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강원도교육청이 학교법인 강원학원에 대해 강도높은 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졌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 과정에서 다수의 위법사항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사립학교는 공립학교와 달리, 한 번 임용되면 퇴직까지 이동이 없는 폐쇄적 구조 속에 전 이사장의 각종 비리가 수년간 반복됐다는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 이사장 고희연에서 흘린 한 교사의 눈물
이번 감사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첩받아 시작됐습니다.
'전 이사장 고희연에서 강제로 노래를 부르고 장기자랑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주거지로 점심을 배달했다' 등 직장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교직원의 신고가 잇따랐던 겁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된 강원학원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먼저 특별 감독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많은 교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부당한 대우를 겪었다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났습니다.
교직원들은 학교 텃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잡초를 뽑는데 동원됐습니다. 전 이사장에게 점심 배달을 하거나, 학교 보수공사에도 투입됐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30여 명에 이른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판단입니다.
그러면서도 근로기준법이 아닌 지방공무원법을 적용해 행정직원 등에게 각종 수당을 적게 지급하는 등 1억 2,000만 원을 체불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적발한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은 모두 27건, 부과된 과태료만 총 2억 6,000만 원이 넘었습니다.

■ 강원도교육청, 전 이사장 등 횡령 혐의로 수사의뢰
강원도교육청도 학교법인 강원학원에 대해 회계를 비롯해 교무학사, 시설분야 등 학교 운영 전반에서 여러 법규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전 이사장 등은 학교시설을 무단 점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육청 예산으로 학교 시설 일부를 리모델링한 뒤 2021년부터 본인의 주거지로 활용했습니다. 각종 가전제품 등 집기류도 교비로 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적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 돈만 9,000여만 원입니다.
강원도교육청은 횡령 혐의로 전 이사장 등 2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식비 5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아 무전취식 혐의까지 더해졌습니다.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시설을 개선하라고 강원도교육청이 지원한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아 적발된 건만 50여 건이 넘습니다. 과다설계, 일감 몰아주기 등이 있었다는 겁니다. 강원교육청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건물의 실제 콘크리트 두께까지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행정실 책임자 등 총 5명에게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고, 6명을 수사의뢰할 예정입니다. 또, 1억 6천여만 원을 회수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 곧 스승의 날… 교직원 70여 명도 청탁금지법 적발
이번 감사에서 설립자의 친인척 관계였던 전 이사장 등은 해외 여행을 하거나 명절과 생일에 교직원들로부터 돈도 건네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직원들이 매달 회비를 걷어 전달했다는 것 입니다.
금액은 2만 원에서 7만 원 까지. 금액은 크지 않지만 금품 제공 혐의에 관여된 교직원만 70명이 넘습니다. 전체 교직원 120명 중 2/3에 해당합니다.
이들 역시 청탁금지법에 따라 고발 조치될 예정입니다.
앞서 강원학원 이사회는 지난 2월, 해당 이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습니다. 사안의 핵심에 있는 전 이사장은 건강 등을 이유로 교육청 감사에 계속 불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전 이사장의 비위가 이뤄진 이유는 사립학교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직원은 특성상 정년까지 한 곳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사장의 부당한 권한행사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교육청이 4년마다 사립학교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절차적 위반 사항 등을 확인하기에도 인원과 시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회에는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 기법을 개발해 반드시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곧 스승의 날입니다. 교사가 가장 교사다울수 있도록, 교직원이 학교 안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교육 정상화를 이뤄내야 하는 큰 숙제를 강원학원은 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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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내 괴롭힘’ 강원학원, 운영도 부실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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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5-10 06:01:15
강원도교육청이 학교법인 강원학원에 대해 강도높은 감사를 벌였습니다. 감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졌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 과정에서 다수의 위법사항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사립학교는 공립학교와 달리, 한 번 임용되면 퇴직까지 이동이 없는 폐쇄적 구조 속에 전 이사장의 각종 비리가 수년간 반복됐다는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 이사장 고희연에서 흘린 한 교사의 눈물
이번 감사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첩받아 시작됐습니다.
'전 이사장 고희연에서 강제로 노래를 부르고 장기자랑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주거지로 점심을 배달했다' 등 직장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교직원의 신고가 잇따랐던 겁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된 강원학원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먼저 특별 감독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많은 교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부당한 대우를 겪었다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났습니다.
교직원들은 학교 텃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잡초를 뽑는데 동원됐습니다. 전 이사장에게 점심 배달을 하거나, 학교 보수공사에도 투입됐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30여 명에 이른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판단입니다.
그러면서도 근로기준법이 아닌 지방공무원법을 적용해 행정직원 등에게 각종 수당을 적게 지급하는 등 1억 2,000만 원을 체불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적발한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은 모두 27건, 부과된 과태료만 총 2억 6,000만 원이 넘었습니다.

■ 강원도교육청, 전 이사장 등 횡령 혐의로 수사의뢰
강원도교육청도 학교법인 강원학원에 대해 회계를 비롯해 교무학사, 시설분야 등 학교 운영 전반에서 여러 법규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전 이사장 등은 학교시설을 무단 점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육청 예산으로 학교 시설 일부를 리모델링한 뒤 2021년부터 본인의 주거지로 활용했습니다. 각종 가전제품 등 집기류도 교비로 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적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 돈만 9,000여만 원입니다.
강원도교육청은 횡령 혐의로 전 이사장 등 2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식비 5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아 무전취식 혐의까지 더해졌습니다.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시설을 개선하라고 강원도교육청이 지원한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아 적발된 건만 50여 건이 넘습니다. 과다설계, 일감 몰아주기 등이 있었다는 겁니다. 강원교육청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건물의 실제 콘크리트 두께까지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행정실 책임자 등 총 5명에게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고, 6명을 수사의뢰할 예정입니다. 또, 1억 6천여만 원을 회수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 곧 스승의 날… 교직원 70여 명도 청탁금지법 적발
이번 감사에서 설립자의 친인척 관계였던 전 이사장 등은 해외 여행을 하거나 명절과 생일에 교직원들로부터 돈도 건네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직원들이 매달 회비를 걷어 전달했다는 것 입니다.
금액은 2만 원에서 7만 원 까지. 금액은 크지 않지만 금품 제공 혐의에 관여된 교직원만 70명이 넘습니다. 전체 교직원 120명 중 2/3에 해당합니다.
이들 역시 청탁금지법에 따라 고발 조치될 예정입니다.
앞서 강원학원 이사회는 지난 2월, 해당 이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습니다. 사안의 핵심에 있는 전 이사장은 건강 등을 이유로 교육청 감사에 계속 불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전 이사장의 비위가 이뤄진 이유는 사립학교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직원은 특성상 정년까지 한 곳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사장의 부당한 권한행사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교육청이 4년마다 사립학교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절차적 위반 사항 등을 확인하기에도 인원과 시간이 부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회에는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 기법을 개발해 반드시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곧 스승의 날입니다. 교사가 가장 교사다울수 있도록, 교직원이 학교 안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교육 정상화를 이뤄내야 하는 큰 숙제를 강원학원은 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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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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