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버핏이 남긴 빛과 그림자 [뉴스in뉴스]

입력 2025.05.13 (12:43) 수정 2025.05.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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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투자계의 전설이죠.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렸던 워런 버핏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200조 원이 넘는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존경도 받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약간의 비판 의견도 나오는데요.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은퇴 선언 기습적으로 발표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94살이기 때문에 은퇴할만한 나이지만, 은퇴 계획이 없다고 말해왔고 워낙 정정했기 때문에 놀란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60번째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깜짝 발표한 것입니다.

버크셔의 주총은 자본주의의 축제와 같습니다.

해마다 전세계에서 투자자들이 버핏의 지혜로운 한 말씀 듣기위해서 몰려들었는데요.

버핏과 주요 임원들 인형과 티셔츠도 팔고, 계열사의 군것질꺼리 판매는 물론 자선 마라톤대회까지 열리는 큰 행사였습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 됐습니다.

[앵커]

버핏의 현명한 말, 올해 기억에 남을 말은 어떤게 있나요?

[기자]

'인연'에 대해서 말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젊은이를 위한 투자 철학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는데요.

"누구와 어울리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당신은 함께 일하고, 존경하고 친구가 되는 사람들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초봉에 연연하지 말고 누구 밑에서 일할지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버핏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누구와 결혼하고 시간을 보낼지"라고도 말했습니다.

결국은 삶을 나누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들입니다.

버핏의 '사람'은 내 옆의 사람 뿐 아니라 책을 쓴 사람도 포함됩니다.

책 한권으로 세계 최고 투자자들의 생각을 배울 수 있다면서, 1만시간의 법칙보다 10시간 독서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또 갑자기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무역 전쟁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도 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현명하지 않다고 직설하면서 "미국을 뺀 나머지 세계의 번영이 미국의 희생시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역은 서로를 번영시키는 일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강조한 건데요.

다만 최근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고 긴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혼란은 큰 일도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버핏은 검소한 생활과 재산 99% 기부 약속으로도 유명한데요.

하지만 일각에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고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200조원이 넘는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다만 지난해 유언장을 고치면서 사후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세 자녀가 공동 관리하게 될 공익 신탁, 일종의 재단에 넘겨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물려주는 게 아니냐 의혹의 시선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재단을 통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미 버핏은 빌 게이츠의 공익 재단에 50조원 넘게 기부한 기부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상황으로 버핏이 꼼수 상속을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개입돼 있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버핏의 은퇴 발표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공과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투자업계 최고의 현인으로 꼽혔기 때문에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비판적 의견도 있습니다.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의 칼럼인데요.

"그 위대한 투자자(버핏)는 좋은 독점을 좋아한다"면서 "시장에서 불평등과 경쟁 부족을 키웠고 (혁신) 기대를 깨는데 일조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실제로 버핏은 코카콜라나 애플처럼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회사 위주로 투자해왔습니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준 좋은 역할도 했지만, 미국 전체나 세계로 볼때 과연 이게 올바르냐는 것입니다.

진정한 기술 혁신이나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해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버핏이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에 남기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기자]

이런저런 비판도 있지만 재산 99%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이나, 아들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긴 점은 버핏이 한국 재벌과 다른 점입니다.

우리도 최근 재벌경영을 탈피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여기에 버핏 시대와 질적으로 다른 기후변화와 무역전쟁, 인공지능 전쟁, 다극화 등 새로운 안건이 많습니다.

바람직한 기업 모습은 어때야하는지, 투자 방법은 어때야 하는지 버핏의 빛과 그림자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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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3 12:43:56
    • 수정2025-05-13 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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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의 전설이죠.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렸던 워런 버핏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200조 원이 넘는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존경도 받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약간의 비판 의견도 나오는데요.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은퇴 선언 기습적으로 발표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94살이기 때문에 은퇴할만한 나이지만, 은퇴 계획이 없다고 말해왔고 워낙 정정했기 때문에 놀란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60번째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깜짝 발표한 것입니다.

버크셔의 주총은 자본주의의 축제와 같습니다.

해마다 전세계에서 투자자들이 버핏의 지혜로운 한 말씀 듣기위해서 몰려들었는데요.

버핏과 주요 임원들 인형과 티셔츠도 팔고, 계열사의 군것질꺼리 판매는 물론 자선 마라톤대회까지 열리는 큰 행사였습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 됐습니다.

[앵커]

버핏의 현명한 말, 올해 기억에 남을 말은 어떤게 있나요?

[기자]

'인연'에 대해서 말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젊은이를 위한 투자 철학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는데요.

"누구와 어울리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당신은 함께 일하고, 존경하고 친구가 되는 사람들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초봉에 연연하지 말고 누구 밑에서 일할지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버핏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누구와 결혼하고 시간을 보낼지"라고도 말했습니다.

결국은 삶을 나누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들입니다.

버핏의 '사람'은 내 옆의 사람 뿐 아니라 책을 쓴 사람도 포함됩니다.

책 한권으로 세계 최고 투자자들의 생각을 배울 수 있다면서, 1만시간의 법칙보다 10시간 독서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또 갑자기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무역 전쟁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도 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현명하지 않다고 직설하면서 "미국을 뺀 나머지 세계의 번영이 미국의 희생시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역은 서로를 번영시키는 일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강조한 건데요.

다만 최근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고 긴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혼란은 큰 일도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버핏은 검소한 생활과 재산 99% 기부 약속으로도 유명한데요.

하지만 일각에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고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200조원이 넘는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다만 지난해 유언장을 고치면서 사후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세 자녀가 공동 관리하게 될 공익 신탁, 일종의 재단에 넘겨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물려주는 게 아니냐 의혹의 시선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재단을 통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미 버핏은 빌 게이츠의 공익 재단에 50조원 넘게 기부한 기부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상황으로 버핏이 꼼수 상속을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개입돼 있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버핏의 은퇴 발표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공과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투자업계 최고의 현인으로 꼽혔기 때문에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비판적 의견도 있습니다.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의 칼럼인데요.

"그 위대한 투자자(버핏)는 좋은 독점을 좋아한다"면서 "시장에서 불평등과 경쟁 부족을 키웠고 (혁신) 기대를 깨는데 일조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실제로 버핏은 코카콜라나 애플처럼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회사 위주로 투자해왔습니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준 좋은 역할도 했지만, 미국 전체나 세계로 볼때 과연 이게 올바르냐는 것입니다.

진정한 기술 혁신이나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해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버핏이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에 남기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기자]

이런저런 비판도 있지만 재산 99%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이나, 아들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긴 점은 버핏이 한국 재벌과 다른 점입니다.

우리도 최근 재벌경영을 탈피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여기에 버핏 시대와 질적으로 다른 기후변화와 무역전쟁, 인공지능 전쟁, 다극화 등 새로운 안건이 많습니다.

바람직한 기업 모습은 어때야하는지, 투자 방법은 어때야 하는지 버핏의 빛과 그림자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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