, 한번 눌러보세요."]
지도 위에 표시된 남과 북의 경계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집니다.
["동서로 갈려 있다가 통일이 된 나라가 있는데 혹시 알고 있는 친구? (독일.) 네, 맞습니다."]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고, 그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도 하나씩 깨우쳐가는데요.
[김하랑/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 '썩살'은 남한말로 무엇일까요? 살이니까 굳은살 아닐까. (상처일 수도 있어.)"]
정답은 굳은살.
비슷한 듯 다른 말들 사이에서 청소년들은 놀라고, 또 흥미로워합니다.
[정현혜/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이랑 남한말이랑 다른 차이점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판다는 북한에서 참대곰이라고 하더라고요."]
통일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학생들의 머릿속에 기발한 상상이 펼쳐집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사투리 때문에 못 알아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어번역사를 했어요."]
북한 음식 '펑펑이 떡' 을 만드는 체험도 진행됐는데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펑펑이떡이 뭐예요?) 북한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떡이에요."]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하고 손으로 정성껏 모양을 잡아 봅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전쟁으로 수많은 재산과 그런 걸 잃지 않고 그냥 통일로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싶어요."]
2024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초·중·고 학생의 비율은 47.6%.
반면,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42.3%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는데요.
통일에 대한 공감은 왜 점점 옅어지는 걸까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분단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교육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데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북한하고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앞으로 북한과 많은 교류가 있게 되면 가장 혜택을 볼 지역이라고 생각해."]
공존에 대한 다짐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학생들.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나는 다음과 같이 엄숙히 다짐합니다. 하나 다른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겠습니다."]
조금씩 작은 변화가 싹트고 있었는데요.
["(지금 어디 가요?) 오두산 전망대 가요."]
전망대로 향하는 버스.
학생들은 이곳에서, 가까이 있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분단을 실감합니다.
["10분에서 15분 정도면 빨리 갈 수 있는 정말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분단과 통일 문제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음을,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주제임을 오늘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험학습을 통해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한참 동안 북쪽을 바라보는데요.
["일반 주택처럼 생겼는데 좀 커요. 학교처럼 생기기도 했고."]
북한과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생각보다 북한이랑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망원경 너머로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곳.
북녘의 풍경이 펼쳐지자 통일에 대한 바람이 조심스레 피어납니다.
["(오늘 교육받고 북한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통일하고 싶어요."]
분단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도 새삼 느끼는데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 보니까 아직까지 통일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나뉘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통일은 당연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질문일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이 단순히 남북한의 통합을 넘어서서 학생들에게 평화로운 사회상과 행복한 미래상을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미래 삶에 연결되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북녘은 생각보다 가깝고 우리와 비슷하며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 우리와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다시 새겨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분단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청소년들에게 그 현실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통일이 왜 필요한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죠.
이런 까닭에 미래세대에게 통일을 올바르게 전하고, 직접 보고 듣고 느끼게 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미래통일교육센터’에서는 청소년들이 ‘나만의 통일’을 상상해 보는 체험형 통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통일을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모습, 청소년 통일체험의 현장에서 장예진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길게 이어진 철조망을 따라, 남과 북이 맞닿은 접경지역으로 향합니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교차하는 곳, 경기도 파주입니다.
2월 문을 연 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는, 1998년 폐교된 학교를 재단장해 조성한 통일교육 전문 공간입니다.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이론 중심 통일교육에서 벗어나서 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체험 중심 통일교육으로 전환하고자 이 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 꽃망울을 틔운 봄처럼, 북녘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내일을 그릴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올바른 이해를 통해 통일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센터에 도착합니다.
통일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의외로 솔직하고, 꽤나 현실적이었는데요.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안 될 것 같아요. 문화나 그런 게 다 다르니까. 일단 대통령 뽑는 것도 다르고 음식이나 그런 것도 달라서."]
통일에 대한 거부감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통일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말해도 되는 거예요? 반대하는 입장인데. 왜냐하면 지금 북한 경제 상황이 안 좋기도 하고 지금 한국도 안 좋은데 만약 통일을 하면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친구들 오늘 여기 어떻게 왔어요?) 통일 교육 받으러 왔어요."]
