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전현직 장관 3인, ‘3조 원대 돈세탁’ 조폭과 만찬 논란

싱가포르 장관들과 여당 의원이 3조원대 돈세탁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조직폭력배와 함께 식사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7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치홍탓 교통부 장관, 응예쿵 보건부 장관, 전 교육부 장관인 응치멩 의원이 돈세탁 사건으로 수감된 키프로스 국적의 수하이진과 만찬을 함께 하는 사진 여러 장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졌습니다.

이 사진이 언제 촬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 사업가는 자신이 2020년에 이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관련 비용을 냈다고 현지 매체 CNA에 말했습니다.

중국 푸젠성 흑사회 조직원으로 알려진 수하이진은 2023년 8월 30억 싱가포르달러(약 3조 2,500억 원) 규모의 돈세탁 사건 관련 혐의로 나머지 조직원 9명과 함께 체포됐습니다. 수하이진은 지난해 4월, 징역 14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문제의 사진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이 어떻게 수하이진과 같은 범죄자를 만났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3일 치러진 총선에서 의원으로 당선된 응치멩 의원의 새 내각 참여를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 1만 6,000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재 전국노동조합연맹(NTUC)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응 의원은 자신에게 정부 직책을 맡기지 말아줄 것을 로런스 웡 총리에게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응 의원은 그간 자신이 NTUC 위원장으로서 여러 행사에 참석, 다양한 인사들과 소통해왔다면서 수하이진이 사법처리 대상인 것을 알고서는 더 이상 그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치홍탓·응예쿵 장관 측도 성명을 내고 “장관으로서 다양한 행사와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면서 “수하이진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며, 그 전이나 이후로 그와 접촉하거나 거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CNA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