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시위 앞 ‘일장기’…혐오 맞선 1700번째 투쟁

입력 2025.05.14 (19:36) 수정 2025.05.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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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수요시위가 30여 년이 지난 오늘 1,700회를 맞았습니다.

오늘 시위에선 여전히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피해자들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일장기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이원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992년 1월 초,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공식 인정과 사과를 요구한 게 수요시위의 시작이었습니다.

[고 김학순 할머니/1995년 수요시위 : "일본대사 똑똑히 들어. 어디다 대고 그런 망언을 하는 거야."]

30년을 일본을 향해 소리 높인 피해자들.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 최장기 시위입니다.

동일본대지진 땐 미움을 뒤로 하고 위로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고 길원옥 할머니/2011년 수요시위 : "밉긴 밉죠. 그러나 (같은) 사람이니까 너무 고생하지 말고 빨리 복구해서…."]

어느덧 1700번째 수요일.

할머니들 자리는 점점 줄었습니다.

[이용수/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옥선 씨, 언니야. 편안하게 잘 갔지?"]

남은 이들의 바람은 지금도 같습니다.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돈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꼭 받아내고야 말겠다고 하셨던 이옥선 님의 바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요시위 현장 바로 옆에서는 보수단체가 일장기와 확성기를 들었습니다.

항의가 이어지자 바로 옆에 경찰차벽이 세워졌습니다.

묵념 중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 이어졌지만.

[보수단체 회원 : "근데 무슨 일본군에게 끌려가! 허구한 날 돈을 왜 달라고 하는데?"]

할머니는 외려 의연했습니다.

[이용수/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나는 그거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성한 사람이 그렇게 하겠어요? 대통령이 되는 분은 위안부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 주면."]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이제 6명.

평균연령은 95세를 넘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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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 시위 앞 ‘일장기’…혐오 맞선 1700번째 투쟁
    • 입력 2025-05-14 19:36:51
    • 수정2025-05-14 19: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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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수요시위가 30여 년이 지난 오늘 1,700회를 맞았습니다.

오늘 시위에선 여전히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피해자들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일장기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이원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992년 1월 초,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공식 인정과 사과를 요구한 게 수요시위의 시작이었습니다.

[고 김학순 할머니/1995년 수요시위 : "일본대사 똑똑히 들어. 어디다 대고 그런 망언을 하는 거야."]

30년을 일본을 향해 소리 높인 피해자들.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 최장기 시위입니다.

동일본대지진 땐 미움을 뒤로 하고 위로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고 길원옥 할머니/2011년 수요시위 : "밉긴 밉죠. 그러나 (같은) 사람이니까 너무 고생하지 말고 빨리 복구해서…."]

어느덧 1700번째 수요일.

할머니들 자리는 점점 줄었습니다.

[이용수/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옥선 씨, 언니야. 편안하게 잘 갔지?"]

남은 이들의 바람은 지금도 같습니다.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돈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꼭 받아내고야 말겠다고 하셨던 이옥선 님의 바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요시위 현장 바로 옆에서는 보수단체가 일장기와 확성기를 들었습니다.

항의가 이어지자 바로 옆에 경찰차벽이 세워졌습니다.

묵념 중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 이어졌지만.

[보수단체 회원 : "근데 무슨 일본군에게 끌려가! 허구한 날 돈을 왜 달라고 하는데?"]

할머니는 외려 의연했습니다.

[이용수/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나는 그거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성한 사람이 그렇게 하겠어요? 대통령이 되는 분은 위안부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 주면."]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이제 6명.

평균연령은 95세를 넘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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