맞습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특별한 통일교육이 진행되는데요.
청소년들이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의미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될까요?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센터 안으로 들어섭니다.
분쟁과 분단에 대해 알아가며, 조금씩 한반도의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지구촌 유일의 이념 분쟁인 곳, 한번 눌러보세요."]
지도 위에 표시된 남과 북의 경계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집니다.
["동서로 갈려 있다가 통일이 된 나라가 있는데 혹시 알고 있는 친구? (독일.) 네, 맞습니다."]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고, 그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도 하나씩 깨우쳐가는데요.
[김하랑/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 '썩살'은 남한말로 무엇일까요? 살이니까 굳은살 아닐까. (상처일 수도 있어.)"]
정답은 굳은살.
비슷한 듯 다른 말들 사이에서 청소년들은 놀라고, 또 흥미로워합니다.
[정현혜/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이랑 남한말이랑 다른 차이점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판다는 북한에서 참대곰이라고 하더라고요."]
통일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학생들의 머릿속에 기발한 상상이 펼쳐집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사투리 때문에 못 알아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어번역사를 했어요."]
북한 음식 '펑펑이 떡' 을 만드는 체험도 진행됐는데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펑펑이떡이 뭐예요?) 북한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떡이에요."]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하고 손으로 정성껏 모양을 잡아 봅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전쟁으로 수많은 재산과 그런 걸 잃지 않고 그냥 통일로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싶어요."]
2024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초·중·고 학생의 비율은 47.6%.
반면,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42.3%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는데요.
통일에 대한 공감은 왜 점점 옅어지는 걸까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분단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교육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데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북한하고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앞으로 북한과 많은 교류가 있게 되면 가장 혜택을 볼 지역이라고 생각해."]
공존에 대한 다짐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학생들.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나는 다음과 같이 엄숙히 다짐합니다. 하나 다른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겠습니다."]
조금씩 작은 변화가 싹트고 있었는데요.
["(지금 어디 가요?) 오두산 전망대 가요."]
전망대로 향하는 버스.
학생들은 이곳에서, 가까이 있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분단을 실감합니다.
["10분에서 15분 정도면 빨리 갈 수 있는 정말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분단과 통일 문제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음을,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주제임을 오늘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험학습을 통해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한참 동안 북쪽을 바라보는데요.
["일반 주택처럼 생겼는데 좀 커요. 학교처럼 생기기도 했고."]
북한과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생각보다 북한이랑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망원경 너머로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곳.
북녘의 풍경이 펼쳐지자 통일에 대한 바람이 조심스레 피어납니다.
["(오늘 교육받고 북한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통일하고 싶어요."]
분단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도 새삼 느끼는데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 보니까 아직까지 통일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나뉘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통일은 당연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질문일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이 단순히 남북한의 통합을 넘어서서 학생들에게 평화로운 사회상과 행복한 미래상을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미래 삶에 연결되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북녘은 생각보다 가깝고 우리와 비슷하며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 우리와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다시 새겨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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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로 미래로] 체험으로 커지는 통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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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5-03 08:29:33
- 수정2025-05-03 08:36:40

[앵커]
분단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청소년들에게 그 현실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통일이 왜 필요한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죠.
이런 까닭에 미래세대에게 통일을 올바르게 전하고, 직접 보고 듣고 느끼게 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미래통일교육센터’에서는 청소년들이 ‘나만의 통일’을 상상해 보는 체험형 통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통일을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모습, 청소년 통일체험의 현장에서 장예진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길게 이어진 철조망을 따라, 남과 북이 맞닿은 접경지역으로 향합니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교차하는 곳, 경기도 파주입니다.
2월 문을 연 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는, 1998년 폐교된 학교를 재단장해 조성한 통일교육 전문 공간입니다.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이론 중심 통일교육에서 벗어나서 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체험 중심 통일교육으로 전환하고자 이 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 꽃망울을 틔운 봄처럼, 북녘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내일을 그릴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올바른 이해를 통해 통일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센터에 도착합니다.
통일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의외로 솔직하고, 꽤나 현실적이었는데요.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안 될 것 같아요. 문화나 그런 게 다 다르니까. 일단 대통령 뽑는 것도 다르고 음식이나 그런 것도 달라서."]
