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카타르 ‘통 큰 선물’에 미국서 들끓는 논란

입력 2025.05.14 (15:27) 수정 2025.05.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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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 요 며칠 트럼프 대통령이 받는다는 '선물' 때문에 논란이 거셉니다.

어떤 선물이고 왜 논란이 되는 건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누가, 어떤 선물을 준다는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 큰 선물을 안기는 나라, 바로 카타르입니다.

준비한 선물은 보잉사 여객기인데요.

그런데 이게 그냥 비행기가 아니라 '날아다니는 궁전', '하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초호화 여객기입니다.

747-8 기종인데요.

가격이 무려 4억 달러, 우리 돈 5천600억 원 정도 나갑니다.

'하늘을 나는 궁전'답게 개인 스위트룸, 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고, 고급 가전과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카타르에서 이걸 받게 되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에어포스원, 그러니까 미 대통령 전용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받게 된다면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가장 비싼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카타르에서 왜 갑자기 여객기 선물을 하겠다고 나선 거죠?

이걸 또 바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겠다는 것도 의아하고요.

[기자]

여기에는 여러 배경이 있는데요.

먼저 트럼프 대통령,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2월에 플로리다를 찾았습니다.

당시 팜비치 공항의 모습인데요.

대기하고 있는 항공기가 바로 보잉 747-8 항공기입니다.

카타르에서 선물하겠다는 바로 그 여객기입니다.

[케이틀란 콜린스/CNN 앵커 : "(비행기는) 올해 초 팜비치 공항에 주기돼 있었습니다.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시찰했는데, 대통령이 사람들에게 비행기가 얼마나 멋지고 호화로운지 자랑했다는 걸 이후 들었습니다."]

그때 이미 눈도장을 찍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지금 사용하는 에어포스원이 계속 말썽입니다.

30년 이상 쓰면서 노후화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불만을 토로해왔는데요.

그래서 이미 집권 1기 때 747-8 기종 두 대를 납품받기로 보잉과 계약했지만, 인도가 계속 늦어지고 있었는데 마침 이걸 선물로 준다는 곳이 생긴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 2월 : "(항공기 인도가) 너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 불만입니다. 가서 하나 사거나, 하나 찾거나 해야겠어요."]

[앵커]

선물 받는 시점도 그렇고, 가격도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미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래된 전용기가 말썽인데,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가 여객기를 준다니 우연치고는 참 기가 막힌 타이밍이죠.

그런데 또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길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카타르가 포함돼 있습니다.

가기 전부터 중동 3개국과 모두 큰 투자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해 왔고요.

트럼프 그룹은 최근 카타르 등 중동에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까지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카타르가 선물을 준비했다니, 정말 대가성이 없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데요.

당장 법적, 윤리적 논란 모두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건 5천6백억짜리 "뇌물", "부패"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요.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 "푸틴(러시아 대통령)조차 다시 쳐다보게 할 만큼 부패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노골적인 부패가 아니라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이기도 합니다."]

외국 정부가 제공하는 항공기를 뭘 믿고 사용할 수 있냐는 보안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핵 공격도 견디는 '날아다니는 지휘소' 에어포스 원의 보안, 방첩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건데요.

심지어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쪽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톰 틸리스/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 : "에어포스원은 다른 보잉(여객기)과 다르다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대통령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고려하기 전에 (선물 받는 여객기는) 많은 테스트, 구석구석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비난에 굉장히 수위 높은 표현으로 반박했습니다.

공짜로 항공기를 받는 게 한마디로 뭐가 문제냐는 건데요.

심지어 "민주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루저들”이라고 조롱했습니다.

'여객기 선물'에 대해 처음 보도한 미 ABC 방송사와 기자를 대놓고 저격하기도 했는데요.

[ABC 기자 : "사업가로서 만약 누가 이걸 보고 말하길 수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건 나한테 주는 선물이 아니라 국방부에 주는 선물이에요. 당신도, 당신 방송사도 충분히 망신당했으니까 더 잘 알아야죠. 당신 방송사는 재앙이에요. ABC는 재앙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항공기가 국방부에 귀속될 거고, 임기를 마치면 대통령 도서관 재단에 이전될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상황에서 카타르 정부는, 미 국방부와 논의 중이지만 최종 결정을 한 건 아니라며 한 발을 슬쩍 뺐는데요.

