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OK’ 안 받으면 멍청이” 트럼프의 신박한 논리 [뉴스in뉴스]

입력 2025.05.14 (12:38) 수정 2025.05.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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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국가 카타르에서 초고가 항공기를 선물로 받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리적, 법적 문제는 물론 국가보안 문제까지 걸려있는데요.

트럼프는 공짜로 주는데 마다하면 멍청이라며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알아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시각 어제부터 중동 순방을 시작했는데, 순방 전부터 초호화 선물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기자]

선물이라고 선뜻 받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항공기 한 대, 그것도 그냥 항공기가 아니라 5천억 원이 넘는 초호화 점보제트 전용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물을 주는데 안 받으면 바보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이런 종류의 제안을 거절하는 사람은 되지 않을 겁니다. 거절하면 멍청이가 되는 거니까요. 우리가 공짜인, 매우 비싼 비행기를 원치 않는다고? 그건 아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용기를 받아서 에어포스원, 미국 대통령들이 타고 다니는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타고 다니는 에어포스원이 30년이나 됐다, 이렇게 낡은 걸 타고 다니는 게 말이 되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선물을 받는 논리가 좀 신박하던데요.

골프에서 오케이를 안 받으면 멍청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소립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한 골프광이죠.

골프공이 홀컵에 가까이 있으면 실제 퍼팅을 하지 않아도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게 오케이 사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의 항공기 선물을 여기에 빗대서 상대방이 나에게 오케이를 주면 그걸 받는 게 맞는 거다, 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샘이라는 유명한 골퍼가 있는데, 이렇게 말했어요. 기억해. 만약 누가 너에게 오케이 퍼팅을 주면 너는 공을 들고 다음 홀로 가면 되는 거야."]

상대방이 호의를 베풀면 그걸 받는 게 맞는 거다, 라는 논리인데 여기에 한 기자가 사업가로서 생각해 봐라, 누가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는다면 뭔가 대가가 있다고 보지 않겠냐- 묻자 화를 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건 나한테 주는 선물이 아니라고. 이건 국방부에 주는 선물입니다. 당신과 당신 방송사는 망신을 당했으면 제대로 알고 좀 말하세요. 당신 방송사는 엉망진창이야. ABC는 재앙 수준이라고요."]

그러면서 미국은 그동안 카타르와 다른 중동 국가들을 안전하게 지켜왔다, 그리고 퇴임 후 개인적인 이유로 이 비행기를 이용할 계획이 없다고 정당화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공직자가 선물을 받는 건 청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엄격히 금지하잖아요?

미국은 안 그런가요?

[기자]

미국은 더 강력하게 헌법에서 외국 국가 원수로부터의 선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타르의 이 항공기 선물에 대해 미 법무장관은 카타르 왕실이 대가로 아무것도 받지 않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불법적인 것은 물론 윤리적으로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쯤 되면 카타르가 준다는 항공기, 얼마나 좋길래 이러나, 싶은 궁금증도 들어요?

[기자]

네, 카타르 왕실이 트럼프에게 주겠다는 항공기는 보잉 747-8입니다.

별명도 하늘의 여왕, 하늘을 나는 궁전 등 화려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반 여객기와는 외관부터 다른데, 내부가 복층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그냥 초호화 저택이다, 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킹사이즈 침대가 들어가 있는 커다란 침실이 2개 있고요.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가구와 가전제품이 모두 갖춰져 있는 거실이 있습니다.

회의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고요.

벽과 화장실 세면대 등 내부인테리어는 금색으로 칠해져서 그야말로 궁전과 같다고 합니다.

[앵커]

트럼프는 대가가 없는 선물이다, 라고 주장하는데, 세상에 공짜 선물은 없지 않습니까?

[기자]

영미권의 유명한 격언 중 하나가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겁니다.

누군가 뭘 공짜로 준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건데요.

지금 트럼프가 방문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 사우디, UAE, 카타르 모두 트럼프 일가가 사업을 하는 곳들입니다.

[노아 북바인더/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 대표 : "트럼프가 방문하는 국가 3곳에 트럼프 재단은 이미 개장했거나 공사 중인 골프장과 별장 개발 사업을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이득을 얻는 것들이죠. 3국 모두 트럼프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는 곳입니다."]

차남 에릭 트럼프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을 순방하며 고급 부동산과 가상화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일가는 최근 카타르에 초호화 별장과 골프장을 개발하는 사업의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카타르가 어디죠?

바로 트럼프에게 항공기를 준 나라죠.

이래도 대가가 없는 거냐,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부패다, 트럼프 지지층인 미국 보수 쪽에서도 비판이 거세게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카타르가 상당히 난감하겠어요?

[기자]

논란이 거세지면서 카타르는 일단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당초 트럼프의 방문에 맞춰 항공기 선물을 발표하려 했다가 미 국방부에 항공기를 기증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뇌물이냐, 선물이냐, 대가가 뭐냐 하는 법적 논란을 비껴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트럼프는 이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항공우주기업에 해당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누가 뭐라든 간에 항공기 선물, 꼭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편집:양의정 김신형 김은주 이재연/자료조사:권애림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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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12:38:41
    • 수정2025-05-14 1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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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국가 카타르에서 초고가 항공기를 선물로 받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리적, 법적 문제는 물론 국가보안 문제까지 걸려있는데요.