통일에 대한 거부감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통일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말해도 되는 거예요? 반대하는 입장인데. 왜냐하면 지금 북한 경제 상황이 안 좋기도 하고 지금 한국도 안 좋은데 만약 통일을 하면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친구들 오늘 여기 어떻게 왔어요?) 통일 교육 받으러 왔어요."]
맞습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특별한 통일교육이 진행되는데요.
청소년들이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의미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될까요?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센터 안으로 들어섭니다.
분쟁과 분단에 대해 알아가며, 조금씩 한반도의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지구촌 유일의 이념 분쟁인 곳, 한번 눌러보세요."]
지도 위에 표시된 남과 북의 경계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집니다.
["동서로 갈려 있다가 통일이 된 나라가 있는데 혹시 알고 있는 친구? (독일.) 네, 맞습니다."]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고, 그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도 하나씩 깨우쳐가는데요.
[김하랑/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 '썩살'은 남한말로 무엇일까요? 살이니까 굳은살 아닐까. (상처일 수도 있어.)"]
정답은 굳은살.
비슷한 듯 다른 말들 사이에서 청소년들은 놀라고, 또 흥미로워합니다.
[정현혜/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이랑 남한말이랑 다른 차이점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판다는 북한에서 참대곰이라고 하더라고요."]
통일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학생들의 머릿속에 기발한 상상이 펼쳐집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사투리 때문에 못 알아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어번역사를 했어요."]
북한 음식 '펑펑이 떡' 을 만드는 체험도 진행됐는데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펑펑이떡이 뭐예요?) 북한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떡이에요."]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하고 손으로 정성껏 모양을 잡아 봅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전쟁으로 수많은 재산과 그런 걸 잃지 않고 그냥 통일로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싶어요."]
2024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초·중·고 학생의 비율은 47.6%.
반면,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42.3%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는데요.
통일에 대한 공감은 왜 점점 옅어지는 걸까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분단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교육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데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북한하고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앞으로 북한과 많은 교류가 있게 되면 가장 혜택을 볼 지역이라고 생각해."]
공존에 대한 다짐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학생들.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나는 다음과 같이 엄숙히 다짐합니다. 하나 다른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겠습니다."]
조금씩 작은 변화가 싹트고 있었는데요.
["(지금 어디 가요?) 오두산 전망대 가요."]
전망대로 향하는 버스.
학생들은 이곳에서, 가까이 있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분단을 실감합니다.
["10분에서 15분 정도면 빨리 갈 수 있는 정말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분단과 통일 문제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음을,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주제임을 오늘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험학습을 통해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한참 동안 북쪽을 바라보는데요.
["일반 주택처럼 생겼는데 좀 커요. 학교처럼 생기기도 했고."]
북한과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생각보다 북한이랑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망원경 너머로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곳.
북녘의 풍경이 펼쳐지자 통일에 대한 바람이 조심스레 피어납니다.
["(오늘 교육받고 북한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통일하고 싶어요."]
분단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도 새삼 느끼는데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 보니까 아직까지 통일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나뉘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통일은 당연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질문일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이 단순히 남북한의 통합을 넘어서서 학생들에게 평화로운 사회상과 행복한 미래상을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미래 삶에 연결되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북녘은 생각보다 가깝고 우리와 비슷하며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 우리와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다시 새겨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분단의 세월이 길어질수록 청소년들에게 그 현실은 점점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통일이 왜 필요한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죠.
이런 까닭에 미래세대에게 통일을 올바르게 전하고, 직접 보고 듣고 느끼게 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미래통일교육센터’에서는 청소년들이 ‘나만의 통일’을 상상해 보는 체험형 통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통일을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삶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모습, 청소년 통일체험의 현장에서 장예진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길게 이어진 철조망을 따라, 남과 북이 맞닿은 접경지역으로 향합니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이 교차하는 곳, 경기도 파주입니다.
2월 문을 연 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는, 1998년 폐교된 학교를 재단장해 조성한 통일교육 전문 공간입니다.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이론 중심 통일교육에서 벗어나서 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체험 중심 통일교육으로 전환하고자 이 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 꽃망울을 틔운 봄처럼, 북녘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내일을 그릴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올바른 이해를 통해 통일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센터에 도착합니다.
