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항공 시뮬레이터 타보니…한쪽 엔진 55%로 절박하게 선회

입력 2025.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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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2216편 추적보고서 1부. 4분 7초' 중에서)
이번 참사처럼 블랙박스 기록이 없다해도, 잃어버린 정보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풀플라이트 시뮬레이터, FFS다.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FFS, 저희가 흔히들 말하는 풀 플라잇 시뮬레이터라고 저희가 부르고 있습니다.
비행 조종 가상장치입니다."

김민철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회 위원 / 보잉737 기장
"칼큘레이션(비행 계산) 그런 공식들이 다 들어가고요. 그날의 온도, 그날의 대기압,
바람의 방향 이런 정보들을 다 넣어서 실제 상황과 거의 유사하게 만든 시뮬레이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시뮬레이터를 사용해서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유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로 사고조사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환경을 거의 똑같이 재현해, 항공기의 실제 성능과 조종사 판단을 되짚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험 비행의 목표는 복원한 궤적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이다. 경로와 고도는 확보됐지만, 유일한 변수는 엔진 출력이다. 왼쪽 엔진은 모든 시험에서 꺼진 상태로 고정, 오른쪽 엔진은
불안정한 서지 상태를 전제로, 출력을 단계별로 조정했다.
첫 번째 시험에선 알려진 대로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진 상황을 가정했다.
"조류가 너무 많습니다. Go Around, TO/GA ( 복행합니다, 최대 출력 명령)"
복행을 시도하던 중 새 떼와 충돌, 곧 두 엔진의 출력이 떨어진다.
"Loss of both engines thrust. memory item(양쪽 엔진 추력 상실, 비상 조치합니다)"
고도 유지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메이데이를 선언한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Jeju air 2216, Bird strike, Bird strike (비상선언.제주 2216, 조류 충돌)"
이내 기체는 속도를 잃고
"Speed Low(속도 떨어집니다)"
조종간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Stall(속도 상실)"
‘스틱 셰이커(Stick Shaker)’, 날개가 양력을 잃고 추락하기 직전 조종간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결국 새 떼 충돌 1분 만에 추락했다. 취재팀 예측대로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진 상태로
17km를 나는 건, 불가능했다.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2마일 정도도 못 갔고요. 양쪽 추력이 상실된 상황에서는 항공기가 거의 날지를 못 합니다."
두 번째 시험은 왼쪽 엔진은 꺼지고, 오른쪽 엔진 출력이 약 50%를 유지하는 상황.
"자, 새 많습니다. 안 되겠습니다. Go Around하겠습니다. TO/GA(최대 출력 명령)"
복행 중 새 떼와 충돌하고 곧 왼쪽 엔진에 심각한 손상이 생긴다.
"Number one engine severe damage overriding (왼쪽 엔진 심각한 손상, 수동 전환합니다)"
두 엔진이 다 꺼졌을 때와 달리, 오른쪽 엔진은 계속, 서지 현상을 일으키며 고도는 1,500피트까지 상승했다.
"1,500. Buffet Alert (1,500피트. 기체 진동)"
하지만 고도 상승도 잠시
"Altitude Decreasing(고도 떨어집니다)"

"1,200 Maintain(1,200피트 유지)"

"Altitude Decreasing(고도 낮아집니다)"
고도와 속도가 계속 떨어지는데,
"Proceed right turn(오른쪽으로 선회합니다)"
오른쪽으로 기수를 틀자, 고도가 400피트까지 떨어지고
"400 Maintaining, Speed low. Heading bug on top((400피트 유지, 속도 저하. 방향 맞춥니다)"
200피트까지 하강하며 기체는 조종 불능 상태가 됐다. 역시 스틱 셰이커와 함께 경고음이 울린다.
"Altitude 200(고도 200피트)...100(100피트)..."