트럼프는 공짜로 주는데 마다하면 멍청이라며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국제부 김양순 기자와 알아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시각 어제부터 중동 순방을 시작했는데, 순방 전부터 초호화 선물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기자]

선물이라고 선뜻 받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항공기 한 대, 그것도 그냥 항공기가 아니라 5천억 원이 넘는 초호화 점보제트 전용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물을 주는데 안 받으면 바보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이런 종류의 제안을 거절하는 사람은 되지 않을 겁니다. 거절하면 멍청이가 되는 거니까요. 우리가 공짜인, 매우 비싼 비행기를 원치 않는다고? 그건 아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용기를 받아서 에어포스원, 미국 대통령들이 타고 다니는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타고 다니는 에어포스원이 30년이나 됐다, 이렇게 낡은 걸 타고 다니는 게 말이 되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선물을 받는 논리가 좀 신박하던데요.

골프에서 오케이를 안 받으면 멍청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소립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한 골프광이죠.

골프공이 홀컵에 가까이 있으면 실제 퍼팅을 하지 않아도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게 오케이 사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의 항공기 선물을 여기에 빗대서 상대방이 나에게 오케이를 주면 그걸 받는 게 맞는 거다, 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샘이라는 유명한 골퍼가 있는데, 이렇게 말했어요. 기억해. 만약 누가 너에게 오케이 퍼팅을 주면 너는 공을 들고 다음 홀로 가면 되는 거야."]

상대방이 호의를 베풀면 그걸 받는 게 맞는 거다, 라는 논리인데 여기에 한 기자가 사업가로서 생각해 봐라, 누가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는다면 뭔가 대가가 있다고 보지 않겠냐- 묻자 화를 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건 나한테 주는 선물이 아니라고. 이건 국방부에 주는 선물입니다. 당신과 당신 방송사는 망신을 당했으면 제대로 알고 좀 말하세요. 당신 방송사는 엉망진창이야. ABC는 재앙 수준이라고요."]

그러면서 미국은 그동안 카타르와 다른 중동 국가들을 안전하게 지켜왔다, 그리고 퇴임 후 개인적인 이유로 이 비행기를 이용할 계획이 없다고 정당화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공직자가 선물을 받는 건 청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엄격히 금지하잖아요?

미국은 안 그런가요?

[기자]

미국은 더 강력하게 헌법에서 외국 국가 원수로부터의 선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타르의 이 항공기 선물에 대해 미 법무장관은 카타르 왕실이 대가로 아무것도 받지 않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불법적인 것은 물론 윤리적으로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쯤 되면 카타르가 준다는 항공기, 얼마나 좋길래 이러나, 싶은 궁금증도 들어요?

[기자]

네, 카타르 왕실이 트럼프에게 주겠다는 항공기는 보잉 747-8입니다.

별명도 하늘의 여왕, 하늘을 나는 궁전 등 화려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반 여객기와는 외관부터 다른데, 내부가 복층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그냥 초호화 저택이다, 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킹사이즈 침대가 들어가 있는 커다란 침실이 2개 있고요.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가구와 가전제품이 모두 갖춰져 있는 거실이 있습니다.

회의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고요.

벽과 화장실 세면대 등 내부인테리어는 금색으로 칠해져서 그야말로 궁전과 같다고 합니다.

[앵커]

트럼프는 대가가 없는 선물이다, 라고 주장하는데, 세상에 공짜 선물은 없지 않습니까?

[기자]

영미권의 유명한 격언 중 하나가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겁니다.

누군가 뭘 공짜로 준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건데요.

지금 트럼프가 방문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 사우디, UAE, 카타르 모두 트럼프 일가가 사업을 하는 곳들입니다.

[노아 북바인더/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 대표 : "트럼프가 방문하는 국가 3곳에 트럼프 재단은 이미 개장했거나 공사 중인 골프장과 별장 개발 사업을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이득을 얻는 것들이죠. 3국 모두 트럼프는 사업적 이해관계가 있는 곳입니다."]

차남 에릭 트럼프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을 순방하며 고급 부동산과 가상화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일가는 최근 카타르에 초호화 별장과 골프장을 개발하는 사업의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카타르가 어디죠?

바로 트럼프에게 항공기를 준 나라죠.

이래도 대가가 없는 거냐,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부패다, 트럼프 지지층인 미국 보수 쪽에서도 비판이 거세게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카타르가 상당히 난감하겠어요?

[기자]

논란이 거세지면서 카타르는 일단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당초 트럼프의 방문에 맞춰 항공기 선물을 발표하려 했다가 미 국방부에 항공기를 기증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뇌물이냐, 선물이냐, 대가가 뭐냐 하는 법적 논란을 비껴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트럼프는 이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항공우주기업에 해당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누가 뭐라든 간에 항공기 선물, 꼭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편집:양의정 김신형 김은주 이재연/자료조사:권애림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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