논란의 그 여객기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에 도착해 개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여현수/영상출처:@CN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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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15:27:01
    • 수정2025-05-14 15:30:32
    월드24
[앵커]

미국에서는 요 며칠 트럼프 대통령이 받는다는 '선물' 때문에 논란이 거셉니다.

어떤 선물이고 왜 논란이 되는 건지, 월드 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누가, 어떤 선물을 준다는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 큰 선물을 안기는 나라, 바로 카타르입니다.

준비한 선물은 보잉사 여객기인데요.

그런데 이게 그냥 비행기가 아니라 '날아다니는 궁전', '하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초호화 여객기입니다.

747-8 기종인데요.

가격이 무려 4억 달러, 우리 돈 5천600억 원 정도 나갑니다.

'하늘을 나는 궁전'답게 개인 스위트룸, 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고, 고급 가전과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카타르에서 이걸 받게 되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에어포스원, 그러니까 미 대통령 전용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받게 된다면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가장 비싼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카타르에서 왜 갑자기 여객기 선물을 하겠다고 나선 거죠?

이걸 또 바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겠다는 것도 의아하고요.

[기자]

여기에는 여러 배경이 있는데요.

먼저 트럼프 대통령,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2월에 플로리다를 찾았습니다.

당시 팜비치 공항의 모습인데요.

대기하고 있는 항공기가 바로 보잉 747-8 항공기입니다.

카타르에서 선물하겠다는 바로 그 여객기입니다.

[케이틀란 콜린스/CNN 앵커 : "(비행기는) 올해 초 팜비치 공항에 주기돼 있었습니다.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시찰했는데, 대통령이 사람들에게 비행기가 얼마나 멋지고 호화로운지 자랑했다는 걸 이후 들었습니다."]

그때 이미 눈도장을 찍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지금 사용하는 에어포스원이 계속 말썽입니다.

30년 이상 쓰면서 노후화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불만을 토로해왔는데요.

그래서 이미 집권 1기 때 747-8 기종 두 대를 납품받기로 보잉과 계약했지만, 인도가 계속 늦어지고 있었는데 마침 이걸 선물로 준다는 곳이 생긴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 2월 : "(항공기 인도가) 너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 불만입니다. 가서 하나 사거나, 하나 찾거나 해야겠어요."]

[앵커]

선물 받는 시점도 그렇고, 가격도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미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래된 전용기가 말썽인데,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가 여객기를 준다니 우연치고는 참 기가 막힌 타이밍이죠.

그런데 또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길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카타르가 포함돼 있습니다.

가기 전부터 중동 3개국과 모두 큰 투자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해 왔고요.

트럼프 그룹은 최근 카타르 등 중동에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까지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카타르가 선물을 준비했다니, 정말 대가성이 없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데요.

당장 법적, 윤리적 논란 모두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건 5천6백억짜리 "뇌물", "부패"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요.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 "푸틴(러시아 대통령)조차 다시 쳐다보게 할 만큼 부패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노골적인 부패가 아니라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이기도 합니다."]

외국 정부가 제공하는 항공기를 뭘 믿고 사용할 수 있냐는 보안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핵 공격도 견디는 '날아다니는 지휘소' 에어포스 원의 보안, 방첩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건데요.

심지어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쪽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톰 틸리스/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 : "에어포스원은 다른 보잉(여객기)과 다르다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대통령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고려하기 전에 (선물 받는 여객기는) 많은 테스트, 구석구석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비난에 굉장히 수위 높은 표현으로 반박했습니다.

공짜로 항공기를 받는 게 한마디로 뭐가 문제냐는 건데요.

심지어 "민주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루저들”이라고 조롱했습니다.

'여객기 선물'에 대해 처음 보도한 미 ABC 방송사와 기자를 대놓고 저격하기도 했는데요.

[ABC 기자 : "사업가로서 만약 누가 이걸 보고 말하길 수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건 나한테 주는 선물이 아니라 국방부에 주는 선물이에요. 당신도, 당신 방송사도 충분히 망신당했으니까 더 잘 알아야죠. 당신 방송사는 재앙이에요. ABC는 재앙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항공기가 국방부에 귀속될 거고, 임기를 마치면 대통령 도서관 재단에 이전될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상황에서 카타르 정부는, 미 국방부와 논의 중이지만 최종 결정을 한 건 아니라며 한 발을 슬쩍 뺐는데요.

논란의 그 여객기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에 도착해 개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여현수/영상출처:@CN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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