"Altitude, Altitude(고도, 고도 확인)"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안 돼... 50% 저희 둘 다 안 됐습니다."
한쪽 엔진 출력 50%로는 항공기의 경로와 고도, 선회각을 똑같이 재현할 수 없었다.
이어진 세 번째 시험 조건은, 오른쪽 엔진의 출력 55%.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비상선언)"
오른쪽 엔진이 서지 소음을 내고, 고도가 상승한다.
"Speed 210, Altitude 900(속도 210노트, 고도 900피트)...Altitude 1,000(1,000피트)"
활주로를 향해 오른쪽으로 기수를 틀자, 속도 고도 모두 항공기의 항적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선회한다.
"Speed 200, Altitude 700(속도 200노트, 고도 700피트)"
한쪽 엔진 출력을 50%로 유지했을 때는, 이 시점에서 고도를 잃고 기체가 조종 불능 상태에 빠졌는데, 55% 엔진 출력을 유지하자 곡예에 가까운 각도로 필사적인 선회에 성공한다.
"Continue. Runway in sight. Continue right Turn(계속 진행. 활주로 보입니다. 우선회 유지)"
위태로운 선회 끝에 공항이 시야에 들어오고,
"Altitude 200. Continue. Approaching final(고도 200피트. 계속 진행합니다. 활주로 최종 접근)"
활주로에 도달했다.
취재팀은 2024년 12월 29일 9시경 제주항공 2216편이 지났던 궤적을 똑같이 비행해 봤다. 현장 취재로 되살린 4분 7초의 비행경로가 실제와 가깝다는 객관적 증거였다.

제주항공 2216편 추적보고서 1부 '4분 7초' [풀영상]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ENs8MaN2LAQ&t=1543s)

취재기자 : 우한울 오정현
촬영기자 : 김민준
작가 : 박혜숙
영상편집 : 안영아
자료조사 : 이혜담 원준식
조연출 : 최명호 김세빈
방송일시 : 2025년 4월 29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1tv/news/sisachang/pc/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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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4 07:00:07
    심층K

(시사기획 창 '2216편 추적보고서 1부. 4분 7초' 중에서)
이번 참사처럼 블랙박스 기록이 없다해도, 잃어버린 정보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풀플라이트 시뮬레이터, FFS다.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FFS, 저희가 흔히들 말하는 풀 플라잇 시뮬레이터라고 저희가 부르고 있습니다.
비행 조종 가상장치입니다."

김민철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회 위원 / 보잉737 기장
"칼큘레이션(비행 계산) 그런 공식들이 다 들어가고요. 그날의 온도, 그날의 대기압,
바람의 방향 이런 정보들을 다 넣어서 실제 상황과 거의 유사하게 만든 시뮬레이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시뮬레이터를 사용해서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유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로 사고조사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환경을 거의 똑같이 재현해, 항공기의 실제 성능과 조종사 판단을 되짚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험 비행의 목표는 복원한 궤적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이다. 경로와 고도는 확보됐지만, 유일한 변수는 엔진 출력이다. 왼쪽 엔진은 모든 시험에서 꺼진 상태로 고정, 오른쪽 엔진은
불안정한 서지 상태를 전제로, 출력을 단계별로 조정했다.
첫 번째 시험에선 알려진 대로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진 상황을 가정했다.
"조류가 너무 많습니다. Go Around, TO/GA ( 복행합니다, 최대 출력 명령)"
복행을 시도하던 중 새 떼와 충돌, 곧 두 엔진의 출력이 떨어진다.
"Loss of both engines thrust. memory item(양쪽 엔진 추력 상실, 비상 조치합니다)"
고도 유지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메이데이를 선언한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Jeju air 2216, Bird strike, Bird strike (비상선언.제주 2216, 조류 충돌)"
이내 기체는 속도를 잃고
"Speed Low(속도 떨어집니다)"
조종간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Stall(속도 상실)"
‘스틱 셰이커(Stick Shaker)’, 날개가 양력을 잃고 추락하기 직전 조종간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결국 새 떼 충돌 1분 만에 추락했다. 취재팀 예측대로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진 상태로
17km를 나는 건, 불가능했다.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2마일 정도도 못 갔고요. 양쪽 추력이 상실된 상황에서는 항공기가 거의 날지를 못 합니다."
두 번째 시험은 왼쪽 엔진은 꺼지고, 오른쪽 엔진 출력이 약 50%를 유지하는 상황.
"자, 새 많습니다. 안 되겠습니다. Go Around하겠습니다. TO/GA(최대 출력 명령)"
복행 중 새 떼와 충돌하고 곧 왼쪽 엔진에 심각한 손상이 생긴다.
"Number one engine severe damage overriding (왼쪽 엔진 심각한 손상, 수동 전환합니다)"
두 엔진이 다 꺼졌을 때와 달리, 오른쪽 엔진은 계속, 서지 현상을 일으키며 고도는 1,500피트까지 상승했다.
"1,500. Buffet Alert (1,500피트. 기체 진동)"
하지만 고도 상승도 잠시
"Altitude Decreasing(고도 떨어집니다)"