통일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의외로 솔직하고, 꽤나 현실적이었는데요.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안 될 것 같아요. 문화나 그런 게 다 다르니까. 일단 대통령 뽑는 것도 다르고 음식이나 그런 것도 달라서."]
통일에 대한 거부감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통일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말해도 되는 거예요? 반대하는 입장인데. 왜냐하면 지금 북한 경제 상황이 안 좋기도 하고 지금 한국도 안 좋은데 만약 통일을 하면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친구들 오늘 여기 어떻게 왔어요?) 통일 교육 받으러 왔어요."]
맞습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특별한 통일교육이 진행되는데요.
청소년들이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의미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될까요?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센터 안으로 들어섭니다.
분쟁과 분단에 대해 알아가며, 조금씩 한반도의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지구촌 유일의 이념 분쟁인 곳, 한번 눌러보세요."]
지도 위에 표시된 남과 북의 경계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집니다.
["동서로 갈려 있다가 통일이 된 나라가 있는데 혹시 알고 있는 친구? (독일.) 네, 맞습니다."]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고, 그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도 하나씩 깨우쳐가는데요.
[김하랑/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 '썩살'은 남한말로 무엇일까요? 살이니까 굳은살 아닐까. (상처일 수도 있어.)"]
정답은 굳은살.
비슷한 듯 다른 말들 사이에서 청소년들은 놀라고, 또 흥미로워합니다.
[정현혜/김포 대곶중학교 : "북한말이랑 남한말이랑 다른 차이점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판다는 북한에서 참대곰이라고 하더라고요."]
통일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학생들의 머릿속에 기발한 상상이 펼쳐집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사투리 때문에 못 알아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어번역사를 했어요."]
북한 음식 '펑펑이 떡' 을 만드는 체험도 진행됐는데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펑펑이떡이 뭐예요?) 북한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떡이에요."]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하고 손으로 정성껏 모양을 잡아 봅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임주형/김포 대곶중학교 : "전쟁으로 수많은 재산과 그런 걸 잃지 않고 그냥 통일로 행복하게 사는 걸 보고 싶어요."]
2024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초·중·고 학생의 비율은 47.6%.
반면,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42.3%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는데요.
통일에 대한 공감은 왜 점점 옅어지는 걸까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분단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교육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교육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는데요.
[조명희/김포 대곶중학교 교감 : "북한하고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앞으로 북한과 많은 교류가 있게 되면 가장 혜택을 볼 지역이라고 생각해."]
공존에 대한 다짐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학생들.
[장유아/김포 대곶중학교 : "나는 다음과 같이 엄숙히 다짐합니다. 하나 다른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겠습니다."]
조금씩 작은 변화가 싹트고 있었는데요.
["(지금 어디 가요?) 오두산 전망대 가요."]
전망대로 향하는 버스.
학생들은 이곳에서, 가까이 있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분단을 실감합니다.
["10분에서 15분 정도면 빨리 갈 수 있는 정말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분단과 통일 문제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음을,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주제임을 오늘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험학습을 통해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한참 동안 북쪽을 바라보는데요.
["일반 주택처럼 생겼는데 좀 커요. 학교처럼 생기기도 했고."]
북한과 가까운 이곳에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김다연/김포 대곶중학교 : "생각보다 북한이랑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망원경 너머로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곳.
북녘의 풍경이 펼쳐지자 통일에 대한 바람이 조심스레 피어납니다.
["(오늘 교육받고 북한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통일하고 싶어요."]
분단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도 새삼 느끼는데요.
[임찬묵/김포 대곶중학교 : "통일이 될 수도 있는데, 안 하는 거 보니까 아직까지 통일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나뉘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통일은 당연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질문일 텐데요.
[강병옥/경기도교육청 미래통일교육센터장 : "통일이 단순히 남북한의 통합을 넘어서서 학생들에게 평화로운 사회상과 행복한 미래상을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미래 삶에 연결되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북녘은 생각보다 가깝고 우리와 비슷하며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 우리와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다시 새겨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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