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축 직전 구조된 개 68마리, 해외 입양길 올라

입력 2025.05.08 (19:40) 수정 2025.05.08 (20: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2월, KBS는 개를 식용으로 키워 불법 도축해온 한 사육 농장의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방송 이후 행정 조치로 해당 농장이 폐쇄된 뒤, 사육 중이던 개 수십 마리를 청주시가 돌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한 국제동물보호단체와 연이 닿아, 모두 해외 입양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민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불법 도축으로 신고된 개 사육 농장의 당시 모습입니다.

비좁은 철제 사육장에 강아지 여러 마리가 다닥다닥 갇혀 있습니다.

사육장 바닥은 오물과 털이 뒤엉켜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불법 도축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봉과 흉기도 발견됐습니다.

[개 농장주/지난 2월/음성변조 : "(개 상태가) 시원치 않았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잖아. 크게 뭐 저기를 안 했지, 생각을."]

현장의 실태를 보도한 KBS의 보도 이후 청주시는 농장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해당 사육 농장은 폐쇄 조치됐습니다.

하지만 식용으로 도축하기 위해 기르던 개가 무려 68마리나 남았습니다.

농장주가 개 소유권을 모두 포기해 청주시가 전부 돌보게 된 상황.

간신히 목숨을 구한 개 68마리는 어떻게 됐을까?

모두 새 주인을 만나러 해외 입양길에 오릅니다.

KBS의 보도로 불법 도축 현장의 실태가 알려진 뒤, 한 국제동물보호단체가 청주시에 입양 의사를 타진해온 겁니다.

종합 백신과 광견병, 코로나19 등 예방 접종을 마친 51마리가 먼저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어린 강아지와 어미 개 등 17마리는 넉 달여 더 보호한 뒤 새 주인에게 갑니다.

[이범석/청주시장 : "우리 지역의 식용견이 불법 도축 위기에서 해외로까지 입양할 수 있는 새로운 동물 복지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도축될 위기에 처했던 개 수십 마리가 해외 입양길에 오른 이례적이고도 특별한 상황.

배우 다니엘 헤니도 단체 입양 이동에 힘을 보탰습니다.

[다니엘 헤니/배우 : "강아지들이 (농장에서) 받았던 처우는 매우 안 좋았고 끔찍했습니다. 저도 이 특별한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정부는 '개 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 사육 농장 40% 정도가 폐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청주의 개 68마리는 각고 끝에 해외에서 새 가족을 만나게 됐지만, 동물단체는 관련법 처벌 유예 속에 도살 위험에 처해있거나 방치된 개가 여전히 수십 마리에 달한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민수아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영상편집:조의성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불법 도축 직전 구조된 개 68마리, 해외 입양길 올라
    • 입력 2025-05-08 19:40:32
    • 수정2025-05-08 20:15:59
    뉴스7(청주)
[앵커]

지난 2월, KBS는 개를 식용으로 키워 불법 도축해온 한 사육 농장의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방송 이후 행정 조치로 해당 농장이 폐쇄된 뒤, 사육 중이던 개 수십 마리를 청주시가 돌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한 국제동물보호단체와 연이 닿아, 모두 해외 입양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민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불법 도축으로 신고된 개 사육 농장의 당시 모습입니다.

비좁은 철제 사육장에 강아지 여러 마리가 다닥다닥 갇혀 있습니다.

사육장 바닥은 오물과 털이 뒤엉켜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불법 도축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봉과 흉기도 발견됐습니다.

[개 농장주/지난 2월/음성변조 : "(개 상태가) 시원치 않았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잖아. 크게 뭐 저기를 안 했지, 생각을."]

현장의 실태를 보도한 KBS의 보도 이후 청주시는 농장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해당 사육 농장은 폐쇄 조치됐습니다.

하지만 식용으로 도축하기 위해 기르던 개가 무려 68마리나 남았습니다.

농장주가 개 소유권을 모두 포기해 청주시가 전부 돌보게 된 상황.

간신히 목숨을 구한 개 68마리는 어떻게 됐을까?

모두 새 주인을 만나러 해외 입양길에 오릅니다.

KBS의 보도로 불법 도축 현장의 실태가 알려진 뒤, 한 국제동물보호단체가 청주시에 입양 의사를 타진해온 겁니다.

종합 백신과 광견병, 코로나19 등 예방 접종을 마친 51마리가 먼저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어린 강아지와 어미 개 등 17마리는 넉 달여 더 보호한 뒤 새 주인에게 갑니다.

[이범석/청주시장 : "우리 지역의 식용견이 불법 도축 위기에서 해외로까지 입양할 수 있는 새로운 동물 복지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도축될 위기에 처했던 개 수십 마리가 해외 입양길에 오른 이례적이고도 특별한 상황.

배우 다니엘 헤니도 단체 입양 이동에 힘을 보탰습니다.

[다니엘 헤니/배우 : "강아지들이 (농장에서) 받았던 처우는 매우 안 좋았고 끔찍했습니다. 저도 이 특별한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정부는 '개 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 사육 농장 40% 정도가 폐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청주의 개 68마리는 각고 끝에 해외에서 새 가족을 만나게 됐지만, 동물단체는 관련법 처벌 유예 속에 도살 위험에 처해있거나 방치된 개가 여전히 수십 마리에 달한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민수아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영상편집:조의성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청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