"1,200 Maintain(1,200피트 유지)"

"Altitude Decreasing(고도 낮아집니다)"
고도와 속도가 계속 떨어지는데,
"Proceed right turn(오른쪽으로 선회합니다)"
오른쪽으로 기수를 틀자, 고도가 400피트까지 떨어지고
"400 Maintaining, Speed low. Heading bug on top((400피트 유지, 속도 저하. 방향 맞춥니다)"
200피트까지 하강하며 기체는 조종 불능 상태가 됐다. 역시 스틱 셰이커와 함께 경고음이 울린다.
"Altitude 200(고도 200피트)...100(100피트)..."

"Altitude, Altitude(고도, 고도 확인)"

장진우 /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사고조사예방위원장 / 보잉737 기장
"안 돼... 50% 저희 둘 다 안 됐습니다."
한쪽 엔진 출력 50%로는 항공기의 경로와 고도, 선회각을 똑같이 재현할 수 없었다.
이어진 세 번째 시험 조건은, 오른쪽 엔진의 출력 55%.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비상선언)"
오른쪽 엔진이 서지 소음을 내고, 고도가 상승한다.
"Speed 210, Altitude 900(속도 210노트, 고도 900피트)...Altitude 1,000(1,000피트)"
활주로를 향해 오른쪽으로 기수를 틀자, 속도 고도 모두 항공기의 항적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선회한다.
"Speed 200, Altitude 700(속도 200노트, 고도 700피트)"
한쪽 엔진 출력을 50%로 유지했을 때는, 이 시점에서 고도를 잃고 기체가 조종 불능 상태에 빠졌는데, 55% 엔진 출력을 유지하자 곡예에 가까운 각도로 필사적인 선회에 성공한다.
"Continue. Runway in sight. Continue right Turn(계속 진행. 활주로 보입니다. 우선회 유지)"
위태로운 선회 끝에 공항이 시야에 들어오고,
"Altitude 200. Continue. Approaching final(고도 200피트. 계속 진행합니다. 활주로 최종 접근)"
활주로에 도달했다.
취재팀은 2024년 12월 29일 9시경 제주항공 2216편이 지났던 궤적을 똑같이 비행해 봤다. 현장 취재로 되살린 4분 7초의 비행경로가 실제와 가깝다는 객관적 증거였다.

제주항공 2216편 추적보고서 1부 '4분 7초' [풀영상]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ENs8MaN2LAQ&t=1543s)

취재기자 : 우한울 오정현
촬영기자 : 김민준
작가 : 박혜숙
영상편집 : 안영아
자료조사 : 이혜담 원준식
조연출 : 최명호 김세빈
방송일시 : 2025년 4월 29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1tv/news/sisachang/pc/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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